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낫한 스님이 말하는 섹스, 그리고 사랑
틱낫한 지음, 신소영 옮김 / 영림카디널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틱낫한 - 틱낫한 스님이 말하는 섹스, 그리고 사랑

 

 

 

 

 

  틱낫한 스님의 책을 처음 접한 건 어머니가 스님의 책을 제게 선물로 사주셨던 <화>랍니다. 당시 이 책이 한참 베스트셀러로 유명했었고 사회 생활에 힘들어 화병에 걸린 것처럼 매일 씩씩 거리며 돌아다니는 제게 꼭 필요해 보이셔서 사주셨나봐요. ㅠㅠ 지금에사 되돌아보니 책을 좋아하지 않으시는 어머니가 그 책을 찾는데 꽤 힘드셨겠단 생각이 듭니다. 내 속의 '화'를 이기지 못한 채 관념적으로 보이는 책을 그냥 툭 던져뒀더랬고 10년정도 뒤인 얼마 전에야 다시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책과 강연으로 영성적으로 화와 감정을 다스리는 힘을 느끼기 시작한 제게 무언가 스님의 책은 작고 소박하지만 환한 지름길처럼 느껴졌습니다. 이 책은 섹스와 사랑이라는 주제로 영성적으로 뛰어난 스님의 말을 들을 수 있을 기대감에 읽게 되었습니다. 책은 하드 커버에 얇은 편입니다. 본문은 글씨 줄간이 엄청 넓어 제가 싫어하는 종이를 낭비한 책처럼 느껴져 첫 느낌은 좋지 않았습니다.

 

 

 

 

 

 

  역시 스님의 책은 관념적입니다. 하지만 넉넉한 줄간이 관념적이고 어려운 글이라는 툴을 뛰어넘게 도와주고 있습니다. 서서히 다른 세계로 인도하는 듯한 스님의 글은 쉽게 우리 내면을 울린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됩니다. 

  글은 3-4페이지 정도로 짧은 글입니다. 그럼에도 짧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 그만큼 관념적이라 내면으로 침잠하도록 유도하거나 글을 되새기며 생각하게 하는 글들이라 천천히 또박또박 읽게 됩니다. 프랑스는 교과 과정에서도 고등학교까지 철학, 심리학 등 인문학을 심도있게 다루는 편이라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인문학적으로 뛰어나다 평가받고 있습니다. 틱낫한 스님도 프랑스에 계셔서 그런지 그의 글들도 인문학적으로 꽤 깊게 느껴지는 글이 많습니다. 껍질 한장인 채인 그대로의 글이 아니라 양파처럼 내적인 의미가 또 있고 또 있는 글들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글들은 서로 연결되어져 있습니다. 총 9장의 글로 이뤄져 있는 글들은 하나의 주제, 섹스와 사랑이라는 주제를 통해 사람 됨됨이와 마음챙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한개의 장은 또 작은 주제들의 글들로 이뤄져 연결해 읽고 생각하기에 좋았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누는 감정, 욕망, 고통과 믿음 등에 대한 주제로 이뤄진 9장은 점점 어떻게 마음챙김을 하며 서로와 세상에 대한 사랑을 가지게 되는지 알게 해줍니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점점 더 마음챙김이란 것에 더 관심을 갖게 됩니다. 부록에 다행히 마음수련법이 간단히 소개되어져 있어 좋았습니다. ^^ 주로 명상법으로 호흡하고 5개의 수행법으로 되어져 있습니다. 제게는 자비로움 마음과 말을 하기 위한 방법들이 너무 도움이 될 거 같았습니다. 요 몇 년, 자기개발서와 인문서를 많이 읽으면서 고민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내가 세상을 바꾸어야 되는가, 아니면 세상은 내가 변화시킬 가능성이 적으니 내 생각을 고쳐 먹어 마음 편히 사는 것이 맞는가에 대한 고민입니다. 10여년전부터 소극적인 자기 행복으로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불교의 교리가 마음에 들어 나 자신의 행복에 중점을 두고 살아왔지만 점점 더 이기적인 제 모습을 인정하게 되면서 제 마음도 많이 다쳤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 또한 거기에 대한 답의 희미한 끈을 자기 행복에서 찾으라는 식으로 저는 이해를 했지만... 글쎄요... 제가 제대로 이해한 건지는 미지수인 거 같습니다.






  불교 교리는 중생을 구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속의 부처를 깨워 세상을 부처로 채우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내 안의 부처를 찾는데 마음챙김처럼 쉬운 방법이 있을까요. 그렇지만 이 명상법이 정말 부처를 찾아줄지 순간의 마음의 평화를 찾아줄지는 의심스럽습니다. 세상은 다양한 고민들로 가득찼지만 현대 사회는 스님의 글에서처럼 감각적인 자극이 많고 사랑을 위해 소모되도록 자극받으며 상처받고 있습니다. 이런 주변을 인식하고 오롯이 자신의 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마음챙김 명상법을 이용한다면 뒤엉킨 타래같은 곳에서 한발 물러서 제대로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대감이 들게 해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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