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로원
장선환 지음 / 만만한책방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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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도 기차역에 가면 왠지 모를 설렘을 느낀다.

그곳에 가면 기찻길을 볼 수 있어 좋고

아버지 냄새가 나서 좋다.

아버지는 철길을 보수하고 철길을 놓는 선로원이다.

나는 선로원의 아들이다.

「선로원」 그림책 서문

「선로원」의 서문이다. “나는 선로원의 아들이다.” 일종의 선언에 가까워 숭고한 느낌까지 든다. 17년 동안 장선환 작가가 품어 온 이야기라고 한다. 그 이야기에 기대어 나 또한 어릴 적 나의 아버지를 만난다. 나의 아버지의 직업이 아버지를 만들었고 그런 아버지를 식물이 물을 먹고 자라듯 흡수하며 커 왔을 나. 그림책을 만들며 장선환 작가가 아버지를 만나듯이 「선로원」을 읽으며 나 또한 나의 아버지를 만날 것이다. 아버지를 만나는 길의 끝에는 필히 내가 있을 것임을 안다. 모든 진정한 이야기는 누군가의 이야기가 되고도 남을 보편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나는 믿기 때문이다.



 


 

아빠는 이 길이 바다까지 닿을 거라고 했다.

나는 한 번도 바다에 가 보지 못했다.

본문 중에서

바다까지 닿은 선로를 놓으면서도 자신은 바다에 가 보지 못하는 노동자의 삶의 팍팍함이 느껴진다. 그러나 책은 어둡게 끝나지 않는다. 마지막 페이지 파란 바닷가의 풍경, 아버지가 놓아 준 그 길을 따라 세상에 나간 아들은 비로소 바다에 닿는다. 그렇게 아버지들은 자식의 길을 세상과 연결한다. 아버지들이 있기에 나의 삶이 푸름을 안다.


나의 아버지

그리고

누군가를 위해 길이 되어준 모든 이들에게

“고맙습니다.”

뒤표지의 인사에 숙연해진다. 그림책에 기대어 나의 아버지에게 인사를 건넨다.

"아버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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