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토을 최소화하고 쾌락의 양을 쉽게 그리고 최대한으로 늘리는 일, 이것이 옳고 이런 방향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 현대 자본주의사회를 관통하는 핵심 전제다.
반대로 사서 하는 고생은 어리석은 것으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다.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돈을 써서 남에게 처리해달라고 맡기는 것이 대세다. 외식을 하는 것도 모자라 주문한 요리를 가지고 오는 일도 남을 시킨다. 계단을 오르지 않고 엘리베이터를 탄다. 걷지 않고 택시를부른다. 집을 직접 쓸고 닦지 않고 청소해줄 사람을 부른다. 자신의 본업을 제외한 거의 모든 일을 외주화한다. 그렇게 마련할 시간에는 돈을 더 쥐어짜서 벌기 위해 부업을 하거나 쾌락을 주는 활동을 늘린다. 기묘하게도 이런 일의 대부분은 중추신경계의 피로도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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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을 주는 자극을 끊임없이 쫓다가 화난 중년이 된다. 그다음에 남는 것은 오래 아픈 노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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