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Euro - 단돈 삼만 원 들고 떠난 219일간의 세계 무전여행
류시형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류시형 - 26 Euro

힐링이 아직도 대세를 잇고 있습니다. 힐링에 여행이 빠질 수 없지요. ^^ 게다가 심적 부담이 적은 경제적인 여행은 사람들을 떠나게 선동하는 힘을 가진 거 같아요. 26유로로 저렴하게 유럽여행을 다녀온 여행기. 예전에 한참 2불 여행기가 붐을 일으켰지만 제 생각엔 참 위험한 일 같아서 따라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방법만 찾는다면 얼마든지 즐겁고 저렴한 여행이 가능하다는 걸 알기에 위험하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려줄 수 있는 책일 수도 있겠다 싶어 읽게 되었습니다. 책은 작은 편이며 디자인이 귀엽고 가벼워 휴대성이 좋았습니다.

요즘은 해외 여행을 쉽게 갈 수 있고 유럽 여행도 비행기 값이 저렴해져 많이들 가고는 하지요. 과거에는 해외 여행이 부자들만 갈 수 있다고 막연히 생각해 왔었는데 세상이 참 좋아진 거 같아요. 게다가 국내에서도 힘든 무전여행을 해외에서 하다니 ^^ 별나고 특별한 경험이라 기대가 많이 되었습니다.

숙소와 식비는 길에서 만난 사람들의 집에서, 교통은 히치 하이킹이나 걸어서 해결하는 무전여행기입니다. 인터넷에서 한두번 본 무전여행기들은 왠지 낭만적이고 사람의 정이 느껴져 왠지 구수했는데요, 이 여행기는 장기간의 무전 여행을 따라 다니는 것이다 보니 저자의 뻔뻔함에 낯이 붉어 지기도 하고 배고픔에는 같이 우울해지고 좋은 사람들을 만났을 땐 같이 기뻐하며 같이 여행을 다녀온 듯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잠깐 유럽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었지만 저자의 여행처럼 제대로 여행다웠는지 계속 의문이 들었어요. 누구 말처럼 그냥 도시와 도시를 찍고 찍어 돌아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 여행은 익명성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먼 곳에 가서 정말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고 저도 그런 모습을 보고 싶어 여행을 떠났던 것이였고 당시에는 나름 행복하게 잘 여행했다 생각했었는데 말이지요. 인간적인 한계인 걸까요, 여행기를 다 읽고 그래, 이런 게 여행이지 싶지만 막상 저보고 이런 여행을 하라면 절대 못 할거 같네요.

제일 흥미로웠던 점은 히치하이킹으로 남의 차를 얻어 타며 지역을 돌아다니다 보니, 외곽지로 멀리 나가지 않는 사람들만 만나 그 지역만 몇 번 왔다갔다 한 며칠간의 여행기였는데요. ^^ 그 지역 자체가 워낙 타지로 나가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운이 없었는지 왔던 곳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되돌아가고 다시 돌아가고를 반복하는 모습이 재미있고 좀 웃겼어요. 그리고 그 때의 답답함을 솔직히 적어 놓아 귀엽게 느껴졌는데요. 투덜거리지 않고 흐르는 대로 몸을 맡기는 그 모습에 성격급한 저는 그냥 존경스러울 뿐이였어요. 자기 마음대로만 하려 하고 마음에 안 들면 팩 토라져 버리는 저를 반성하게 되더군요. ㅠㅠ 여행에서 내 단점을 느끼고 어떻게 해야 좋을까 깨달음을 얻었던 경험과 비슷해 역시 제대로 된 여행의 기록은 독자에게도 깨달음을 주는 거 같았습니다.

자연스럽고 자유로운 여행이란 어떤 것인가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어요. 돈과 시간이 있어야 할 수 있는게 여행이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열린 모습으로 여행할 수도 있다는 건 거의 처음 깨달은 거 같습니다. 제가 따라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여행기라는 한계점에 어느 정도 가슴이 답답한 것도 있었지만, 내내 부러웠고 하고 싶은 여행을 대신 경험하게 해주어 너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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