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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로빈 스턴 지음, 신준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7월
평점 :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The Gaslight Effect
로빈 스턴 / RHK
처음 이 책의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라는 제목만 봐서는 그 주제를 파악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읽고 난 후에는 ‘피해자(가스라이티)에게 직접적으로 해줄 수 있는 조언을 한 문장으로 가장 잘 표현한 제목이라고 생각한다.
일반인에게 “가스라이팅” 이라는
용어는 생소하다.
위키피디아는 아래와 같이 그 의미를 정의하고 있다.
"가스라이팅(gaslighting)은 상황 조작을 통해 타인의 마음에
스스로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켜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듦으로써 그 사람을 정신적으로 황폐화시키고 그 사람에게 지배력을 행사하여 결국 그 사람을
파국으로 몰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심리학 용어이다."
정신분석가 겸 심리치료사로 활동하면서 ‘가스라이팅’이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규정한 저자 로빈스턴은 1944년에 상영된
‘가스등’이라는 영화에서 ‘가스라이팅’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영화 ‘가스등’은 남자주인공인
그레고리는 여자주인공인 폴라의 모든 것을 빼앗기 위해서 폴라에게 그녀가 정신적/정서적으로 불안정하다고
끊임없이 주지시킨다. 처음에 폴라는 당연히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차츰 본인의 기억보다는 남편
그레고리의 이야기를 믿게된다.
위의 위키피디아에서 정의한 내용과 영화의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가해자(가스라이터)는 피해자(가스라이티)를
정서적으로 조종하려고 하며, 심리나 상황을 교묘히 조작하여 현실감을 떨어뜨리고 판단력을 흐르게 한다. 이 때 피해자가 가해자의 의도를 이해하고 가해자에게 본의의 의사를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있다면
가스라이팅은 성립되지 않는다. 하지만 피해자는 가해자가 본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만 관심이 있고 가해자와의
관계유지만을 위해서 생각하고 행동하게 된다면 결국 본인의 현실감을 잃게되며 가해자가 원하는대로 행동하게 된다. 로빈
스턴은 이를 ‘가스등 탱고’라고 정의한다.
즉 가스라이팅은 절대 한쪽의 의지만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저자는 이러한
가스라이팅의 특징을 파악하여 가스라이팅을 끊어 내려면 결국 가해자가 바뀌길 바라기보다는 피해자가 먼저 스스로 변하는 방향을 제시한다. 이를 ‘가스라이팅을 차단하는 6단계’로 소개하고 있다.
책을 읽으며 점점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특히 아내와의 관계에서 ‘나는 과연 가해자가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물론 처음엔 가해자의 유형을 파악하지 못하고 아내에게 정서적인 강요를 한 적이 없다는
사실에 안도했지만 가해자의 세가지 유형(매력적이거나 선량하거나 난폭하거나)을 알게 되고 큰 혼란을 겪었다.(다행히 아니다… 휴…)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즉 우리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산다. 나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어우러지며 산다. 우리가
하는 말과 행동은 우리에게만 국한되어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다. 의도했던 의도치 않았던 우리의 말과
행동은 타인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책은 피해자의 입장에서 피해자에게 가이드라인을 줄 수 있는
책이기도 하지만 혹시라도 내가 집에서, 직장에서, 학교에서
가해자가 되고 있지는 않은지, 혹은 우리 주변에 누군가가 가스라이팅으로 인해 힘들어 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