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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 대한민국 트렌드 - 과연 그 트렌드는 진짜 트렌드가 됐을까? AI와 인간이 함께 읽어낸 사람·소비·일의 8가지 키워드
조성호 지음 / 길벗 / 2026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 《2027 대한민국 트렌드》
조성호 지음
매년 새로운 트렌드가 등장한다. 그럴듯한 이름을 가진 키워드가 쏟아지지만 한 해가 지나고 나면 문득 궁금해진다.
‘그래서 그중 진짜 트렌드가 된 것은 얼마나 될까?’
《2027 대한민국 트렌드》는 이런 의문에서 출발한다. 특히 흥미로웠던 것은 저자의 직관만으로 미래를 전망하기보다 AI를 활용해 방대한 자료를 비교하고, 서로 다른 자료에서 반복되는 변화의 신호와 연결고리를 찾아 2027 트렌드 키워드를 도출했다는 점이다. AI가 자료를 폭넓게 살피고 인간이 그 신호가 우리 사회와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판단하는 방식이다.
책이 제시하는 8가지 키워드는 ‘SHEPHERD’라는 하나의 방향으로 연결된다. 자산전환, 주도권설계, 감정자산, 자기경영, 인간가치, 본질회복, 맥락독해, 신뢰검증. 결국 무엇을 가치 있게 여기고 선택할 것인지, 어디까지 기술에 맡기고 무엇을 스스로 판단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의 변화를 보여준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Human-in-Command, 주도권설계’였다.
AI가 글을 쓰고 이미지를 만들고 자료를 분석하는 일이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지금, 단순히 AI를 사용할 줄 아는 것만으로는 점점 차별화되기 어려울 것 같다. 결국 중요한 것은 AI에게 무엇을 맡길지 결정하고, 결과를 판단하며, 최종적인 방향을 정하는 능력이 아닐까. 책에서도 AI를 단순히 활용하는 단계를 넘어 인간이 AI를 지휘하는 변화를 이야기한다.
실제로 AI를 자주 활용할수록 이 부분을 더 체감한다. 예전에는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해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답이 타당한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그래서 ‘Deep Check, 신뢰검증’ 역시 별개의 트렌드라기보다 주도권설계와 맞닿아 있는 변화처럼 느껴졌다.
SNS와 광고, 후기부터 AI가 생성한 정보까지 우리가 접하는 정보의 양은 이전보다 훨씬 많아졌다. 그런데 정보가 많아질수록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는 오히려 더 어려워졌다. 책에서 말하듯 가격보다 후기를 살펴보고, 유명세보다 실제 경험을 찾으며, AI가 알려준 정보도 한 번 더 확인하는 행동이 이제는 자연스러운 습관이 되어가고 있다.
반면 기술과 데이터를 이야기하는 트렌드 책에서 ‘Human Touch, 인간가치’와 ‘Emotion Asset, 감정자산’을 주요 흐름으로 꼽았다는 점도 인상 깊었다.
AI가 많은 것을 빠르고 매끄럽게 만들어낼수록 오히려 실제 경험과 사람의 감정, 관계와 인간다움이 희소한 가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요즘 SNS에서도 지나치게 완벽하게 만들어진 콘텐츠보다 조금 서툴더라도 직접 경험한 사람의 이야기가 느껴지는 후기에 더 눈길이 갈 때가 있다.
기술이 발전하면 인간적인 가치가 약해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반대로 흔해진 것의 가치는 낮아지고 희소해진 것의 가치는 높아질 수도 있다. AI가 ‘잘 만든 것’을 얼마든지 생산할 수 있는 시대에는 무엇을 만들었는지만큼 누가, 왜 만들었는지가 더 중요해질지도 모르겠다.
결국 8개의 키워드를 읽고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각각의 유행보다 그 키워드들이 향하고 있는 방향이었다.
AI를 더 많이 사용하는 시대이지만 결정의 주도권은 인간에게 남겨두고, 정보가 넘칠수록 한 번 더 검증하며,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인간다운 경험과 관계의 가치를 다시 바라보는 것.
그래서 《2027 대한민국 트렌드》는 단순히 ‘2027년에는 무엇이 유행할까’를 알려주는 책이라기보다, 변화가 너무 빨라진 시대에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하고 판단할 것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책에 가까웠다.
미래를 정확하게 맞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쩌면 트렌드를 읽는 이유도 미래의 정답을 미리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 내 주변에서 조용히 시작되고 있는 변화의 신호를 조금 더 일찍 알아차리기 위해서일지 모른다.
2027년의 유행이 궁금한 사람뿐 아니라 AI 시대에 일과 소비, 관계와 선택의 기준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생각해 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