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돌떠돌 떠돌 씨
신은숙 지음 / 미세기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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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돌씨는 강가의 흔하디 흔한 돌 중의 하나다. 떠돌씨의 첫 여행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시작되었다. 누군가의 의도치 않는 발길질에 의해서 말이다. 떠돌씨는 한번도 쉬지 않고 여행을 이어간다. 우리의 삶도 그러지 않는가? 내 앞의 주어진 길을 쉬지 않고 걸었던 적 말이다. 그게 큰 미덕이라 여기면서. 떠돌씨도 다르지 않았다. 그 여행 길에 큰 시련을 겪게 되면서 '작은 나무'를 만나게 되고 잠시 여행을 멈추고 작은 나무와 시간을 보내게 된다. 작은 나무는 떠돌씨와 많이 다르다. 작은 나무의 끊임없는 수다에 놀라워하는 떠돌씨의 표정과 둘의 사투리 섞인 대화가 정겹고 재미있다. 떠돌씨는 자신의 여행에 관심이 있어 끊임없이 질문을 쏟아내는 작은 나무가 싫지 않았을 것이다. 다른 것은 끌리는 매력이 있지 않은가?



가을, 겨울을 지나 봄이 되어 작은 나무는 어느 덧 훌쩍 자라 파릇파릇해 진다. 그런 작은 나무를 보며 떠돌씨는 이끼만 낀 자신에 대한 자각을 하게 된다. 삶의 여정에서 누군가를 만나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는 모습이 작은 나무와 떠돌씨 사이에게 느껴진다. 깊은 고민 뒤 떠돌씨는 다시 여행을 떠난다. 비로소 떠돌씨 자신의 선택에 의한 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온 세상을 돌아다닌 떠돌씨는 어딘가 허전함을 느끼게 되고 자신이 다시 선택의 상황에 직면해 있음을 알게 된다. 떠돌씨의 선택은 어떤 것일까?


뒷표지를 보면 빨간 열매를 단 큰 나무와 모서리가 부서진 떠돌씨의 모습이 보인다. 이 둘은 다시 만난걸까? 다시 만난다면 둘의 모습은 얼마만큼 달라져 있을까? 예전에 서로에게 가졌던 마음은 그대로일까? 이후의 그림책의 전개가 가슴뭉클하다. 거기에 재미는 덤이다.


긴 여행과 만남을 거듭하며 떠돌씨는 흔한 돌이 아닌 단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존재가 된다. 그렇게 되기 위해 필요했던 선택들. 그 선택에서 만나게 되는 소중한 인연. 한 존재와 한 존재가 만나 서로 닮아가는 마법 등 인생에서 소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해 주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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