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문

다시 시작하는 인문학 공부 - 인문학의 첫걸음 <천자문>을 읽는다
윤선영 편역 / 홍익 / 2020년 2월

이 책이 손에 간 것은 어렸을 적 들어보았던, '천자문' 이라는 것이 부제목으로 '인문학의 첫걸음 천자문을 읽는다' 라고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하늘천 땅지~ 검을현 누룰황, 처음 10자 정도 까지만 외웠던 기억, 아마도 지금의 어른들은 누구나 비슷하지 않을까 한다. 그런데 언젠가 부터 이 천자문이 우리의 기억속에 잊혀진 듯 하다. 중국 고전하면 논어, 맹자 등이 거론되며, 어디에서도 천자문은 잘 언급이 되지 않는다. 이 책을 보며, 그 이유를 다소 알것도 같아지만, 천자문도 천자문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이 책이 그러한 매력을 느끼게 해주는 좋은 출발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예전에는 단순히 천자문은 천개의 한자어를 익히기 위해 써진 글들의 나열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며 천자문에도 각 문장별로 다양한 뜻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던 나 자신이 다소 부끄럽게 느껴졌다. 그 주제도 매우 다양해서, 처음 부분은 하늘,땅,인간에 대한 것, 그리고 다음 장은 수신과 도덕에 대한 것, 다음 장은 임금,신하,백성에 대한 것, 그리고 마지막 부분은 인간의 도리와 행복에 대한 것을 말해주고 있다. 매우 주제들이 광범위하다. 그러나 다른 중국 고전처럼 무언가 그것을 반드시 따라야 바른 삶인 것과 같은 가르침을 주는 느낌보다는 다소 그것보다는 가볍게 읽어 나갈 수 있는 느낌이었다.

이 책은 어려운 고전 해석을 아주 깔끔하게 한 점이 매우 장점이다. 각 문장의 구성은, 전체 문장과 간단한 한글 해석으로 시작을 하여, 각 단어별 자세한 뜻 설명, 그리고 최종적으로 다양한 예시와 저자의 지식을 곁들인 해설이 나온다. 바로 이 마지막 해설 부분이 이 책이 백미이다. 저자는 단순히 이 천자문의 해당 문장을 번역하는데 그치지 않고 관련된 다른 고전들의 내용 - 논어, 소학 등 - 을 가져옴으로써 이 책이 진정한 인문학 도서로 만들고 있다.

천자문이 단순히 한자 천자를 익히기 위한 책이 아닌 다양한 중국 역사 이야기나 일상적인 깨달음에 대한 내용을 다룬 책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 준 이책이 나에게는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표지에 있는 것과 같이 힘들때 지칠때 아무 페이지나 펼쳐 머리를 식힐 수 있는 좋은 책을 만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