감언이설 - 시속 인문학 수프 시리즈 5
양선규 지음 / 작가와비평 / 201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양선규 - 감언이설

두번째 시리즈인 <용회이명>을 참 어렵게 읽었습니다. ㅠㅠ 영화와 관련된 인문학적인 글로 쉬을 거라 막연히 기대하고 접근했지만 아직 인문학 초보인 제게는 제가 좋아하는 작품에도 새로운 시선을 덧입혀진데다 보는 각도 자체가 달라 놀라우면서도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시리즈 4개를 모두 합쳐 요약한 쉬운 글을 모았다기에 <감언이설>도 읽게 되었습니다. 인문학은 데이고 데여도 자꾸 찾게 되는 매력적인 분야인 거 같습니다. ^^ 대구교대에 국어학과 교수로 재직중이신 저자의 이력을 믿고 ^^;; 어려웠지만 또 데이고 데여 굳은 살을 만들어보리라 도전 정신을 가지고 읽기에 임합니다. 책은 두껍고 묵직한 편이지만 본문이 중간에 몰려 집중하기에 좋아 읽기 좋았습니다.

인문학 수프 시리즈 중 두번째 책임에도 제일 쉽고 재미있게 느껴집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인 <고양이를 부탁해>는 <용회이명>편에서도 다뤄졌고 이 책에서도 다뤄지고 있습니다. 같은 영화에 다른 각도에서의 시선은 쉽고 흥미롭게만 생각했던 영화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양하고 깊이있는 의미를 찾아낼 수 있는지 알게 해줍니다. 솔직히 <용회이명> 편에서는 그 영화의 해설이 제 마음에는 와닿질 않았습니다. 젊은이들의 공감대 고양이 외에도 영화의 큰 틀보다 한쪽 면만 부각해낸 듯한 해설이 몇번이고 보며 의미를 추려냈던 영화팬으로서는 마음이 상하기도 하고 공감이 되질 않았었는데요. 모두다 인문력이 부족해 사고가 좁은 제 탓이였습니다. ^^; 여기에서는 고양이라는 제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을 부각시켰고 그 의미를 해설해 주어 공감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책이 쉽게 느껴지는 부분 중 하나는 저자의 일상 생활이나 일화가 재미있게 제시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종전 책들과 같이 '-습니다' 체로 되어져 있어 가르치는 스승에게 존중받는 듯한 느낌이 들어 좋았습니다. 말투와 쉬운 예시로 쉽게 느껴지지만 절대 한번 생각하고 말 간단한 내용들이 아니였습니다. 곱씹어 읽을 수록 진한 단물이 나오는 칡처럼 쓰지만 유익한 인문학의 묘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공간의 구성' 편에서 굴원의 통도에 대한 이야기가 다른 이야기들보다 제 마음속에 오래 남아 있었습니다. 모든 길은 내 안에서 시작되고 문이 열려야 내가 열린다고 합니다. 굴원은 부처님의 품 안에서 길 안내를 받고자 했다가 어느 길로든 통할 수 있는 만능키를 발견하고 큰 문이 열린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인문학 초보인 저는 글의 주제와 본문 내용이 잘 연결되지 않아 오래 생각하게 되거나 아예 매치가 되질 않아 그냥 본문의 내용만 이해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잔영이 많이 남았던 '공간의 구성'도 그런 편에 속했습니다. ^^;

한 주제의 글에 저자의 다른 글, 예시가 될 만한 좋은 작품들이 저자의 글보다 조금 더 작은 글씨로 소개되어 집니다. 솔직히 해설서에 이렇게 좋은 본문이 올려져 있으면 좋다고 했을텐데 저자의 글을 따라가는 데에도 쉽기는 했지만 참 어려워 예문을 읽을 틈이 없어 안타까웠습니다. 전적으로 저자의 글에 의존하게 되더군요. 초보의 한계인 듯 합니다. 그래도 용회이명처럼 개인적인 감상을 가진 작품들에 인문학이라는 틀로 마구 어그러진 글을 보는 것보다 마음이 편했고 배우는 마음이 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인문학이 제게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저같은 뇌를 잘 쓸 줄 모르는 사람도 생각할 동기를 던져주고 힘을 준다는 데 있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게 맞다며 어느 누구에게도 검증받지 못한 나만의 생각에 갇혀 있는 순간이 많은 저 같은 사람에게 '그게 정말 맞을까?', '다른 더 좋은 생각이 있는 데 들어보겠니?', '이건 내 생각이 맞았구나, 이건 틀렸네' 이런 식의 생각과 함께 세상의 모든 사물과 현상, 사람들을 다시 기본에서 부터 생각할 수 있게 머리를 리셋해 준다는 점입니다. 이 책은 그런 다양한 인문학의 좋은 점들 중에서 생각할 수 있게 도와주는 좋은 책이였습니다. 교수님으로서 검증받은 주관이셔서 조금 강하게 느껴지는 편이였지만 맞고 틀리고를 떠나 내가 왜 이 생각밖에 못했을까 생각을 흐트려 다시 재정비할 수 있게 도와주는 좋은 책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