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프 보이스 - 법정의 수화 통역사
마루야마 마사키 지음, 최은지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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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정의 수화 통역사란 부제 때문에 법정 미스터리를 기대했는데 아니었다. 하지만 전혀 알지 못했던 세계를 경험하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이야기다.

 

~정말로 몰랐던 사실 하나.

일러두기

우리나라는 1977년 특수교육법 제정으로 청각장애자라는 표현을 사용하다가 1989년 장애인 복지법이 개정되면서 청각장애인이라는 용어를 일반적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그러나 실제로 수화를 사용하는 문화에서는 장애라는 인식이 강하게 나타나는 청각장애인이라는 표현보다는 농인(농아인)이라는 표현을 선호하기 때문에~

 

 예전에 장애인을 장애우라 불러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하지만 실제 장애인들은 장애우라 불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들었다. 결국은 뒤에 붙은 人이나 友에 방점을 찍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라는 단어에 의미를 부여해야했나 보다.

 뒤에 해설을 쓴 이길보라 씨의 <반짝이는 박수소리>라는 다큐멘터리가 있다고 해서 찾아보니 네이버에서 1,000원 하더라. 관심 있는 분은 보시길...

저 아이와 같은 나이 즈음이었을까, 길 위에서 달리다가 아주 심하게 넘어진 적이 있었다. 앞서 걷던 엄마에게 달려가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엄마가 바로 앞에서 걷고 있던 것은 확실했다.
아라이는 울면서 엄마를 불렀다. 그러나 엄마는 돌아보는 일도, 멈춰 서는 일도 없었다. 아라이는 더 큰 목소리로 울며 외쳤다. 그래도 엄마는 알아차리지 못하고 걸어갈 뿐이었다.
아아, 엄마는 듣지 못하지.
멀어져 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아라이는 그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동시에 배우기도 했다. 넘어져서 울어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는 것을.
그 이후 그는 넘어져도 울지 않는 아이가 되었다.
울면서 도움을 요청해도 그 목소리는 누구에게도 가 닿지 않는다. 그저 참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일어서서 스스로 걸을 수밖에 없다.P11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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