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벨 브워다르치크 - 부엉이의 마음

부엉이의 마음 ㅣ 하늘콩 그림책 시리즈 6
이자벨 브워다르치크 지음, 안느 리즈 부뗑 그림, 박혜정 옮김 / 하늘콩 / 2017년 9월

  조카들과 같이 볼 수 있는 이야기책을 좋아해 읽게 된 책입니다. 색감이 흔치 않은 조합이라 눈에 확 들어왔고 조금은 으스스해 보이는 분위기라 3, 4살 이상의 아이들이 좋아할 거 같은 책이라 기대한 책입니다. 무섭고 더럽고 특이한 걸 보면 깔깔거리며 좋아하는 조카들이 떠올랐어요. 책은 얇고 큰 그림책입니다. 책을 가득 채우는 그림체와 큰 글씨로 아이들에게 설명하기 좋습니다.

  아이들에게 읽어줄 책을 고를 때, 동영상을 같이 볼 때 난감할 때가 많습니다. 중요한 사람이 죽거나 다칠 때 그 이유를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요? 가까이 사는 제일 어린 조카는 아직 말을 못해 다행이지만, 다른 조카들에게 책을 읽어줄 때면 진땀을 흘릴 때가 한두번이 아니거든요. 이 책도 그런 주의가 필요한 책입니다. ㅠㅠ
  눈이 커 무섭게 보이는 부엉이와 사냥꾼에게 죽임을 당한 어미늑대의 입에 물려 있던 아기 늑대가 주인공인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에게 설명할 때 감성적인 순서를 무서움(밤숲에서 반짝이는 부엉이의 번쩍이는 큰 눈) -> 가여움(어미 늑대의 죽음) -> 자애로움(부엉이가 아기 늑대를 키우는 모습) -> 행복함(가족이 되어 화목한 부엉이와 아기 늑대의 모습)으로 설명해 주면 좋을 거 같아요. 다양한 감정을 설명해줄 때에는 연기력이 많이 필요한데요, 그 연기가 과감할 수록 환영받기에 이 다양한 감정을 어찌 표현할지 생각을 해봐야겠어요.
  제일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 어미 늑대의 죽음인데요. 아직 죽는걸 모르는 아이들에게 하늘나라로 갔는데 왜  갔는지 설명할 부분이 걱정이 되요. 선악 구분이 뚜렷했던 예전의 동화책들과는 달리 요즘 어린이 책들은 그렇지 않아서 책을 보고 이야기하기 좋아하는 우리 조카들과의 시간을 즐기는 고모로선 아찔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에요. 아이들은 대충 설명해도 아 그래요 넘어가곤 하지만 뒤에 남겨진 고모맘 속의 후회는 수비게 넘어가지지 않더라구요.
  그래도 제일 부각되어야 될 행복한 내용이 더 자세히, 길게 표현되어 있었습니다. 아기 늑대는 자신을 길러준 무서운 부엉이 아저씨를 엄마로 생각하고 그를 닮아가려 노력합니다. 깃털을 붙이고 날아보려는 시도를 계속합니다. 이 부분에서 어른들은 뜨끔함을 느낍니다. 아이들도 어른들의 행동을 복사해 따라하는 경향이 있어 조심하는 편이지만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아이에게 맞지 않은 언행은 어쩔 수가 없으니깐요.

  평소 익숙한 부엉이와 늑대가 주인공인 우화를 통해 아이들에게 가족에 대한 사랑과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기회가 될 거 같습니다. 그림이 책 가득히 그려져 있어 어른들에겐 집중이 어려워 보이지만 아이들에겐 어떻게 보일지 얼른 조카들과 책을 읽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