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청소부 ㅣ 올리 그림책 13
젤리이모 지음 / 올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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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 ‘청소부’ 어떤 조합일까? 낭만적인 것의 대표 ‘달빛’과 고된 일의 으뜸인 ‘청소부’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제목만으로 아이들과 한참을 이야기 나눌 수 있을 것만 같다. 노란 달빛에 시선을 빼앗겼다 이내 버려진 페트병 위에 아슬 아슬하게 긴 빗자루를 들고 달을 청소하는 아이를 보게 되면 낭만적이기만 할 것 같지 않다.

 

어릴 적 엄마가 아끼던 물건을 망가뜨렸습니다. 엄마와 함께 망가진 부분을 고쳤고, 저에게는 소중한 추억이 되었어요. 그때의 감정으로 ≪달빛 청소부≫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라는 속표제지의 젤리이모 작가 소개글로부터 달빛 청소부의 탄생의 비밀을 살짝 엿보게 된다.


사람이 머무는 장소가 반짝 반짝 빛난다면 그곳은 누군가의 손길이 지나간 자리이다. 백화점, 마트의 반짝 반짝 윤이 나는 대리석 바닥도 분명 닦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우린 깨끗함을 즐길 뿐 청소하는 누군가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누군가의 수고를 생각하지 못하는 건 이 사회가 청소를 마치 보이지 않는 노동으로 취급하고자 하는 의도도 원인일 것이다. ‘밤의 노동자’, ‘투명 노동자’로 불리는 그들, 사람들의 시선이 적은 시간에 숨겨야 할 들처럼 그 일들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린 함께 있는 그들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하고, 보이지 않으니 수고로움을 알 수도 없다.

 


‘달빛 청소부’의 마을 사람들도 다르지 않다. 달빛 마을 사람들은 달을 좋아해 매일 밤 축제를 연다. 이 축제를 즐기기 못하는 단 한 사람, 바로 달빛 청소부, ‘무니’다. 사람들이 이곳 저곳에 남긴 흔적들을 축제가 끝나면 무니 혼자 달을 청소하기 때문이다. 혼자서 그 노역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찌 그 대상을 사랑할 수 있을까? 무늬는 더 이상 달이 좋지 않다. ‘툭’ 한 번 건드려본다. 이게 왠일...달이 뚝 떨어진다. 




예상치 못한 큰 일에 무니의 마음은 두려움으로 가득 찬다. 이 부분에서 그림책은 위로 펼쳐진다. 달이 뚝 떨어질 때 무늬의 마음도 떨어졌을 것만 같다. 무늬는 혼날까 두려워 달을 들고 도망간다. 마을에 달이 사라진다.



 들킬까 마음을 졸이고 있는 무늬의 얼굴이 페이지에 꽉 차게 그려져 있다. 어찌 되었든 무늬편이 되어주고 픈 마음이 절로 드는 장면이다.

 

무늬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마을 사람들은 어떤 행동을 보일까? 어떻게 하면 무니가 실수를 통해 성장할 수 있게 할 수 있을까? 이후의 따뜻한 전개에 살포시 미소가 지어진다.

 

‘달빛 청소부’가 놓치지 않는 부분은 문제 해결의 끝부분이란 생각이 들었다. 원래의 자리로 달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은 마을 사람들일까? 무니일까? 마을 사람들과 무늬가 함께 일테지만 마지막 순간은 무늬에게 주도권이 주어진다. 예기치 않은 실수라해도 피해를 입혔다면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해 주는 것 같아 참 좋았다. 내가 아닌 타인의 도움만으로 문제가 해결된다면 무늬의 마음 한 켠에 털어내지 못할 어떤 마음을 남을테니까.....요즘 아이들이 ‘일부러 그런 거 아니라구요~’ 라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이 안타까웠던 적이 많았기에 더 그렇게 다가왔나 보다.

 

누군가의 실수를 대하는 자세를 그림책은 따뜻한 이야기로 전해준다. 이런 마음씀이 있다면 실수는 성장을 위한 통과의례가 될 것이 분명하다. 실수를 숨기거나 도망가지 않고 기꺼이 타인의 도움을 청할 수 있게 될 것 같다. 또한 누군가의 희생으로 내가 얻는 행복이 있는지도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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