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읽으면서 눈물을 왈칵 쏟았던 때가 언제였을까요. 허랑한 문자의 나약한 힘이 내 안의 어느 곳을 그렇게도 세게 흔들고 아프게 건드리는 것일까요. 시를 읽는다는 것은 어쩌면 눈물을 기다리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ㅡ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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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속에서 읽고 쓰는 동안 우리는 스스로를 도우려고 애쓰
는 중입니다. 책의 힘, 그리고 책에 담긴 타인의 힘을 빌려 이깊은 곳에 있는 자기 자신에게 돌아가려고 애쓰는 중입니다. 뭔가에, 누군가에 의지해서 애쓰고, 어렵게 알아내고, 그리고 그 가치를 허투루 여기지 않는 사람만이 결국 자기 자신에게도 관대하고 타인에게도 잘 대할 수 있지 않을까요?
ㅡ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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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 ‘행위‘는 동일한 의미를 지닌다. ‘행위‘가 자유로울수록 ‘생명‘은 더욱 의미 있다. 인류의 실용적 행위는 모두 ‘유소의이위有所爲而爲‘, 즉 ‘무언가를 하기 위한 행위‘, ‘목적이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 이러한 행위는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행위이다. 하지만 인간의 심미적 행위는 ‘무소위이위‘, 즉 ‘목적이 없는행위‘라고 볼 수 있다. 필요에 의해 움직이는 행위가 아니므로 온전히 자신의 소망에 따라 이뤄지는 행위다. 목적이 있는 행위를하다 보면 사람은 환경에 좌우되는 노예가 되기 쉽다. 이에 반해 목적이 없는 행위를 하는 사람은 자신의 정신까지 자유로이 주재하는 존재로 거듭난다. 이것은 인간에게만 국한되는 현상일까. 아니면 사물에도 같은 원리가 적용되는 것일까? 실용성을 강조한 과학의 세계에서는 사물도 다른 사물과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의미를 부여받는다. 과학의 세계에서는 고립되고 절연 관계에사물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반면 심미적 세계에서는고립되고 절연한 존재가 그 본연의 가치를 인정받는다. 즉 ‘미‘는사물의 가장 가치 있는 일면을 부각시키고, ‘심미적 경험‘은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는 순간에 해당하는 것이다.
ㅡ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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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뭔가를 깊이 좋아하는 사람은 그 하나의 사랑에 자신이 귀하게 여기는 모든 가치를 부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하나의 사랑에서 출발해 세계 전체를 사랑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하나의 사랑에서 출발해 모든 것에 대한 답을 구하려 한다.
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랑은 결국 디테일입니다. 사랑하는 순간으리드 디테일로 기억하고 기억되길 바랍니다. 사라 에밀리 미아노의 『눈에 대한 백과사전』에 나오는 한 남자의 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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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일祝日


꿀벌들이 붕붕거린다
희고 붉은 꽃들이 재빨리 피어난다
까치가 귀가 아프도록 짖어댄다
대기는 부드럽고 따뜻하다

너는 오늘에 대해서만 생각한다 그렇게
아름다운 네가 죽어야 할 날은 이런 날이다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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