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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내 것이었던
앨리스 피니 지음, 권도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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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앨리스 피니는 작가이자 저널리스트, BBC 리포터, 뉴스에디터, 예술 및 엔터테인먼트 PD, 원어클락뉴스PD등의 이력을 지녔다. "원래 내 것이었던"은 그녀가 '파커아카데미'에서 소설집필 과정을 수료하고 처음 쓴 소설이다. 

첫 작품. 책을 읽기 시작할 때 저자의 첫 작품이라는 사실을 알고 읽었지만 별 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다. 
난 앱 개발을 하는 사람이다. 이제 10여년 앱 개발을 해왔다. 책을 읽기 전에 신입시절의 내 앱과 내 모습을 돌이켜봤다. 당시 나는 앱 개발로 입사하지 않았지만 어쩌다 보니 앱 개발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굉장히 막막한 상황에 나에게 주어진 1주간의 스터디시간을 활용해서 앱 개발과 관련된 지식을 수집하고 실무에 바로 투입이 되었다. 선배개발자와 팀장의 독려를 받으며 후배와 꼬박 2개월을 야근하며 앱을 만들어냈다. 그 당시 얼마나 뿌듯했던지... 하지만 지금 내 기준에 그앱은  퍼포먼스와 퀄리티에서 형편없는 앱이다. 내게 첫 작품이라는 것은 이러한 이미지로 다가 왔다. 음악에도 있지 않은가. One hit wonder. 얻어 걸린 한번의 성공. 왠지 이 책도 그런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작가는 나의 이러한 선입견을 시원하게 깨버린다. 지금까지 많은 책을 읽은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반전이 있는 소설은 나름 자주 접해왔다. 하지만 작가 앨리스 피니는 이미 신입이라고 보기엔 어려운 전개를 보여준다. 

소설은 총 네가지 시점으로 진행된다. "과거", "그때", "현재", 그리고 "그 후".
각 시점이 어지럽게 교차하면서 소설은 진행한다. 읽는 동안 각 시점에서 설명되는 캐릭터 묘사를 열심히 하나의 캐릭터로 연결하며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작가는 이러한 일반적인 소설읽는 방법으로 접근하면 안되나는 것을 깨닫게 해주려는 것 같다. 

반전을 참 좋아한다. 소설이든 영화든 음악이든 반전은 늘 새로움을 환기시켜준다. 시야의 확대 혹은 관점의 전환.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아주 좋은 표본이다. 총 두번의 큰 반전을 통해 독자의 긴장감을 폭발시킨다. 이미 주인공이 권두에 말하는 세가지 사실로 인해 긴장감이 넘치는 상태에서 말이다.

내 이름은 앰버 레이놀즈다.
나에 대해 알아야 할 세가지가 있다.

1. 나는 코마 상태다.
2. 남편은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3. 나는 가끔 거짓말을 한다.

이 책이 지루함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건 시점이 교차되어서 전개되는 탓도 있지만 위의 1번(나는 코마 상태다)이 주는 특수한 상황과 그 상황에서 주인공이 묘사하는 본인의 심리상태, 감정 등 일 탓이다.

소설은 진행 하면서 저러한 세가지 사실 열거를 자주한다. 아주 귀한 팁이다. 놓치지 마시길.

이제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지만 더운 기운은 여전하다. 서늘함을 느끼고 싶다면 꼭 읽어보시길 바란다.

참고로 저자는 이 책 이후에  'Sometimes I Kill'이라는 소설을 내년에 출간한다고 한다. 그것도 RHK에서 꼭 독자에게 제공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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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말하기 - 세련된 매너로 전하는 투박한 진심
김범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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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말하기 세련된 매너로 전하는 투박한 진심

김범준 / RHK

변호사는 달변가의 이미지가 강한 직업이다. 유창하게 때로는 혹독하리만치 냉정하게 말을 하는 캐릭터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말하기에서는 그가 변호사 출신임에도 그런 느낌이 전해지지 않는다. 오히려 조금은 답답하거나 지루하기까지 한 말투로 어눌하다는 지적도 받곤 한다.

저자도 처음엔 문재인대통령의 화법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나 또한 문재인대통령이 당선되기 전 까지 많은 관심을 가지고 그의 행동과 말에 집중했지만 정작 당선 이후엔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말을 잘하는 것에 가치를 많이 둔다. 물론 말 뿐 아니라 의사전달 전반에 대해 그렇다. 말과 행동으로 내 의사를 전달하고 상대의 생각을 듣는 과정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렇기에 더 말과 행동을 조심히 하려고 노력하지만 실수가 있게 마련이다.

프롤로그에 적혀있는 저자의 말이 나의 평상시 고민과 일치하여 옳은 고민을 하며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말하기를 하기 위해서는 이런저런 기술을 공부하기에 앞서 먼저 마음을 깨끗이 하고 인격을 수양해야겠다는 깨달음의 저절로 든다

저자가 문재인 대통령의 말들을 분석 후 내린 결론이다.

책을 읽다 보면 저자가 서두에 고백한 고민의 흔적이 많이 보인다. 저자는 혹시라도 이 책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선언과 같은 형태를 취할까 염려하여 많은 퇴고를 거쳤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남아있는 표현들이 독자로 하여금 저자의 정치적 성향을 알게 하는 것은 아닌가 염려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읽으면서 가장 혼란스러웠던 부분이 바로 이러한 모습니다. 때론 일반적인 말하기 관련 서적 같기도 하고, 중간엔 문재인대통령의 연설문 홍보 같기도 한 모습이 아직은 정돈이 덜 된 기분이다.

하지만 우리는 많은 정치적 풍파를 겪으며 지금의 문재인 대통령을 우리의 리더로 세웠다. 단순히 그의 정치색만으로 그를 그 자리에 앉힌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미 그의 말하기가 가진 힘에 의해 설득되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그러한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고 우리의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는 의미에서 한번쯤 읽어 볼 만 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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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로빈 스턴 지음, 신준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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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The Gaslight Effect

로빈 스턴 / RHK

처음 이 책의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라는 제목만 봐서는 그 주제를 파악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읽고 난 후에는 피해자(가스라이티)에게 직접적으로 해줄 수 있는 조언을 한 문장으로 가장 잘 표현한 제목이라고 생각한다.

일반인에게 가스라이팅이라는 용어는 생소하다.

위키피디아는 아래와 같이 그 의미를 정의하고 있다.

"가스라이팅(gaslighting)은 상황 조작을 통해 타인의 마음에 스스로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켜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듦으로써 그 사람을 정신적으로 황폐화시키고 그 사람에게 지배력을 행사하여 결국 그 사람을 파국으로 몰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심리학 용어이다."

정신분석가 겸 심리치료사로 활동하면서 가스라이팅이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규정한 저자 로빈스턴 1944년에 상영된 가스등이라는 영화에서 가스라이팅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영화 가스등은 남자주인공인 그레고리는 여자주인공인 폴라의 모든 것을 빼앗기 위해서 폴라에게 그녀가 정신적/정서적으로 불안정하다고 끊임없이 주지시킨다. 처음에 폴라는 당연히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차츰 본인의 기억보다는 남편 그레고리의 이야기를 믿게된다.

위의 위키피디아에서 정의한 내용과 영화의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가해자(가스라이터) 피해자(가스라이티)정서적으로 조종하려고 하며, 심리나 상황을 교묘히 조작하여 현실감을 떨어뜨리고 판단력을 흐르게 한다. 이 때 피해자가 가해자의 의도를 이해하고 가해자에게 본의의 의사를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있다면 가스라이팅은 성립되지 않는다. 하지만 피해자는 가해자가 본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만 관심이 있고 가해자와의 관계유지만을 위해서 생각하고 행동하게 된다면 결국 본인의 현실감을 잃게되며 가해자가 원하는대로 행동하게 된다. 로빈 스턴은 이를 가스등 탱고라고 정의한다.

즉 가스라이팅은 절대 한쪽의 의지만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저자는 이러한 가스라이팅의 특징을 파악하여 가스라이팅을 끊어 내려면 결국 가해자가 바뀌길 바라기보다는 피해자가 먼저 스스로 변하는 방향을 제시한다. 이를 가스라이팅을 차단하는 6단계로 소개하고 있다.

책을 읽으며 점점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특히 아내와의 관계에서 나는 과연 가해자가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물론 처음엔 가해자의 유형을 파악하지 못하고 아내에게 정서적인 강요를 한 적이 없다는 사실에 안도했지만 가해자의 세가지 유형(매력적이거나 선량하거나 난폭하거나)을 알게 되고 큰 혼란을 겪었다.(다행히 아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즉 우리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산다. 나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어우러지며 산다. 우리가 하는 말과 행동은 우리에게만 국한되어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다. 의도했던 의도치 않았던 우리의 말과 행동은 타인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책은 피해자의 입장에서 피해자에게 가이드라인을 줄 수 있는 책이기도 하지만 혹시라도 내가 집에서, 직장에서, 학교에서 가해자가 되고 있지는 않은지, 혹은 우리 주변에 누군가가 가스라이팅으로 인해 힘들어 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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