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제대로 화내고 싶다 - 철학자들이 알려주는 화의 잠재력
오가와 히토시 지음, 이서연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오가와 히토시 - 이제는 제대로 화내고 싶다

 

 

 

 

  자주 짜증과 화를 내는 감정에 솔직한 인간입니다. 좋은 점도 있고 아닌 점도 있는데요. 감정에 솔직해지면서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지만, 가면을 써야될 때 가끔 가면없이 감정을 폭발시킬 때가 있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이런 감정은 제가 컨트롤 한다기 보다는 무의식적으로 터져 나올 때가 많았습니다. 부끄럽지만 이런 문제를 인정하고 원인을 찾으면서 가슴도 시원해졌는데요. 무의식을 연구하기 위해 뇌 관련 책도 읽고 심리학책도 읽었지만 하루 아침에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만 확인했지요. 천천히 다방면의 책과 함께 여행을 많이 다니면서 제가 가진 가면들을 조절하고 싶은데요. 철학자들이 말하는 화의 힘을 알고 싶어 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잘 하고 있는지 확인도 하고 싶었구요. 책은 철학자의 이미지와 노란 색과 제목의 조화로움이 귀엽게 느껴져 심각한 주제와 달리 마음을 가볍게 해줍니다. 본문도 작은 글씨들을 중앙에 모은 채 줄간이 큰 편이라 집중이 잘 되고 읽기가 좋았습니다. 

 

 

 

 

  간략하면서 쉽게 설명해주어 술술 읽히는 책을 만나면 행복합니다. 친한 친구의 수다를 듣는 듯 편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화가 무엇이며 왜 우리는 화를 내고 문제들을 겪는지 그리고 화를 제대로 내는 건강한 방법이 있는지 알아보는 유익한 시간이였습니다. 저자의 말처럼 불교계의 서적에서는 화를 삭이고 온화하라 가르칩니다. 특이하게도 저는 어머니에게 틱낫한의 <화>라는 책을 선물로 받은 일인입니다. ^^; 오랜만의 어머니 선물이라 참 감사히 받았던 기억이 있지만 그 책을 읽으며 오히려 화가 쌓이고 초반에 읽기를 포기했는데요. 틱낫한 스님은 존경할 만한 분이지만 그분의 책을 제가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경우일 수도 있습니다. 불교의 윤회는 내가 낸 화로 남에게 피해를 주면 그 화가 내게 돌아온다 설명되기에 화는 좋지 않다 말할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법륜'스님은 화는 내고 뒷감당을 하자 이런 식의 간단하지만 깊은 내공이 담긴 대답을 주실 것 같기는 합니다. ^^

  <고혜경의 나의 꿈 사용법>이라는 강의를 들으니 미국쪽 문화권에서는 화를 내는 것이 당연하고 내지 않으면 만족하는 것이라 생각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내는 화는 그들이 일상생활처럼 내는 그런 화가 아닙니다. 우리의 화는 참다가 누르다가 안되어서 터져 나오는 쌓이고 쌓인 화가 많습니다. 왜 그런 화가 생기는지 일본 저자는 동양인의 정서와 함께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사람들에게 어떤 식의 모습을 기대하면서 우리가 화를 못내게 되었는지 이해시켜주려 합니다. 이 점이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선 느끼지 못했던 점을 저는 일본에서 느낀 적이 있는데요. 일본에 도착하는 첫 장소인 공항, 여객터미널 등에서부터 느껴지는 것은 잘 정돈되어 있는 것 뿐 아니라 사람들이 잘 통제되고 있다는 느낌이였어요. 그들은 우리 나라 사람들보다 어떤 질서에 따라 고분히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이 지배적이였습니다. 서양인들이 우리 나라에 와도 그런 느낌을 받을 거 같아요. 그렇게 통제될 수록 우리는 우리를 지배하는 사람들에게 잘 보이려 화보다는 웃음을 팔려하는 분위기가 팽배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저자가 일본인이다 보니 일본인 입장에서 쓰여진 글이 많습니다. 일본인이 왜 유독 화를 잘 안 내는지 그리고 일본 지식인의 글들이 많이 인용되는데요. 일본인 특성에 맞는 분석을 속시원히 토해냅니다. 그들 특유의 답답할 정도로 겉이 고요해 보이는 건 섬나라로 닫혀있기에 상대에게 밉보여 고립되지 않고자 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화를 분류 기준에 따라 다각도로 분류해 냅니다. 내가 가진 화를 객관적으로 제대로 이해하기 위함이며 이 분류법에는 고대 철학자들의 이론이 참고되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저서와 주장을 번복하고 자신만의 이론을 새롭게 만듭니다. 문득 저자 소개로 눈을 돌리게 됩니다. 어린 편인 저자의 당돌함이 신뢰도를 높이는 데는 큰 기여를 하지 않습니다. 프로이트의 이드, 초자아, 자아를 쉽게 설명해주어 기억이 잘되는 최초의 글입니다. 하지만 이대로 이해해도 될까 살짝 걱정이 됩니다. ^^; 저자가 번복한 주장들과 책들이 있었기에 저자가 책을 쓸 수 있었을 것인데 말이지요. 궂이 일일이 잘못된 점들을 번복할 충격적인 방법을 쓸 필요가 있었을까. 혹시 이것도 저자가 주장하는 화를 건전하게 활용하는 방법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화는 겉으로 기분을 표해내고 생산적인 해결책까지 내놓는 것이 제일 좋다고 합니다. 그런 측면으로 본다면 제대로 화를 낸 것이라 볼 수도 있겠습니다.

 





  화를 도구로 활용해 더 잘 사는 사람이 될 수 있는 방법들이 제시됩니다. 다방면의 지식인, 철학자, 정치가 등의 방법들이 인용되어 이해를 돕습니다. 그들의 숨겨진 의도가 저자가 주장하는 화가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살짝 생각이 들지만 설득력이 높습니다. 어렴풋이 우리가 알고 있었던 건강하게 화를 내는 방법을 실천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욱 하는 성질은 100% 감정의 것으로 의식적이지 않은 무의식적인 것이므로 거의 동물에 가까운 화입니다. ㅠㅠ 의식적으로 화를 조절해 더 건강하고 건전한 삶을 살 수 있는 길을 보여주어 좋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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