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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는 바다로 갔다
김탁환 지음 / 북스피어 / 2017년 6월
평점 :
드디어 세월호가 인양되었습니다. 아직까지 남은 미수습자분들이 있지만, 이제 편히 쉬세요 김관홍님.
산업 잠수사로 일하긴 어려워졌습니다. 먼 훗날 언젠간 잠수를 그만두겠지만, 그땐 제 스스로 결정하고 나오리라 여겼습니다. 적어도 10년 아니 몸을 잘 지키면 15년은 더 수심을 타며 일할 줄 알았죠. 하지만 앞으로 저는 잠수사가 아닙니다. 예전에 잠수사였지요. 잠수사로 살아갈 수도 없습니다. 잠수만 하며 살았는데, 앞으로 뭘 하는 게 최선일까요? P165~166
형님! 언제 가장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싶은 줄 아십니까? 지금처럼, 어둠이 깔리면ㅅ 비가 쏟아지는 저녁입니다. 지상에 있지만 수중에 들어간 듯한 착각이 일죠. 그리고 순식간에 배 밖에서 배 안으로 위치를 옮깁니다. 품에 안고 나올 때, 그 무게와 감촉을 선명하게 느낍니다.제가 데리고 나온 아이의 얼굴이 연이어 떠오릅니다. 아 그땐 정말 죽고 싶더라고요. P249~250
다르단 얘기도 너는 참 많이 했다. 육지와 수중은 다르다고, 침몰선 안과 밖은 다르다고, 체임버에서 쓰러지기 전과 후는 다르다고, 운동을 꾸준히 한 잠수사의 몸과 운동이라곤 하지 않은 소설가의 몸은 다르다고, 다르기 때문에 자기 말이 허황되게 들려도 속단하지 말라고 했다. 다르다는 걸 아는 사람만이 침몰한 세월호 선내로 들어가서 희생자를 모시고 나오는 것이라고,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했다. 방송이나 신문에서 떠드는 것과 세월호 참사의 실상은 너무나도 다르다고, 얼마나 다르고 왜 다른가를 소설가인 나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P326~328
<거짓말이다>를 출간한 후, 독자들이나 혹은 너를 알던 지인들이 내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민간 잠수사 김관홍은 어떤 사람이었냐고. 그때마다 나는 몇몇 일화를 끄집어내거 대답을 대신해 왔다. 아직 너에 대한 복기가 덜 끝났으니까. 1년이란 기간에 복기를 마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렇지만 너에 대한 새로운 자료나 이야기가 나온다 해도, 고인돌에 기대어 적어 보려는 내 답이 완전히 바뀔 것 같진 않다.
-내가 아는 김관홍은 사무치게 외롭다 해도 옳다고 믿는 길을 가는 사람입니다. P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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