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세계가 멸망해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라는 <에티카>의 구절처럼 스피노자는 비록 자신이 그 물을 마시지는 못했지만 영원히 고갈되지 않는우물 하나를 우리들에게 남길 수 있었다.
생업이라고 하면 우리는 지금 이 순간 내가 서 있는자리를 떠올린다. 순간을 위해 직종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항상 순간만을 고집하기 때문에 내일 세상이 어떻게 변해버릴지 늘 불안하기만 하다. 생업을 순간이 아닌 깊이를헤아릴 수 없는 우물이라고 생각한다면 삶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진다. 오늘 당장 내가 마실 수는 없더라도 언젠가는 나를 기억해줄 누군가가 마실 수 있다는 믿음 아래 인생을 설계하게 된다. 동일한 환경에서 동일한 학문을 배우고, 동일한 직종에 함께 나아갈지라도 이미 지배당하고 있는 가치관의 시점이 순간과 영원이라는 극단으로 나뉘는 - P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