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국회에서 의원들과 정부 각료들이 가뭄 비용에 대한 언쟁 끝에 결국 백만장자들이 비용을 대야 한다는 결의를 하게 되었을 때 나는 그 결정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왜냐하면 나도 백만장자였던 것이다. 슈로우베크와 브란데이스 같은 백만장자처럼 내 이름도 백만장자들 이름 옆에 나란히 신문에 실리게 되기를 기대했다. 가뭄이 내게 행운의 별을 보내준 것이었다. 불행한 상황이 내게 행운이 되고 내가 꿈속에서 대공이 나를 귀족 신분으로 승격시켜주기를 희망했던 대로 나를 그 자리에 데려다줄 것이다. 나는 여전히 견습 웨이터 때처럼 작지만 이제는 큰 사람이 되었다 백만장자가 된 것이다.
나는 명단에 백만장자 한 사람이 누락되지 않았는지 물어보았다. 소환장을 받지는 못했지만 나 역시 백만장자라고 했다. 그는 서류를 들고 연필로 이름을 하나한 짚어가며 확인하더니 나는 백만장자가 아니니 안심하고 집에 가라고 했다. 그건 착오일 것이며 나 자신이 백만장자라고 했더니, 그가 내 어깨를 잡고 정문으로 데려가 등을 떠밀며 소리쳤다. "내 명단에 당신 이름이 없단 말이야. 그러니 당신은 백만장자가 아니야!" 나는 저금통장을 꺼내 그에게 통장에 들어있는 백십만 코루나와 십 할리르스를 보여주며 의기양양하게, "그럼 이건 도대체 뭡니까?" 하고 물었다. 그가 통장을 들여다보았다. 내가 사정하듯이 "그러니 나를 내쫓아서는 안 됩니다." 하고 말하자, 그가 자비를 베풀어 나를 신학교 안으로 끌고 들어가 내가 수용되었다고 선포했다.
나는 웃고 있었지만 마음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내가 가진 백만 코루나와 채석장 호텔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백만장자들은 모두 입을 다물고 다른 곳을 쳐다보았다. 그들은 내 백만, 내 이백만 코루나를 인정하지 않았다. 내가 자신들 사이에 있는 걸 참고는 있었지만, 내가 자신들에게 결코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백만장자들은 전쟁이 일어나기 훨씬 오래전부터 많은 돈을 갖고 있었지만 나는 전쟁으로 벼락부자가 된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벼락부자를 자신들 사이에 받아들이고 싶어하지 않았고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 나는 그 신분에 어울리는 자가 아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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