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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에 사로잡힌 당신에게 - 나는 내가 아픈 줄도 모르고
가토 다이조 지음, 이정환 옮김 / 나무생각 / 2024년 9월
평점 :
때때로 불안이 엄습할 때가 있다. 몸은 어른이 되었는데도 마음은 아이일 때처럼 불안과 외로움을 느낄 때가 있다. 현실을 살다보면 어른이 되어도 힘든 일을 겪으면 흔들리는 순간이 있는데 요즘 드는 생각은 내 힘으로 이겨내기엔 역부족이라는 사실이다. 대체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이 원인인지 고민을 해봐도 답이 나오지 않아 여러 심리 책을 읽어봤지만 뾰족한 답을 얻지 못했다. 그러다 이 책을 읽게 되었고 지금 내가 힘들어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어 도움이 됐다.
이 책은 일본의 교육학자, 심리학자인 저자가 쓴 책이다. 나는 저자의 거의 모든 책을 소장하고 있을 만큼 열렬한 팬이기도 하다. 이번에 출간된 이 책은 기존의 책이 제목을 바꾸어 새롭게 개정되어 나왔다. 처음 나왔을 때 읽었을 때도 나 자신의 현실적인 측면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이해하는 계기가 되어 도움이 되었는데, 이번에 새롭게 다시 읽으니 처음 읽었을 때와는 또 다른 자기이해의 계기가 되어서 나를 돌아보는 게 유익이 되었다.
남들보다 유난히 현실이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 누구나 거쳐가는 삶의 경로인데도 유독 그 관문을 지나서 길을 걷기까지 많은 노력과 불안이 동반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개인적인 능력과 별개로 내면의 힘이 남들보다 단단하지 못해 쉽게 흔들리고 주저앉게 되곤 한다. 이 책은 이러한 불안한 내면의 상태를 건강한 내면과 비교해 설명하며 '신경증'에 빠진 상태로 명명하면서 어떻게 하면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자기다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책은 현실의 자기 자신을 올바르게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지 못하기 때문에, 남들보다 삶이 고달프고 힘든 것이라고 말한다. 누구나 현실에서의 자신의 위치라는 것이 있다. 사회적인 지위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실질적으로 내가 어떤 일을 어디까지 할 수 있고, 또 해야 하는지 그것을 명확하게 이해하는 선이 있다. 그런데 신경증에 빠진 사람은 자신이 강에 사는 물고기인데도 하늘을 나는 새라고 인식하고, 그렇게 살려고 하는 경우가 있다. 현실의 나를, 그 위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불필요한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이 책은 신경증에 빠진 사람이 건강한 내면을 회복하여 어른답게, 나답게 살아가려면 현실의 내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실제의 나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책이 강조하는 것은 현실의 나로서 살아가라는 것이다. 이제는 어른으로 살아가라는 것이다. 아이일 때 부모님에게 충분히 응석을 부리지 못한 사람은 어른이 되어서 누군가에게 응석을 부리고 싶은 아이와 같은 마음으로 살아가게 된다. 이런 부분은 몸은 어른이어도 내면은 결핍으로 남아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방치하면 무의식적으로 부모를 대신할 누군가를 찾고 의존하며 결과적으로 진짜 나로 살아가지 못하게 한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이제 내가 신체뿐만이 아니라 정신적, 사회적으로 독립적인 어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며 현실을 직면하는 것을 의미한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어른의 삶을 살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