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돈을 구분해서 생각한다. 이것을 마음속 회계장부라는 뜻으로 심리 계좌라고 부른다. 아르바이트로 번 5만원은 열심히 일해서 벌었기 때문에 소중히 생각하지만 길 가다 5만원 짜리 지폐를 주웠다면 그 돈은 '공돈'이라는 계좌로 들어가 아주 쉽게 쓰게 된다. 심리 계좌는 같은 금액의 돈이라도 다르게 느끼게 하고 결과적으로 다른 선택을 하게 만든다. 나름대로 열심히 사는 것 같은데 항상 돈문제에 시달리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심리계좌부터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이 책은 심리계좌를 이해함으로써 어떻게 돈 관리를 잘할 수 있을 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1부는 돈에 관한 다섯 가지 착각(소득 착각, 저축 착각, 소비 착각, 자산 착각, 부채 착각)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2부에서는 돈 걱정 없이 사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소득 착각> 은 사람들이 같은 금액의 돈이라도 그것이 어디서 생겨났는지 어디에 쓸 것인지에 따라 다른 심리 계좌에 넣고 보너스, 인센티브, 휴가비, 수당 같은 비정기적인 소득이나 예금이자, 투자수익처럼 노동 없이 벌어온 돈은 공돈으로 여겨 지출에 대한 경계심이 사라지고 쉽게 꺼내 쓰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돈 낭비를 막기 위해서는 모든 소득을 '소득'이라는 심리계좌에 집어 넣어야 한다. 이를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공돈이 생기자마자 저축을 해버리는 것이다. 일해서 번 돈보다 저축계좌에서 꺼내 쓰는 것을 더 싫어하기 때문에 바로 저축계좌로 이동시켜 공돈이라는 이름표를 떼고 저축이라는 이름표를 붙여버림으로써 물 샐 틈 없는 소득 관리가 가능해진다.
<저축 착각> 은 대출이자가 저축이자보다 크다는 것은 당연한 상식인데 빚이 있음에도 저축을 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이자를 손해보게 된다는 생각에 되도록 저축을 깨지 않으려 한다. 또한 저축의 목적은 내가 쓸돈을 준비하는 것이다. 즉 모아서 쓰는 과정의 반복이기 때문에 원금이 커질 시간이 거의 없다. 따라서 낮은 이자율은 저축을 하는 데 있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원금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에 물가상슬률보다 금리가 낮더라도 그 손해는 무시할 정도이다. 따라서 0.1퍼센트라도 높은 이자를 받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소비 착각>은 나름 알뜰하게 쓴다고 쓴는데 늘 돈에 쪼들린다. 마음속 심리계좌는 내가 직접 쓴 것만 지출로 기억한다. 그것만 따지면 많이 쓰고 사는 것도 아니다라는 사람들의 생각은 틀리지 않다. 문제가 되는 것은 나는 만져보지도 못하고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돈, 즉 고정지출이다. 고정지출은 지출과정이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심리계좌는 돈을 썼다고 기억하지 않는다. 그 결과 심리계좌가 파악하는 지출과 실제 소비액 사이에 큰 차이가 나고 도대체 쓴 것도 없는데 왜 남는 돈이 없지라는 푸념을 달고 살아가게 된다.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결단이 필요하다. 사교육비, 주거비, 보험료, 차 유지비 등 다 포기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결국 편리함과 욕망에 이끌려 살것이냐 불편함을 감수하고 실속을 챙길 것이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그래야 막연히 쓰는 것도 없는데 쪼들린다는 답답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한 신용카드로 물건을 사면 내 돈이 없어지는 모습이 눈 앞에 보이지 않아 돈 쓰는 것에 대한 경계심이 사라진다. 그래서 신용카드를 쓰면 자연스럽게 소비가 늘어난다.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 얻는 혜택이나 할인도 그 금액의 수십배 또는 수백 배를 써야지만 얻을 수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것이다.
'물건을 구매하는 것 = 돈을 쓰는 것 = 손해' 라는 생각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세일은 '할인해서 사는 것 = 돈을 절약하는 것 = 이익' 이라는 방식으로 생각하게 한다. '5만원 원피스를 산다' 라고 하면 심리계좌는 '5만원이 계좌로부터 사라진다= 손해' 라고 인식하지만 '10만원짜리를 5만원에 산다'라고 하면 '5만원 절약이다 = 이익' 으로 이해한다. 할인을 받고 거래에서 승리했다고 느끼는 만족은 더 많이 소비하게 하고 결과적으로는 더 많이 후회하게 만드는 악순환을 되풀이 하게 한다.
<자산 착각> 은 자산의 특성상 내가 필요할 때 현금화 할 수 없거나 관리비, 세금 등 비용만 발생시키는 부동산 자산을 소유하고선 부자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착각이 집이 있어도 가난한 '하우스 푸어'를 양산했다.
<부채 착각> 은 일시적으로 돈을 빌린 사람을 부자라 착각하게 만든다. 할부로 사면 당장 차를 소유할 수 있고 담보대출을 받으면 더 넓은 집에서 살 수 있다. 이렇게 일시적이나마 돈 문제는 해결된 것처럼 보이지만 빚을 다 갚을 때까지 그것은 완벽한 나의 소유물이 아니다. 부채를 갚기 위해서는 지출을 통제해야 하고 반드시 원금을 이자와 함께 상환해야 하며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원금상환의 규모를 늘려야 한다.
이러한 다섯가지 돈에 관한 착각을 이해하고 2부에서는 어떻게 가정경제 시스템을 정비해야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는지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그 중 몇가지를 소개하자면,
고정지출을 줄여야 한다. 부채이자, 사교육비, 보험료 같은 큰 규모의 고정지출은 단순히 아껴 쓰는 문제가 아니라 가치관과 생활방식의 변화가 수반되어야 줄일 수 있다.
절약하려고 애쓰지 마라. 우리 가족이 소비욕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마케팅이나 광고가 주입한 가짜 욕망이 아닌 진짜 내 욕망이 무엇인지 찾고 거기에 돈을 쓰면 된다. 나와 내 가족의 욕구에 우선순위를 정하고 우선순위에 맞게 가장 효과적인 비율로 돈을 배분하여 욕구를 실현하면 된다.
일주일에 한번 장을 보지 말고 매일매일 조금씩 장을 보는 것이 신선한 음식도 먹을 수 있고 보관비용도 적게들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소비를 줄일 수 있다. 또한 지갑을 열기전 이 물건을 대신할 수 있는 것들이 집에 있는지 생각해 본다. 돈을 잘 쓰기 위해서는 집안을 정리하고 내가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돈걱정 없는 4단계 저축플랜(1단계: 예비생활비통장, 2단계: 푼돈 모아 목돈 통장, 3단계: 1000만 원 비상금 통장, 4단계: 1년치 생활비 통장)을 통해 물샐 틈 없는 돈관리를 할 수 있다.
주식, 펀드 같은 투자는 투자한 돈이 얼마되지 않으니 성공한다고 한들 대가가 크지 않고 결과적으로 투자하기 전이나 성공한 후나 내 삶이 달라지는 것은 별로 없다. 그런데 얼마 되지 않은 돈이라도 투자를 하면 까먹을 수 있는 위험에 노출되고 주식시장의 오르내림에 나의 하루하루 기분이 좌우된다. 투자를 하기 전에는 그런 삶이 나에게 행복할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돈이 아닌 행복을 관리해야 한다. 우리 어머니 아버지는 지금보다 삶의 질이 낮고 가난했지만 지금의 3포세대 처럼 결혼, 연애, 아이를 포기하면서 살지 않았다. 돈과 행복을 단순한 비례관계로 볼 수 없는 것이다. 단순히 돈을 많이 벌기 위해 고민하기 전에 내가 무엇을 원하고 욕망하는 지를 제대로 알고 노력할 때 주체적인 삶을 영위하게 되고 자신감과 자존감을 가지게 되어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내가 얼마나 돈에 관한 착각에 빠져 지냈는지 반성할 수 있었습니다. 보너스나 수당을 받으면 공돈이 생겼단 생각에 쉽게 돈을 썼고, 세일이나 바자회에서 물건을 싸게 사면 돈 벌었다는 착각도 했어요. 집에 와서 보면 굳이 필요한 것도 아닌데 싸다는 이유로 돈을 쓴 것에 죄책감을 느끼기도 했고요. 불안한 마음에 보험도 과하게 들어놓은 것 같아 보험 리모델링이 필요할 것 같아요. 대출이 있음에도 적금을 붓고 있는 어리석은 행동도 하고 있고요. +
책을 읽으면서 정말 뜨끔한 내용이 한 두군데가 아니네요. 가장 인상깊었던 내용은 절약하려고 욕구를 과도하게 억제하지 말라는 내용이었어요. 누구나 욕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가족이 지닌 돈의 범위 안에서 우선순위에 따라 주체적으로 돈을 쓰면 된다는 것입니다. 저는 나름대로 알뜰하게 산다고 생각했는데 왜 항상 쪼들릴까라고 생각하고 저나 가족을 위한 투자를 더 아껴야 하나 오로지 좀더 아낄 생각만 했었는데 이 책은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 준 것 같아요. 새해를 맞아 이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심리계좌 가계부'를 성실히 써가며 돈 걱정 없이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