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뻥 뚫리는 그림책 <비비새가 온다>

비비새가 온다 ㅣ 풀빛 그림 아이
김상균 지음 / 풀빛 / 2025년 2월

“비비새는 듣거라. 인간 세상에 내려가 나쁜 사람 100명을 잡아, 

어지럽고 더러운 세상을 맑게 하여라.”

하늘의 명을 받고 인간세상에 내려온 비비새...

용을 닮은 몸통에 빨간색 탈을 얼굴에 쓴 비비새는 꼭꼭 숨은 나쁜 양반들을 단숨에 찾아낸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다 다 알만한 옛이야기 속 악행을 저지른 사람들이 다 소환되니 그림책을 읽으며 이렇게 통쾌했던 적이 있었던가하는 생각이 든다.

어느새 99명을 잡아먹고 마지막 한 명이 남았다.

‘비비새가 생각한 가장 나쁜 사람은 누구일까?’

비비새가 100번째로 찾아낸 인물은 그림책 뒷표지에도 등장하는 인물이다.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는 바로 그 인물, 을사오적이다. 꾀를 짜내어 잡아먹힐 위기를 빠져나가려해도 비비새를 당할 수가 있나.

그림책 <비비새가 온다>의 비비새를 통해서라도 응징을 하니 ‘가슴이 뻥’ 후련해진다.

그림책에 등장하는 비비새는 우리나라 전통 요괴인 ‘영노’라고 한다. 우리나라 전통 가면극에 나오는 요괴로 경상남도 일대에 전승되는 탈놀음 오광대놀이에서 양반을 비판하는 역할로 등장했다고 한다. 옛이야기에 등장하는 나쁜 사람들을 죄다 끌어와 벌을 주고 장면마다 변신하는 요괴를 등장하니 이야기에 빠져 들수 밖에 없다. 또한 빨강과 파랑의 대비되는 색과 감각적인 일러스트는 옛스러운 이야기과 대조되며 그림책의 재미를 더한다.

마지막 양반을 잡아먹고 하늘로 올라간 비비새는 120년이 지금...어디서 냄새가 난다면 피리를 분다.

120년이 지난 지금의 현실에도 비비새에게 요런 명령 내려줄 이가 절실하니 세상은 쉬이 변하지 않는가 보다.

아이들과 <비비새가 온다>를 함께 읽으며, ‘너희들이 생각하는 가장 나쁜 사람은 누구니?’라는 질문도 나누고, 우리 교실에도 ‘비비새’가 필요한지 물어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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