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메트로
카렌 메랑 지음, 김도연 옮김 / 달콤한책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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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아름다운 눈을 가졌다는 걸 아세요?˝ 프랑스에서는 작업의 정석 같은 말이란다. 기억해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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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가지 이야기 - 1992년 제3회 아유카와 데쓰야 상 수상작
가노 도모코 지음, 박정임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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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이한 구성의 책이다. 주인공 이리에 고마코는 하야테라는 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일곱 가지 이야기>를 읽고 작가인 사에키 아야노에게 일상에서의 수수께끼를 담은 팬레터를 보낸다. 그리고 작가인 사에키 아야노는 답장으로 그럴 듯 한 해답을 알려준다.

 나른한 여름에 나긋나긋하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당신은 곧 열아홉에서 스무 살이 되겠죠. 그리고 스물 살 다음에는 스물한 살이 됩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만큼 열아홉과 스물 살 사이에 큰 변화는 없습니다. 문득 봄이 여름으로 바뀌어 있듯이, 그냥 자연스럽게 변해 가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예언을 하고 글을 마치겠습니다.
결국 당신은, 스무 살도 그리 나쁘지 않구나 하고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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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르베로스의 다섯 번째 머리 불새 과학소설 걸작선 18
진 울프 지음, 안태민 옮김 / 불새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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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가 서두에서 밝힌 것 처럼 꽤 어려웠다. 하지만 나름 흥미로운 체험을 제공해준다. 내 책만 그런지 몰라도 인쇄 상태가 나쁜 게 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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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이다
김탁환 지음 / 북스피어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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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사고를 다룬 최초의 소설이라고 한다. 탄원서와 인터뷰를 번갈아가며 진행하는 르포타쥬형식의 글이라서 굉장히 건조하게 쓰여졌는대도 읽는 내내 울분을 참을 수 없었다. 소설은 '그네'들에 의해 왜곡되고 고립되어 오해를 받고있는 희생자와 유가족, 그리고  민간 잠수사들의 원통함을 풀어주려고 쓰여진 것 같다. 허균이 쓴 홍길동전은 그 시대의 부조리을 고발하는 소설로서 지금까지도 읽혀지고 있는 몇안되는 고전소설이다. 이 책도 꼭 오래동안 살아남아서, 어떤 사악한 말로도 다 표현할 수 없는 '그네'들의 사악함이 후대에도 잊혀지지 않게 되었으면 좋겠다.

다시 종후 팔을 잡았습니다. 이번에는 양손을 날처럼 세워 틈으로 끼워 넣었습니다. 그 순간 종후의 몸이 떠오르는가 싶더니 왼팔이 빠져나왔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종호의 왼 팔목을 붙든 손이 딸려 나왔습니다. 떠오르던 종후가 멈췄습니다. 쓰러진 침대 뒤쪽에 실종자가 더 있는 겁니다. 저는 틈 사이로 팔을 더 깊숙이 집어넣었습니다. 손으로 더듬으며 그곳 상황을 머리로 그렸습니다. 침대 뒤 좁은 공간에 남학생 세 명이 원을 그리듯 어깨동무를 하고 뭉쳐 있는 겁니다. 종후까지 네 아이가 서로 부둥켜안고 마지막 순간을 맞았을 겁니다.

일보 전진하며 아지매를 밀칠 때 사진이 떨어졌는데, 그 사진을 지가 밟았던 겁니더. 얼른 다리를 들었지예. 아지매는 그 사진을 품에 꼭 안고 일어섰심니더, 지는 참았던 눈물을 바로 그때 쏟았심니더. 신참들이 돌아볼 정도로 소리 내어 울었심니더. 아지매도 놀랐는지 지 얼굴을 쳐다봤심니더. 천천히 호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더니, 손을 번쩍 들어 지 눈에서 눈물을 닦아 줬심니더. 중략

어머님임니더. 2003년 2월 18일 중앙로역에서 돌아가셨심더. 맞심니더, 대구 지하철 참사! 지는 어렸을 때부터 잘 울었지예. 지가 울고 있으면 어머니가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쳐 주곤 하셨심니더. 그랬심니더. 다 잊은 줄 알았는데예. 어머니가 그래 돌아가시고 나선, 아무도 제 눈물을 닦아준 사람이 없심니더. 그날 그 아지매와 맞닥뜨리기 전까진, 이 얘길 꼭 하고 싶었심더. 밖에서 보기엔 두 패로 나뉘어 싸우는 것 같지만, 결국 다 똑같은 김니다. 유가족인 제가 자라 의경이 되어 또 다른 유가족을 막을 줄 누가 알았겠심니꺼. 지 같은 사람이 없어야 함니더. 유가족이 유가족을 막는 이런 기절초풍할 비극이 다시 있어선 안 됩니다.

물이 들어오는데도,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이 나왔어요. 선원이든 해경이든, 와서 우리에게 지침을 내려주는 어른은 없었어요. 그때 반장인 나래가 나섰어요. 침착하게 일단 복도로 올라간 뒤에 선미 갑판으로 함께 나가자고.배가 이미 심하게 기울어서, 바닥과 벽이 뒤바뀐 상황이었어요. 복도로 나가는 문이 머리 위에 있었습니다. 거기로 나가려면 친구들이 힘을 모아 다 같이 밀어 올려야 했고요. 나래는 마치 담임선생님처럼, 선장이나 해경처럼, 우리에게 말했어요. 맞아요 나래는 그때 우리의 선장이었어요. 나래 말에 의지하여 한 명씩 문으로 올라갔어요.

맹골수도에서 일한 잠수사들은 갑도 아니고 을도 아니고 병도 아니었네. 갑을병정무. 그래 우린 무였어. 경수는 농담처럼 그 무가 없을 무라더군. 있지만 없는 존재. 인간도 아닌 존재. 아무렇게나 쓰고 버려도 무방한 존재. 그런 무 취급을 받았어. 그게 아니라면, 어떻게 잠수사들에게 하루에 두세 번씩 잠수하라고 명령할 수 있나? 그 열악한 바지선에서 먹고 자라고 할 수 있나? 내게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씌울 수 있나? 잠수사들의 치료비를 일방적으로 끊어 버릴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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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박연선 지음 / 놀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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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즈음 기다리느라 1주일이 더디게 가게하는 드라마 청춘시대의 작가 박연선의 소설 데뷰작이다.

할아버지의 장례식 후 떠 얼떨결에 시골에 남겨져 할머니를 떠맞게된 강무순은 우연히 어렸을 때 그린 보물지도를 발견하고, 보물을 찾는 과정에서 15년전 네 소녀 실종 사건을 추적하게 된다.

 강무순의 1인칭 챕터와 뒤에 짤막한 정체불명 누군가의 1인칭 챕터가 교차로 진행된다. 작가가 쓴 드라마의 느낌이 살작 묻어 나면서 꽤나 재미있게 읽었다.

 

 

노인들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본 적이 있는가? 무표정일 때도 슬퍼 보인다. 어쩔 땐 웃어도 슬퍼 보인다. 홍간난 여사에게도 희로애락이 있을 것이다. 속상하고 울고 싶고 누군가 보고 싶어서 손끝 하나 까딱하기 싫을 때가 당연히 있을 것이다. 절대 그럴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할머니는 할머니인 것만 같았다. 이 늙은 사람도 한때는 누군가의 아기였고, 어린 동생이었고, 사랑이었던 때가 있었다는 게 상상이 되질 않는다. 그러나 나도 이렇게 늙어갈 것이다. 절대적으로 늙어갈 것이다. 0.001퍼센트의 예외도 없다. 그러니까 홍간난 여사는 나의 미래다. 예정된 슬픈 미래. 아니다. 아주 운이 좋아야 맞이할 수 있는 미래다. 온갖 불행한 사건사고를 피해 무사히 늙어야만 맞이할 수 있는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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