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한 두 행성의 별자리 지도 전쟁 한울림 그림책 컬렉션
마수드 가레바기 지음, 라미파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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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저 멀리 나란히 마주한 두 행성은 서로 오가며 평화롭게 지낸다. 어느 날, 오메가 행성의 한 과학자가 놀라운 장치를 발명해 별을 관찰하고 별자리 지도를 만든다. 이 소문이 퍼져 지도는 알파 행성까지 가게 된다. 그러나 오메가 행성에서 온 별자리 지도를 보게 된 알파 행성 사람들은 자신들의 별자리와 다른 별자리가 그려져 있는 것에 분노하여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전쟁에 이르게 된다. 오메가 행성 천문학자가 그린 지도는 거짓이었을까? 표지에서부터 두 행성의 위치를 알고 있는 독자들에게는 그들의 전쟁이 어리석을 따름이다.

 

그림책을 읽는 독자도 알고 있는 두 행성의 별자리 지도가 다를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두 행성의 사람들은 왜 모르는 것일까? 그건 바로 시선의 차이다. 책을 읽는 독자는 두 행성을 우주적인 관점에서 내려다 보게 되고 두 행성 사람들의 시선은 바로 자기 머리 위 하늘일 뿐이다.

 

내가 본 것이 사실일 때 상대방의 시선에 닿는 것은 거짓이 되어야 하는 것일까?

 

 


우주는 아주아주 넓어.

어떤 지도에도우리 마음 속에도

담을 수 없을 만큼 끝없이 펼쳐져 있지.”

 

                                                                       본문 중에서

 

이런 거대한 진실을 행성에서 보는 시선만으로 나만의 판단이 옳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책의 첫 장에서 작가가 이야기해 주고 있건만 행성 사람들이그 사실을 알 리 없다. 안타깝게도 그림책 속 행성 사람들은 우주의 시선은 커녕 거대한 우주 속 작은 행성일 뿐인 자신의 위치에서 본 것만이 진실이라 믿는다. 서로를 설득하는 데 실패하고 전쟁이라는 불필요한 희생을 치르게 된다. 커다란 희생을 치른 뒤에야 어떤 지도로도 온 우주를 담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마주한 두 행성의 별자리 지도 전쟁>은 별자리라는 과학적인 관측에 의한 사실도 처한 위치에 따라 다를 수 있고, 한 쪽이 진실이라고 해서 다른 쪽이 거짓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두 행성의 위치를 조금만 더 거시적인 시점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전쟁이다.

  

알파 행성 사람들이 오메가 행성에 가서 별자리를 다시 보게 되는 설정에도 작가의 의도가 담겨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내가 본 것, 내가 경험한 것만이 보편적인 진리라고 주장하기 전에 상대방의 위치에 직접 서 보아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진실을 마주 대할 수 있다.

 

그림책 속 과학자가 그러했듯, 자신의 삶의 터전에 깊숙이 서서 그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진실을 찾는 자세는 거짓 정보, 가짜 뉴스의 유혹에 빠지기 쉬운 미디어 홍수 시대에 사는 우리들이 닮아야 하는 태도이기도 하다. 단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 진실이 전체와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거대한 우주를 함께 볼 수 있는 시선이 필요하다. 내 위치에만 렌즈를 고정하여 관찰된 경험적 사실을 보편적 진리로 믿어서는 안된다. <마주한 두 행성의 별자리 지도 전쟁> 그림책 이 편협된 시선으로 수많은 갈등을 키워가고 있는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묵직하다.

 

<마주한 두 행성의 별자리 지도 전쟁>2023년 화이트트레이븐스에 선정된 작품이다. 화이트 레이븐스는 독일 뮌헨 국제 어린이 청소년 도서관이 매젼 전 세계에서 출간된 어린이청소년책 가운데 주목할 만한 200권의 작품을 선정한 목록이라고 한다. <마주한 두 행성의 별자리 지도 전쟁>의 작가 마수드 가레바기는 이란에서 활동하는 작가다. 자주 접할 수 없는 국가여서 그림이 이국적이다. 이색적인 이미지를 감상하게 되는 것도 그림책의 큰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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