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들이 무관심한 것처럼 보인다면, 그것은 우리가 사물들을 무관심한 시선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맑은 눈에는 모든 것이 거울이다. 진지하고 엄숙한 시선에는 모든 것이 깊이이다.ㅡp.74
"세존이시여, 한 겁(劫)은 얼마나 길고 오랜 세월입니까?"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그대에게 설명할 수 있지만 알기 어려울 것이다.""비유로써 말씀하실 수 있겠나이까?""설명할 수 있다. 비유하면 가로 세로와 높이가 각각 일 유순이 되는 성이 있는데 그 안에 겨자씨를 가득 채워 두고, 어떤 사람이 백 년에 한 알씩 집어내어 그 겨자씨가 다하더라도 한 겁은 끝나지 않는다.ㅡp.186
이 순간 이 장소를 단단히 붙들어라. 미래는남김없이 이곳을 지나쳐 과거로 몸을 던지나니…....- 제임스 조이스
말벗최승호묵은 햇빛 없는 양재천변을 산책하면서내 말벗은 여울 물소리내 말벗은 지난날 허물내 말벗은 태어나기 이전의 나내 말벗은 쓰지 않은 시왜가리는 내가 다가가면 왝왝 소리치며 저만치 달아난다ㅡp.85
저녁이 젖은 눈망울 같다는 생각이 들 때눈은 앞을 바라보기도 하지만 뒤를 볼 수도 있다침묵이 아직 오지 않은 말을 더 빛내듯보지 않은 풍경을 살려낼 때가 있다눈을 감았을 때바보의 무구한 눈망울을 보았을 때 마음의 뒤란에 가꾸고 있는 것이 많을 때뒤를 만지듯얕은 것보다 깊은 것들을 살려내는 눈황소의 젖은 눈처럼 저녁이 온다꿈벅거리는 큰 눈 속으로 땅거미가 진다땅속이 환해서 뿌리가 자란다ㅡp.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