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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박연선 지음 / 놀 / 2016년 7월
평점 :
요즈음 기다리느라 1주일이 더디게 가게하는 드라마 청춘시대의 작가 박연선의 소설 데뷰작이다.
할아버지의 장례식 후 떠 얼떨결에 시골에 남겨져 할머니를 떠맞게된 강무순은 우연히 어렸을 때 그린 보물지도를 발견하고, 보물을 찾는 과정에서 15년전 네 소녀 실종 사건을 추적하게 된다.
강무순의 1인칭 챕터와 뒤에 짤막한 정체불명 누군가의 1인칭 챕터가 교차로 진행된다. 작가가 쓴 드라마의 느낌이 살작 묻어 나면서 꽤나 재미있게 읽었다.
노인들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본 적이 있는가? 무표정일 때도 슬퍼 보인다. 어쩔 땐 웃어도 슬퍼 보인다. 홍간난 여사에게도 희로애락이 있을 것이다. 속상하고 울고 싶고 누군가 보고 싶어서 손끝 하나 까딱하기 싫을 때가 당연히 있을 것이다. 절대 그럴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할머니는 할머니인 것만 같았다. 이 늙은 사람도 한때는 누군가의 아기였고, 어린 동생이었고, 사랑이었던 때가 있었다는 게 상상이 되질 않는다. 그러나 나도 이렇게 늙어갈 것이다. 절대적으로 늙어갈 것이다. 0.001퍼센트의 예외도 없다. 그러니까 홍간난 여사는 나의 미래다. 예정된 슬픈 미래. 아니다. 아주 운이 좋아야 맞이할 수 있는 미래다. 온갖 불행한 사건사고를 피해 무사히 늙어야만 맞이할 수 있는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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