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계속된다 알마 인코그니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박현주 옮김 / 알마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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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계속된다>2015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을 수상하였고, 끝없이 앞으로 나아가고 마침표 없이 질주하는 방대하고 난해한 우리 삶의 이야기를 담았다. 스물한 가지 독특한 이야기의 보물창고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우리의 인생사가 말처럼 쉽지 않은 것처럼 책의 내용 또한 우리의 인생사와 같았다. 그래서 작가의 의도 파악을 제대로 하는 것이 쉽지 않았고, 끝없이 전개되는 이야기도 나를 힘들게 만들었다. 나처럼 책을 쉽게 읽고 싶은 사람에게는 맞지 않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읽으면서 용어와 문단이 의미하는 바가 모를 때도 많았다. 번역가가 번역을 잘못한 건지, 철학적 내용이 많이 있어서 그런지, 나의 문해력에 문제가 있는지, 집중하지 않고 읽어서 그런지. 나에게는 쉽지 않은 책이다. 며칠 동안 집중해서 다시 읽어 봐야겠다.

 

책의 내용을 일부 소개하면

 

제가 말하는 건 삶의 진부하기 짝이 없는 현실이다. 그릇 안에서 굳어버린 소금, 날이 갈수록 가늘게 해져서 매듭진 얼룩이 되어가는 신발끈, 길거리 폭행, 하수구로 떠내려가는 연인의 맹세, 그런 현실 속에서는 제비꽃 다발조차도 돈 냄새를 진하게 풍기죠.

 

심장이 뚫린 채로 저는 집으로 휘청휘청 걸어갔습니다. 제멋대로 이렇게 표현해도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치명적으로 달콤한 우울과 즉각적 반란의 필요성 사이에서 흔들거렸다고 할까요.

 

당신은 여기, 완전히 어안이 벙벙하며, 무력하고, 구제불능으로 길을 잃은 채로, 손 안에 무한히 단순화된 기억을 붙잡고 서 있기에, 더욱이 마음을 무너뜨릴 만큼 상냥한 우울까지도 함께 있으니, 당신은 기억을 붙잡고 있는 동안에는 그 현실은 무정하고 냉철하며 얼음처럼 차가운 거리를 두고 어딘가에 있다고 감각하기에.

 

쉰과 예순 사이의 여자 같다는 거야, 기분이 주기적으로 바뀌는 여자, , 아주 다정하게 대했다가 갑자기 분통을 터뜨리는 거야, 언제 다정하고, 언제 반대가 될지 알 수가 없지.

 

헤아릴 수 없이 깊은 우주, 끝없이 이어지는 추락, 아찔한 어지럼증, 마지막으로 나타난 눈부신 빛줄기, 참을 수 없는 우레 소리, 모든 소리가 아팠다.

 

우주, 모두의 마음을 빼앗고 감염시키는 혼돈, 이것으로부터 그는 지금 빠져나갈 길을 찾아야만 했다. 빠져나갈 길이 있기나 하면 말이지만.

 

나는 죽고 싶은 게 아니라 그저 지구를 떠나고 싶을 뿐이다. 이 욕망은 아무리 황당하다고 해도, 너무나 강해서, 마치 치명적 감염처럼 내게 남은 유일한 것이다. 그것이 내 영혼을 썩히고, 나를 따고 들어온다. 다시 말해 보통의 어젯날 한창때에 내 영혼을 사로잡았다. , 이 영혼은 더는 이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이 벗어날 수 없다. 그래, 좋다. 이 지구를 떠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지구를 떠난다는 것, 하지만 가가린과 다른 이들이 어떻게 내가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지에 관해서는 나는 정말 모른다.

 

하나의 두뇌에는 이미 벅찬 것 이상이다. 그리고 그건 집중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존재, 즉 나 자신의 존재와 힘을 끌어 모을 수 있는 능력에 관한 문제다.

 

나는 세상을 차단할 수 있다. 어느 한 시점에서는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차단한다. 세계는 물론 거기 있기 때문이다. 세계는 그 나름의 이성적인 방식대로 계속 작동한다.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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