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여행
이욱재 지음 / 달그림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달그림 출판사의 찬란한 여행은 이욱재 작가의 4번째 환경 그림책이다. 작가의 전작인 맑은 하늘, 이제 그만, 탁한 공기, 이제 그만은 우리 반의 <환경 생태 쫌 아는 아이들 프로젝트>에서 아이들과 함께 읽는 그림책이다. 이전 그림책은 표지를 꽉 채우는 사실적인 그림으로 시작되고 있는데, 찬란한 여행은 반짝 반짝 귀여운 그림에 흰 여백이 차지하는 부분이 크다. 같은 작가의 그림책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다른 느낌이다. 그럼에도 환경 작가라는 타이틀답게 이번에도 이욱재 작가는 환 경위기에 강력한 한방 훅을 날리는 느낌이 든다. 책 전체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이미지와는 다른 느낌의 내용 전개로 인해 읽고 난 후의 메세지가 강하다.



표지는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색을 보여준다. 표지의 반짝이는 알갱이 하나 하나가 어떻게 변하는지, 어디로 흘러가는지 곰돌이 페트병의 찬란한 여행을 동행하다보면 찬란하다고만은 말할 수 없는 묵직한 무거움이 전해진다.

 

 

페이지마다 아름다운 그림이 펼쳐진다. 짧은 파란 색 글은 곰돌이 모양 페트병의 이미지와 색이 같아 페트병의 독백이라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흑백의 배경에 붉은 느낌의 페트병의 대비를 통해 플라스틱이 바다에서 어떤 시련을 겪고 있는지 생생하게 전해진다. 바다플라스틱 덩어리가 바다에 오래 떠 있으면 강렬한 햇빛과 염분, 파도에 의해 잘게 쪼개져 미세해 진다고 하는데 시간이 지나 플라스틱의 몸은 미세미세해 질 것이다.

  

오늘 저녁 반찬이 플라스틱 생선구이라면? 누구도 원하지 않지만 우린 이미 이런 현실에 살고 있다. 미세 미세해진 플라스틱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고 생물의 몸, 바다를 떠다니다 어느 날 저녁 밥상을 통해 우리의 몸 속으로 들어올 것이다.

 

나는 사라지지 않아, 어딘가에서 찬란하게 빛나고 있을 거야.

 

라는 플라스틱 병의 독백을 그냥 흘려들어서는 안되는 이유다.

 

 

 

 마지막 장면에서 소녀가 들고 가는 노란색 곰돌이 페트병은 이 찬란한 여행이, 끝나지 않는 슬픈 여행이 지금도 우리로 부터 또 새로이 시작되고 있음을 찬란하게 전해준다.

 

드디어 끝난 걸까? 찬란하고 긴여행이

  

라는 마지막 열린 결말에 우린 어떤 답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 서로에게 이 질문을 던지고 환경을 위한 즐거운 불편을 시작해야 될 때란 생각이 든다.

 

환경과 관련한 글과 비교해 환경그림책만이 전해 주는 다른 점이 있다면 이미지와 짧은 글이 주는 여운의 강렬함일 것이다. 자칫 환경 다큐가 될까 우려되어 글과 그림을 최대한 단순화 시키고자 했다는 작가님의 고민의 흔적이 책장을 넘기며 고스란히 느껴진다. 사람의 시선이 아닌 페트병의 시선과 함께 한 여행을 통해 여행 이전과 이후 플라스틱을 대하는 우리의 삶이 부디 달라지길 바래본다.

 

 

#찬란한여행 #이욱재 #이욱재작가 #달그림 #초그신 #초그신 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