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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7시간 추적자들
박주민 외 지음 / 북콤마 / 2017년 2월
평점 :
박근혜의 파면은 기쁜일인가? 애시당초 되어서는 안될 인물이 대통령이 되지않았다면 가장 기쁜일이었을테고, 우려와는 달리 제대로 국정운영을 했다면 다음 기쁜일이었을테고 아니면 최소한 주변에 제대로 된 인물이라도 있었다면 그 다음 기뿐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되어서는 안될 인물이 결국 대통령이 되었고 역시나 제대로된 국정운영은 없었으며 주변에 제대로 된 인물은 커녕 짝짝꿍 잘 맞아서 뒷돈이나 헤쳐먹으려는 잡것들만 모여있었다.
그리하여 결코 일어나서는 안되는 비극은 '이미' 일어나고 말았다. 그렇기에, 박근혜의 파면은 기쁜일이지만 기쁨 중에서도 최악의 기쁨이라 생각한다.
박근혜의 파면은 끝이 아니고 시작이다. 조기 대선은 결정되었고 야권에서는 반드시 정권 교체에 성공해야한다. 어느분이 대통령이 되시든 '용서'와 '화합'이란 단어를 함부로 남용하지 마시고 마지막 먼지 한톨 한톨까지 '탈' '탈' '탈' 털어서 세월호 희생자들과 그 가족들의 울분을 풀어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박근혜씨, 당신은 이제 컨트롤 타워가 아닙니다. 잘 가세요.
박근혜(전)대통령은 기억해야 할 것이다. 본인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결과와 관계없이, 2014년 4월 16일에 대한 국민들의 질문과 추적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박근혜(전)대통령은 다시 한 번 기억해야 할 것이다. 2014년 4월 16일 대관절 자신은 무엇을 했던 것인지...P40
내가 단원고를 취재했을 때 학생들이 했던 말이 있다. ‘미안하다고 사과해주시고요. 그리고 잊지 않겠다고 약속해주세요.‘ 딱 두 가지였다. P67
기억이 그러하듯 망각도 삶의 방식이다. 어떤 일은 훌훌 털어버려야 숨을 쉴 수 있다. 다만 무엇을 얼마나 망각할지 골라내는 일이 삶의 품격을 결정한다. 망각의 대상을 잘못 고르면 점액질 속을 무작정 헤메는 아메바의 한 생애를 살아갈 뿐이다. 하여 상실 수치 잔혹의 과거 가운데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망각해도 좋을지 골라내는 일이 국가와 사회의 품격을 결정한다. 2014년 4월 16일 이후 2년여 동안,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를 지워버리려 안달이었다. 그들은 세월호를 망각의 대상으로 골랐다. 그것은 아메바의 시절이었다. 생명, 인권, 민주주의, 국가의 존재 이유가 송두리째 부정되었다. P168
내가 다시 던지고 싶었던 핵심적인 문제의식은 바로 ‘우리는 무엇을 위해 진상을 규명하려고 하는가‘였다. 이에 대한 대답은 이미 국민들이 제시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들은 ‘우리는 세월호 참사 이전처럼 살 수 없다‘고 외쳤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바로 한국 사회의 근본적인 개혁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국민들의 요구에 비추어보자면,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은 바로 근본적인 개혁에 앞서 수행되어야 할 선차적 과제이며, ‘대통령의 7시간‘이라는 것도 수많은 진상 규명 과제 중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할 수 있다.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무엇을 했느냐‘라는 문제는 그래서 부차적이다. 오히려 대통령이 대형 재난에 맞서 마땅히 무엇을 해야 했는지,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둘째 날, 셋째 날, 그리고 그 후 피해자들과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해야 했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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