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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른 여자들
베르나르 키리니 지음, 백선희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7월
평점 :
지금 인터넷에서 가장 핫한 이슈라면 페미니즘과 남혐 그리고 여혐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딱 때를 맞춰서 이 책이 나왔는데 묻히고 있다니 신기하다.
책은 서두에 네델란드를 시작으로 벨기에, 룩셈부르크에 이르는 베네룩스 3국이 혁명이 일어났음을 알리며 시작된다. 그 혁명이라는 것이 바로 여성이 지배하는 제국이 탄생했다는 것이다. 그 제국은 혁명 이후 폐쇄의 길을 걷고 수십년이 흐른 후 우리의 피에르 굴드 일행이 제국을 방문하면서 겪은 일들과 제국의 신민인 아스트리트가 쓴 일기가 소설의 내용이다.
책은 20년 전에 국내에 출간되 이갈리아이 딸들과 비교할 수 있는데, 너무 오래전에 읽은 책이라 가물가물한데, 이갈리아의 딸들이 남녀 사이의 역할을 뒤집어 가부장제 속에서 여성들은 겪는 불평등을 남자들이 겪어보게 하는데 있다면, 이 책은 역할 교환 대신, 어떤 좋은 이념이라도 맹신과 극단주의에 빠지면 어떻게 되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하필 그 이념이 왜 페미니즘인지는 작가에게 따지자.
작가의 전작들인 단편과 비교하면 지루하지만 그럭 저럭 읽을 만 하다.
우리는 가련한 여자를 우리의 발아래에 무릎 꿇리고 있었다. 그녀는 우리의 노예였고, 우리의 권력은 절대적이었다. 2 더하기 2를 5라고 말하도록 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이한 일은 우리가 이토록 엉터리 같은 말을 지껄이는데도 베레니스는 우리가 정말로 옳다고 생각한다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유디트는 절대로 틀리는 법이 없으니까. 나 역시 유디트가 신뢰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틀릴 수가 없다. 내 입에서 진리가 나온다니, 내가 한 신통치 않는 말이 사실을 굴복시키다니, 참으로 믿기 힘든 일이었다. 내일이면 베레니스는 오직 나 때문에 자신이 늘 생각해오던 것과 정반대의 내용을 가르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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