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을 수놓은 책 물결 햇살그림책 (봄볕) 58
이레네 바스코 지음, 후안 팔로미노 그림, 김정하 옮김 / 봄볕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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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을 싫어하는 인간이 문화를 받아들이며 범하는 오류를 말하는 그림책

 

우리는 혼돈은 싫어한다. 그래서 자연스레 세상 모든 것에 질서를 부여하려 한다. 이것이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는 오래된 방식이다. 질서라는 이름 아래 분류를 하고 위계를 만든다. 위계는 곧 상하 즉 높고 낮음의 자리를 정해놓는다. 우월함과 열등감으로 쉬이 변질된다. 다른 나라의 문화를 받아들임에도 이런 인식은 의식하지 않으면 흔하게 일어난다.

 

한 나라, 한 민족의 문화에 절대적인 진리는 없다. 당연히 우월함과 열등함으로 분류되어서도 안된다. 그럼에도 분류, 경계짓기에 익숙해져 있어 다른 나라의 문화를 위계를 지니고 나누려 한다. 각 민족의 문화의 형성 배경에는 수 많은 세월이 켜켜이 쌓여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만들어진 것임에도 문명의 발달잣대로만 문화를 보려 한다. 책 꽤나 읽었다는 지식인이 더 그런 오류에 빠지기 쉽다.

 

혼돈을 싫어하는 인간이 문화를 받아들이며 범할 수 있는 이 흔한 오류를 알록달록한 그림에 이야기를 얹어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뭉클하게 전해주는 그림책이 있다. 봄볕 출판사의 아마존은 수놓은 책 물결이다.

 


 

서로 다른 문화가 만나 알록달록 풍성해지는 비밀이 담긴 그림책

 

주황, 파랑, 초록의 실이 아마존의 수놓은 책 물결이라는 책 이름과 숲의 나무를 이어주고 있다. 알록달록 실들이 만들어 낼 책 물결이 궁금함을 더한다.

이 이야기는 책을 사랑하고 가르침에 열정적인 어느 젊은 선생님이 책 없는 아마존의 작은 마을로 부임하며 겪는 이야기다. 파란 실과 연결된 선생님의 존재는 도시화된 문명의 상징이다. 이야기의 초반에는 선생님의 책 만으로도 아마존 밀림의 원주민들과의 문화적 연결이 가능했다. 이는 이어짐, 연결, 만남으로 상장되는 선생님의 파란 실이 원주민의 집으로까지 연결되는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다. 그러다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거대한 자연의 시련이 마을을 덮친다. ‘그건 단지 전설일 뿐이야라고 치부하며 믿지 않았던 커다란 뱀이 실제로 등장한다. 자연의 힘 앞에서 선생님의 책은 사려져 버린다. 실의에 빠진 선생님을 알록달록 이야기 헝겊책을 만들어 위로하는 원주민을 보며 선생님은 비로소 가르쳐야 할 그들이 아닌 함께 배우는 우리라는 자세로 원주민의 문화를 배우기 시작한다. 이제 파란 실만이 아닌 두 문화가 한데 어우려져 알록달록 풍성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헝겊 책은 이제 자연의 거대한 시련이 와도 사라지지 않는다. 이야기는 힘이 있으니까.

 

활자로 적힌 지식만큼 생존과 생활에 필요한 지식과 지혜도 중요하다. 그 지식과 지혜는 오랜 세월 전승되어 전설과 신비로운 이야기로 전해 내려온다. 문화에는 일방적 계몽이 없고 얽히고 설켜야 풍성해진다는 비밀이 아마존은 수놓은 책 물결그림책에 담겨있다.

 


이야기 전체를 이어주는 ’, 이 책에서는 실이 그 자체로 문화다. 파랑색 실 뿐만 아니라 초록, 주황, 노란 실들도 중요하다고, 그 실들이 함께 어우려졌을 때 비로소 비에 젖어도 금방 마르는 생명력이 있는 문화가 만들어진다는 진리를 아름다운 글과 그림으로 우리에게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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