킁킁 가게 - 제39회 샘터 동화상 당선작
김윤화 지음, 혜경 그림 / 샘터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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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난 그림책을 만났다. 제목에 킁킁이란 소리가 들어가서 어떤 소리일까? 책을 받아보기 전에 상상을 해봤다. 와사비 과자라도 먹은 건지, 매콤한 스낵을 먹고 코가 뻥 뚫리는 느낌에 킁킁 거리는 게 아닐까 생각해봤다. 책을 받았을 때 한 아이가 킁킁 냄새를 맡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킁킁 가게>39회 샘터상에 뽑힌 작품으로 416편 중 당당히 1등을 차지했다. 얼마나 흥미롭고, 어떻게 기대감을 차게 해줄지 기대하며 그림책을 펼쳐보았다. 주인공 아이는 그리워 하나 맡지 못한 냄새를 찾아 킁킁 가게를 찾아간다. 그 가게는 여러 가지 다양한 냄새가 모아진 곳이라 그 곳에 가면 그리워하는 냄새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았으나, 그 냄새만은 맡지 못한다. 그때 어느 아줌마도 그리워하는 냄새를 찾으러 킁킁 가게를 찾아온다. 두 명은 서로 어떤 냄새를 그리워하고, 그 냄새를 맡게 될지, 원래 원하는 바를 찾게 될지 궁금해진다.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가 생각났다. 그러나 잔인하거나 건조하지 않고 한국판 어린이용으로 다시 나온 기분이다. 조향사가 존재하듯 원하는 냄새를 진짜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상상에서 이 책은 시작된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냄새도 맡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소재는 단순하지만 아이디어가 독특한 그림책이다. 그림은 정겹고 주인공 아이와 아줌마의 모습이 서로 어루만지는 모습이 따뜻하게 다가왔다.

 

갓 지은 밥 냄새를 맡으면 할머니 냄새가 난다. 잘 우려낸 보이차 냄새를 맡으면 아버지가 생각난다. 과연 다른 사람들은 나를 어떤 향으로 기억할까. 그리고 내가 그리워하는 냄새, 그리고 그 존재는 누구일까. 나도 주인공 아이와 마찬가지로 그리워하는 향과 사람이 비슷하다. 그래서 결말을 주인공의 시선에서 내용에 귀기울여본다.

 

* 샘터 네이버 공식 포스트 http://post.naver.com/isamt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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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도서관
김이경 지음 / 서해문집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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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책을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이 만들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래된 고전에 정통하고, 해외서적에 대해서도 해박한 분이 글을 썼다고 생각될 정도로 내용이 한 곳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하게 어우러짐을 느꼈다. 얼마전에 읽은 책을 지키는 고양이편에 나왔던 책을 구해내려고 여러 가지 여정을 겪었던 주인공이 생각났다. 조금 별나기도 하면서 도서관과 책을 지키려는 모습이 사뭇 진지했다.

 

살아 있는 도서관도 여러 가지 직업이나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본인이 겪었던 삶을 이야기 해주는 것이 도서관이라고 부르는 것도 신기했고, 아이디어도 기발했다. 실제로 해외에서도 이런 사례가 운영되고 있다고 했다. 언제부터 시작된건지는 모르지만 한국에서도 *이라는 곳에서 사람 도서관 컨셉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그 도서관의 근원을 헤쳐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나 또한 살아있는 도서관의 책이 된다면 어떠한 책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까, 호러나 역사물보다는 자기계발이나 로맨스물 이였으면 좋겠다.

 

책의 내용 중에 책의 적을 찾아서라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 책의 역사를 더럽히고 피해를 주었으며, 죄를 저지른 사람이 누구인가, 가장 해악한 사람을 정하는 모의재판이 열리는데 이 부분이 참으로 흥미로웠다. 정치적 이유에서 책을 불태운 진시황과 히틀러, 신앙을 이유로 도서관을 파괴한 테오필루스, 이민족 문화를 말살한 카라지치, 이중에서 누가 제일 해악했는지는 물었다. 여러 가지 대답과 물음 중에서 결국은 책의 적은 책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과연 책의 적은 책일까? 읽다보면 그럴듯한 의견들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설득 당한다.

 

책의 후반부에 갈수록 소설 속 책 이야기의 배경이 된 것을 알려준다. 단순한 허구라고 생각했던 책과 도서관의 내용이 실제로 있었던 도서관과 책들, 역사를 배경으로 했다는 것이 놀라움을 자아냈다.

 

<살아 있는 도서관>은 제본형식이 누드제본을 택하고 있다. 다른 책을 만들때보다 수고로움이 더 필요했을 것 같고, 노력치가 더해진 것 같다. 읽으면서 혹시라도 책이 반토막 나거나 찢어지는 것 아닐까 걱정을 했었는데 더 단단하게 묶여져 있어서 그런지 책이 토막나거나 찢어지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보기에도 좋았고, 읽기에도 쫙쫙 펴져서 잘 읽혀졌다.

 

도서관을 떠올렸을 때 정적인 분위기가 있는데, 역동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주었고, 사람과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이미지를 만들어줬다. 또한 책을 가까이 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은 상상했을법한 책과의 깊은 심연을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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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 할 걸 그랬어
김소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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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내 눈을 의심했다. 책이 분명 속지가 흰색인데, 읽다보면 핑크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자세히 살펴보니 책의 전체 내지가 윗 부분은 흰색이고 아래쪽은 연한 핑크색감으로 처리되어 있었다. 중간 부분은 약간 그라데이션 되어 보이는 느낌이다. 읽으며 좋은 향기가 날 것 같은 책은 처음이다. 책 표지를 가리지는 않았는데 핑크 핑크한 게 여자분이 고급스레 골랐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의 저자가 전 MBC아나운서이자, 오상진씨 남편의 아내, 그리고 지금은 책방 주인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녹록치만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어떻게 그 과정 속에서 책방을 선택하게 된 것인지 용기와 결정력이 대단했다.

책의 처음은 아나운서로 일하고 있을 때 느꼈던 일들과 감정들이다. 8개월 동안 책상에서 아무 역할도 없이 책만 읽어야 하는 시간들이 너무 견디기 힘들었겠다는 생각뿐이였다. MBC파업과 여러 가지 일들로 시작된 고민의 시간들 속에서 그녀는 사직서를 내고 혼자, 아니 둘의 여행을 떠난다. 일본으로 가서 책방을 둘러보기 시작하는데 어휘에 자신이 없어서 일본어를 잘 하는 남편과 함께 떠났다. 책 속에서 남편에 대한 꽁냥꽁냥한 기분들이 고스란히 전해져 나와 신혼 분위기를 냈고 서로 잘 만났다 싶었다. 남편에 대한 내용을 표현하지 않으려고 한 것 같지만 구석구석 묻어나 있다. 일본의 책방들을 보며 역시 독서하는 사람들이 우리보다 많은 나라라는 것을 느꼈다. 특히 긴자역과 교바시역 사이에 있는 5평쯤 되는 작은 책방. 온통 흰색 벽으로 둘러싸인 공간에 기다란 테이블 하나. 그 위에 똑같은 책 수십 권이 놓여 있는게 신기했다. 일주일간 단 한권의 책을 여러권 판매하고 있었다. 책방주인의 고집이 묻어나고, 한 종의 책만 팔아도 장사가 될거라고 믿으며 판매하는 이들이 신기했다. 모리오카 서점. 책을 사려고 사람들이 보는 시간이 길수록 책을 반드시 구입한다는 상관관계는 없다. 그에 착안해서 서점을 운영하는 모리오카 서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과연 한국에서도 이런 곳이 있다면 가게 월세라도 낼 수 있을까. 걱정부터 된다. 서점 여행을 하며 빼먹을 수 없는 먹는 여행도 함께였다. 어쩌면 맛집만 갔을까, 싶을 정도로 먹고 싶은 음식들이 가득한 곳만 다녔다. 책방 자체에서 음식을 판매하는 곳도 있었다. 음식을 흘리면 어떻게 하나, 음식 냄새가 배면 어떻게 하나 싶지만 그런 점들도 생각하면서 음식과 책방의 콜라보를 이끈 책방의 운영방법이 보기 좋았다.

 

책의 중반부에 이르면 당인리 책 발전소라는 책방을 내기까지의 과정이 들어있었다. 어떠한 컨셉으로 책방은 운영할지, 독립책방, 동네책방으로 운영할지, 고민한 흔적들이 묻어났다. 내가 가장 동감했던 부분은 이 부분이다.

만약 하루키 소설을 정성껏 읽은 사람이 소설 속의 이야기를 진열대에 펼쳐놓는다면 어떨까. 등장인물을 분석하고, 그들의 행동과 말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심리학 서적을 함께 두는 것이다. 소설의 주요 모티프가 실제 역사적 상황과 배경을 바탕으로 한다면 관련 지식을 보충할 수 있는 책을 놓을 수 있다. 혹은 책의 배경인 지역과 문화를 직접 경험하게 해줄 여행 상품을 판매할 수도 있다.”

내가 만약 책방을 운영한다면, 그리고 돈에 상관없이 내가 놓고 싶은대로 책을 놓는다면 나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놓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마스다미리의 차의 시간을 읽었다면 마스다 미리가 마셔보았던 차를 조금 판매하거나, 케이크를 조금씩 판매하면 어떨까, 마스다미리가 필사 해 놓은 글을 진열해놓거나, 차를 마셨던 배경이 되었던 카페들 사진을 전시해도 좋을 것 같다. 마스다미리가 그린 그림을 책갈피로 만들고, 그녀의 프로필을 조금 크게 확대해서 작가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 생각만 해도 너무 들뜬다. 여행책을 소개했다면 여행에 좋은 필수품들을 진열하거나, 여행지를 다녀왔던 티켓이나 영수증을 놓아도 좋을 것 같다. 이 책의 작가인 김소영님도 이러한 생각을 하며 마인드맵을 해봤다는 것에서, 책방에 책을 하나하나 진열할때에도 얼마나 많은 구상을 했을지 상상이 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사람들이 오랜 시간을 들여 자신의 생각을 두툼한 책으로 엮고, 또 시간을 들여 길고 긴 글을 정성껏 읽었으면 좋겠다.” 나 또한 책방들도 책방주인의 특성과 컨셉에 맞게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났으면 좋겠다. 그러한 책들이 운영이 원활히 될만큼 경제적으로도 책방이 벌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책 읽는 인구도 좀 늘었으면 좋겠고.

 

<진작 할 걸 그랬어> 저자인 김소영님이 책방을 만드는 것에 이어 책과 관련된 글을 내게 되어 무척이나 반갑다. 셀럽인 분들이 책방을 차리니까 당연히 책방이 인기 있을 수 밖에 없겠구나 생각했는데 그 안에 얼마나 많은 노고가 숨어져 있었는지 몰랐다. 당인리 책 발전소 책방지기가 추천한 책 100권이 수록되어 있다. 눈 여겨 보게 되었다. 책에서 결국 좋아하는 일을 찾은 김소영 저자를 축하하며 나도 늦기전에 무언가 하기 위해 노력하고 싶어졌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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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령의 명작 산책 - 내 인생을 살찌운 행복한 책읽기
이미령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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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불교를 전공하고 불교 관련된 작업을 많이 해서인지, 그쪽 분야와 관련된 책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번 책에서 명작으로 소개된 책 중에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그 뜻을 헤아릴 수 있을까. 일단 설명해보고자 한다.

 

<공의 세계>란 책이 그러했다. 현사가 어부였는데 고기 잡는 일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어느날 아버지와 같이 고기잡이 나갔다가 아버지가 물속에 빠졌다. 당황하였지만 아버지를 구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발심하여 출가했다. 이 부분이 납득이 안 되었다. 본인의 마음이 시끄러워 출가하지 못하는 것이지, 어떻게 불효를 저지르면서까지 물 속에 빠진 아버지를 구하지 않고 그 길로 출가를 할 수 있느냐는 말이다. 누군가 죽어나갈 때까지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나서야 자신이 원하는 삶을 깨달아 그 길을 찾아나서는 모습이 전혀 이해가지 않았다. 하지만 저자는 그토록 처절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나의 가족 중에 종교에 귀의하신 분이 계셔서 이 대목을 읽어드렸다. 그 분은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역시 입장과 가치관의 차이 같다.

 

<셰익스피어&컴퍼니>가 나온다. 이 책은 얼마 전 <당신이 나와 같은 시간 속에 있기를>책에서도 여행가이자 저자가 영화 여행을 떠나며 직접 다녀온 곳이다. 여행지로도 손꼽히고, 명작으로도 꼽히는 이 파리에 고서점을 이제라도 알게 되어 다행이다. 이 서점은 수많은 유명 작가들이 발을 디디는 곳이고, 직원이 있기는 하지만 서점의 문을 열고 닫는 일, 책 판 돈ㅇㄹ 관리하는 일 등 모두가 그 서점에서 공짜로 먹고 자는 나그네들의 몫이다. 오갈 데 없는 젊은 여행객이나 작가 지망생들이 자기 이력서 한 장만 제대로 쓰면 맘껏 숙식하며 지낼 수 있다고 한다. <당신이 나와 같은 시간 속에 있기를>에서는 이 서점에서 머물려면 자서전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무엇이 맞는 건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나그네에게 충분히 비를 피할 곳을 마련해주고 머물 곳을 마련해주는 이 곳이 너무나 반갑다. 또한 아무렇게나 꽂혀 있는 책들 중에 보물도 발견할 수 있으니 이곳이야 말로 현대판 보물섬이 아닐까 싶다. 그 외에도 이 곳의 매력이 무엇인지 글로 보는 것 뿐만 아니라 직접 가보고 머물러 보고도 싶어졌다.

 

마지막으로 인상 깊었던 명작은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월든이다. 물론 내가 뽑은 명작 중에도 있는 책이다. 요즘 유행하는 소확행이나 와비사비라이프, 휘게스타일이 모두 헨리 데이빗 소로우가 이미 느끼고 경험한 것이 아닌가 싶다. “내 집에는 세 개의 의자가 있다. 하나는 고독을 위한 것이고 둘은 우정을 위한 것이며 셋은 사교를 위한 것이다.”이 대목에서 그의 삶을 엿볼 수 있다. 분명 필요한 것들이였지만 불필요하게 된 지금, 흥미로워하는 것들에 쉽게 질려버리고 의미없는 물건이 많아지는 요즘, 내게 세 개의 의자와 같은 철학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이번 책을 읽으며, 그동안 명작이나 고전이라고 생각했던 책들의 리스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저자가 소개해주는 책의 장르가 다양했고, 그에 따라 사람을 생각해보게 하는 영역을 넓게 해주었다. 명작들을 찾아 나서며 저자 외에 나 또한 행복해지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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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나와 같은 시간 속에 있기를
이미화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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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여행, 사진을 소재로 한 책이다. 어떻게 영화의 배경이 된 곳을 직접 찾아가 사진을 찍고 그 감정을 다시 느껴볼 생각을 했을까. 이 책이 만들어진 배경이 자못 궁금했다. 또한 저자가 직접 찾아다닌 영화도 영화에서 배경이 된 곳이 궁금해지고,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영화를 선정하여 직접 둘러보았다. 그 노력에 일단 감탄했다.

 

저자, 또는 여행가는 8개의 영화여행을 떠난다. 리스본행 야간열차,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 셋, 미드나잇 인 파리, 노팅힐&어바웃 타임, 클로저, 원스, 카모메 식당 등이다. 걷는 것을 좋아하는 저자의 입장에서 여행을 다니며 영화장소를 찾는 일은 하나의 일이라고 여겨지지 않고 즐거운 숨은장소찾기 놀이를 하고 있는 기분이였다.

 

이제는 현실로 돌아올 차례였다. 기차에 오른 나는 마치 오랜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사람처럼 깊은 잠에 빠졌다.” 우리가 여행을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일 것이다. 특히 좋은 영화를 보고 나서 배경이 되는 곳이 너무 좋아서 꼭 찾아가보고 싶다는 생각에 여행을 떠나게 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여행을 떠나면 반드시 돌아오는 순간도 있을 것이다. 늘 반복되는 하루하루지만, 그 일상 또한 하나의 영화와 같기를 바라게 되었다. 물론 로맨스나 휴머니즘 장르라면 더 좋고 말이다.

 

이렇다 할 특별한 일은 없었지만 이 특별할 것 없는 모든 순간들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여행에 빠져 있는 부분보다 현실로 다시 돌아오려는 길목에서 많은 동질감을 느꼈다. 어느 여행 이던지간에 돌아올 때 마음은 늘 같은 것 같다. 하지만 순간들이 반짝반짝 빛나기를 바란다.

 

서로를 같은 노래로 기억한다는 것이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노래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바로 원스라는 영화가 생각날 것이다. 헤어져야만 하고 그 사랑의 이별이 슬프지만은 않은 건 서로를 같은 노래로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나 또한 어떤 음악을 들으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장소와 시간, 계절로 그 사람을 떠올리지만 음악으로도 누군가를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알게 되었다. 하지만 노래를 듣고 나만 기억하는 사람이지, 상대방 또한 같은 음악으로 나를 떠올리지는 않는다. 그게 영화와 다르다.

 

이 책을 보며, 한 편의 영화를 본 기분이 들었다. 또한 나도 영화의 배경이 되는 곳으로 떠나고 싶어졌다. 상황이 여의치 않아 저자와 같이 먼 곳으로 떠나지 못하지만 국내로 생각하면 어떤 영화를 떠올리며 여행이 하고 싶어질까. ‘리틀 포레스트가 떠오른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 나왔던 숲에 있는 집에도 가보고 싶다. 꼭 그 영화의 배경이 된 집이 아니더라도 숲에 자연을 해치지 않으면서 조그마하게 있는 집에서 머물러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당신이 나와 같은 시간 속에 있기를>을 보며 간접적으로 여행과 영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이 책속에서 영화의 명장소를 찾아갔던 것처럼 이번엔 책에서 소개된 영화들을 다시금 보고 싶어졌다. 그렇게 된다면 내가 여자 주인공이 된 것처럼 감정이입이 잘 되지 않을까. 물론 해피엔딩이라면 더 좋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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