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고마워요!> 는 아이의 입을 통해 엄마에게 받은 은혜를 고백하는 책입니다. 막연히 "엄마에게 감사해야지! 효도해야지! " 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엄마에게 무엇을 고마워해야 하는지를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하고 있어요.
<열달 내내 나를 엄마 배 속에 품어 주셔서 고마워요.>
이 그림을 보니 두 아이를 뱃속에 품고 있었던 때가 떠오르네요. 임신사실을 알았을 때의 기쁨. 좋아하던 커피도 꾹 참고 안 먹고, 태교한다고 잘 듣지도 않던 클래식도 듣고요. 나날이 몸은 무거워져도 그만큼 빨리 아이를 만날 날이 가까워졌단 생각에 기대에 부풀었던 것도요.
<나를 아무 탈 없이 낳아 주셔서 고마워요.>
갓 태어난 아기의 손은 정말 자그마하고 약해서 이렇게 손가락 하나만으로 마주잡아 보던 기억이 다들 있으실거에요. 내 손가락을 꽉 움켜쥐는 갓난아이의 손힘을 느끼면 출산의 고통쯤은 다 잊게 되죠.
<달고 몸에 좋은 젖 배불리 먹어 주셔서 고마워요.>
첫째는 직장에 다녀 6개월밖에 못먹였지만 둘째는 15개월까지 완모른 한지라 참 고생을 했어요. 밤중수유 때문에 일년 넘게 3시간 넘게 자본 적이 없고, 젖몸살로 고생도 하고요.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큼은 저도 아들에게 고맙단 말을 듣고 싶네요.^^;;
<늘 깨끗한 기저귀로 갈아 주셔서 고마워요.>
아이의 오줌과 똥. 물론 더러운 것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기저귀를 갈아주면서 더럽다고 생각하고 얼굴 찌푸리는 엄마는 없지요. 아이가 변비로 고생하다 며칠만에 변을 보면 그보다 기쁜 일이 없죠.
<끼니때마다 맛난 밥 먹어 주셔서 고마워요.>
초보주부의 서툰 칼질로 이유식을 만들다가 칼날에 베인 적이 한두번이 아니지만 손이 베여 아픈 것보단 아이가 안 먹을 때가 더 속상했던 것 같아요.
<아플 때마다 정성껏 돌보아 주셔서 고마워요.>
부모의 사랑이 진정 발현되는 시기는 아이가 아플 때이죠. 차라리 내가 아팠으면 좋겠다는 드라마의 대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요. 열이 나서 보채는 아이를 밤새 미온수 찜질하고 안아주어 달래가며 겨우 열이 내리면 그보다 기쁘고 뿌듯할 수가 없죠.
<엄마, 고마워요!> 는 이처럼 구체적인 일상의 모습을 그리고 있기에 아이는 물론, 어쩌면 엄마조차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부분도 모두 고마움의 대상이라고 말해주고 있어요.
아이에게 엄마인 제 입으로 <엄마, 고마워요!>를 읽어주는게 조금 낯 부끄럽긴 했지만 그래도 아이가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의 모든 것들이 부모에게 감사해야 되는 것임을 가르칠 수 있었어요.
이 그림책의 원고는 우리 조상들이 자녀에게 효를 일깨워주던 <부모은중경> 이란 글을 밑바탕으로 삼아 새롭게 쓴 것 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선조들은 효가 저절로 깨닫는 것이 아니라 배워서 알게 되는 것이라 믿었기 때문에 효를 가르쳤었죠. 하지만 요즘은 부모의 사랑만을 강조하고 효에 대한 관심은 없는 듯 해요. 인성교육이 가정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가장 기초가 되는건 바로 '효' 라고 생각해요. 부모를 공경하고 효도하는 아이가 밖에 나가 그릇된 행동을 하는 경우는 없겠지요. <엄마, 고마워요!> 를 통해 아이의 사랑의 고백도 듣고 효도 가르치는 좋은 기회가 되었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