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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터뷰 ㅣ 풀빛 그림 아이
임윤 지음 / 풀빛 / 2023년 9월
평점 :
풀빛 출판사에서 『달터뷰』 신간이 나왔다. 제목만으로도 달+인터뷰라는 것이 짐작된다. 달을 인터뷰하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궁금해진다. 책장을 넘기면 아나운서와 달의 인터뷰가 시작된다.

"사람들은 해님에 비해서 달님이 하는 일이 별로 없다고 말하곤 합니다. 달님은 주로 무슨 일을 하시나요?" 여간 차갑지 않다. 이 질문에 달은 자신이 하는 일을 세세하게 들려준다. 여기까지로는 마치 지식정보 그림책 같다. 이것만으로도 ‘오~ 달이 많은 일을 하네~’ 하며 고개가 끄덕여진다.

뒤이어 “사실 제가 정말 잘하는 일은 따로 있어요. 그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나온 겁니다.”라는 달의 대사로 다른 전개가 시작된다. 달이 정말 잘하는 일이 뭘까? 표지를 보면 다가구 주택의 각 층마다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간다. 그들이 바라보고 있는 것은 달이다. 나는 어떤가?
어린 시절에는 밤하늘을 자주 올려다 보았다. 달님이 나를 자꾸 따라오는 게 마냥 신기해서 내기를 했던 기억도 있다. 달을 보다 만나게 되는 별은 덤으로 주어지는 선물 같았다. 지금의 나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기 보다 거북목을 자랑하며 핸드폰 화면을 본다. 지혜가 되면 좋으련만 맥락없이 수많은 정보를 접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달과 눈을 맞추어 본 것이 언제던가? 달을 보며 소원을 빌고 비밀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달을 보며 소원을 빌고 비밀 이야기를 한다는 건 어쩌면 마음 속 가장 내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고 그 자체가 마음을 돌보는 일일텐데 달과 참 많이도 멀어져 있다. 그게 달이 가장 잘하는 일이라는데 말이다.
“하늘에 제가 뜨면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저를 10초만 쳐다봐 주세요. 그리고 마음속으로 하고 싶은 말을 건네 보세요. 저를 한 번만 믿어 보세요. 이게 정말 제가 가장 잘하는 일이라니까요?”
이렇게 자신하는 데 말이다.
그림책을 읽었을 뿐인데 오늘은 고개 들어 달을 봐야지라는 마음이 절로 든다. 누군가 다짜고짜 직설적으로 핸드폰에 집착하느라 마음을 들여다 보지 못하는 현실을 꼬집어 말하는 것보다 달과의 인터뷰를 통해 슬쩍전해주는 이야기가 더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이야기의 힘이란 이런 거지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주는 책이다.
이번 추석엔 보름달을 오래 만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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