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중히 감시받는 열차
보흐밀 흐라발 지음, 김경옥.송순섭 옮김 / 버티고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우리 할아버지가 그저 바보 멍청이일 뿐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고, 모든 사람들이 우리 할아버지처럼 독일군 앞에 막아서되, 손에 무기를 들고 대항했더라면 독일이 어떻게 됐을지 누가 알겠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나는 죽은 병사가 쥐고 있던 목걸이를 낚아쳤다. 달빛에 비춰보니, 작은 메달이었다. 한쪽 면에는 녹색 넷잎 클로버가 있었고, 다른 쪽에는 `행운을 가져다줍니다!`라는 독일어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그러나 이 네잎 클로버는 아무에게도 행운을 가져다주지 못했다. 그에게도, 나에게도! 그 역시 한 인간이었다. 나처럼, 혹은 후비치카 씨처럼 말이다. 특별하게 잘난 것도 없고, 특별한 지위도 없는 그저 평범한,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었다. 그런데도 우리는 서로를 쏘고, 서로를 죽음으로 내몰았던 것이다. 만약 우리가 이곳 말고 다른 곳에서 평범한 사람으로 만났더라면, 우리는 서로를 좋아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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