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의 세 딸
엘리프 샤팍 지음, 오은경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3년 1월
평점 :
절판


 

제목 : 이브의 세 딸

저자 : 엘리프 샤팍

출판사 : 소담출판사

 

<이브의 세 딸>에서 세 딸은 주인공 페리와 그녀의 옥스퍼드대학 재학시절 친구 두 명이다. 이들의 성향은 모두 다르다. 쉬린은 종교를 증오하고, 모나는 독실한 이슬람 신자이고, 페리는 종교와 무교 사이에서 우유부단한 상태에 있다. 3명의 여성은 소설 속에서 각각 죄인, 신자, 방황하는 영혼으로 행동한다.

 

소설은 주인공 페리의 지갑 속에 보관한 그녀의 옥스퍼드대학 재학시절에 찍은 사진 한 장을 우연히 보면서 전개된다. 페리는 옛날 사진을 통해 감추고 싶던 과거를 떠올렸다. 영원히 가슴속에 묻고 싶었던 옥스퍼드대학 재학시절 사건으로부터 도망친 이후, 세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페리는 그동안 자신의 진정한 주인으로 살지 않았고, 남들이 좋아하는 이미지라는 가면을 쓰고 살아왔다. 페리는 애써 외면했던 자신의 과거를 당당하게 마주하고 진정 자신의 자유를 위해 도전한다. 과거를 딛고 일어서는 페리의 모습은 전쟁 같은 인생사에서 과거의 올가미로부터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준다. 좋은 책을 출간해준 소담출판사와 엘리프 샤팍 작가에게 감사를 전한다.

 

책 속의 내용 중 일부를 살펴보면

 

페리의 아빠와 엄마의 관계는 술집과 이슬람 사원만큼 서로 어울리지 않는 그런 것이었다. 대화할 때마다 찌푸린 눈썹과 강한 톤으로 변하는 목소리에만 신경을 곤두세우는 두 사람은 사랑하는 부부가 아니라, 체스를 두고자 마주 앉은 숙적 같아 보였다.

 

집안에 휘몰아치는 사상과 감정의 회오리는 페리를 혼란에 빠트렸다.

 

중동에서는 자신의 여자가 침실에서 자기의 모든 욕망을 받아 주기를 기대하는 남자들이 흔하다. 받아주지 않으면 화를 내고, 받아주면 여자는 가치를 잃고 창녀로 낙인찍히게 된다. 어떤 식으로든 젊은 여성이 이런 사고방식 앞에서 자신을 지키는 것은 불가능했다.

 

옥스퍼드 대학생의 5가지 그룹?

세상을 구하려는 애들

응석받이 유럽 애들

특별한 학교를 졸업한 애들

외국인 학생들

천재들

 

젊은 여자가 처녀성 검사를 받으면서 참느라고 움켜쥔 손에 남은 손톱자국들... 다리 사이에서 사람의 가치를 찾는 이 수백 년 된 모호하고 어두운 전통에 대해 끊어 오르는 분노를 느꼈지만, 무엇보다도 그녀의 분노는 자신을 향한 것이었다.

 

신에게서 그토록 많은 것을 배우다 보니

나는 더는 기독교인도, 힌두교인도, 이슬람교도도,

불교도도, 유대교인도 아니다...

내가 그토록 많은 진리를 깨닫다 보니

나는 이제 남자도, 여자도, 천사도 아니며,

더욱이 순수한 영혼이라고 생각지도 않는다...

 

페리는 우울감과 근심, 두려움이 너무 커서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걱정 때문에 현재를 살고 있지 못했다.

 

무신론자 교수는 종교는 어둠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꾸며 낸 동화다라고 말했다.

 

독실한 카톨릭 신자 교수는 무신론은 빛을 두려하는 자들을 위해 꾸며 낸 동화다라고 말했다.

 

아주르 교수는 사람이 사람다워지기 위해서는 믿음과 의구심 모두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 교수님은 절대적인 것을 추구합니다. 저는 우유부단은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완전성에 대한 집착은 경직된 사고의 산물이고, 탐구와 혼란은 인식력의 증거입니다.

 

학생은 단지 혼란스럽고 호기심만 많은 게 아니라, 스스로 삶을 어렵게 만드는 사람 같군요. 이런 성격은 스스로를 행복하게 만들지는 못한다.

 

아버지를 설득하는 기술을 버리고 남편을 설득하는 기술로 전환한 여자들이었다.

 

페리의 불안함의 근원은 그녀 자신, 내면의 어두움이었다.

 

진실이란 얼마나 찾기 힘든 보석인지... 말하는 것만으로도 기쁨이다.”

 

종교는 억압받는 자의 한숨이고, 가슴이 없는 세계의 감정이며, 영혼이 없는 세상의 영혼이다.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다.”

<마르크스>

 

지식이 없으면 추론할 수 없다. 지식없이 추론한다면 헛소리다.

 

태양이 이카루스의 날개를 녹인 것처럼, 확실성 맹신 병은 과학적 호기심을 파괴할 것이다.

 

신이 모든 불공정과 불의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신을 사랑과 연관시킨다. 신을 찾을 때 사랑을 갈구한다.

 

단 하룻밤만이라도 가벼워질 수만 있다면. 땅이 끝나고 허공이 시작되는 곳을 느껴 보고, 한순간에 자신을 허공에 내던져 홀가분하고 걱정 없는 부도덕한 사람이 되면 어떤 느낌일까?

 

페리는 미치지도, 용감하지도 않았다. 급진적이거나 혁명적이지도 않았다.

 

항상 여성스럽고, 균형잡히고, 신중하고, 적절하게 행동했던 나즈페리 날반트오울루는 사실 한계, 한계를 넘고 싶었다.

 

교수님과 키스를 하면 어떤 기분이 들까? 입술에 입술이 닿는 걸 느낀다는 건...

 

무조건 행복해지려고 애쓰는 것은 키가 크려고 애쓰는 것만큼 헛된 것이었다.

 

페리는 데런의 손길과 키스에 반응하면서도 다른 사람을 상상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사랑을 나누면서도 함께 있는 사람이 아니라 아주르 교수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고, 그와 함께 있다고 상상했다.

 

내가 신을 보는 방식으로 신도 같은 눈으로 나를 보고 있다.”

<에크하르트>

 

페리는 늘 자신에게는 무관심했다. 증오의 바퀴가 그녀의 영혼에서 돌고 있었다. 페리 자신의 탓도 있었다. 페리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피곤한 일인지 아무도 모를 것이고 누구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인간에게 자신을 미워하는 것보다 더 나쁜 감정은 없을 것이다.

 

인간의 뇌는 자기 자신을 속이는 데 전문가다.

 

페리는 생각했다. 양심이 아니라, 질투심에 귀를 기울였다.

 

자신의 수동적인 성격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파멸로 이끌 것이라고 그때는 생각지 못했다.

 

인간은 이상한 존재다. 수치와 망신에도 적응할 수 있다.

 

아주르 교수는 존경과 명예를 잃자 홀가분해졌다. 원했든 아니든 모든 역할에서 벗어나 그는 자기 자신으로 돌아갔다.

 

나쁜 자식이 말을 하게 놔두라. 사상에는 사상으로 저항하는 것이지. 책에는 더 좋고 더 믿을 만한 책으로 대답하는 것이고, 유머에는 유머로, 아무리 어리석더라도 그 사람들을 거부해서는 안되고, 입을 막아서도 안 되네. 그렇게 하면 정작 우리가 파시스트가 되는 걸세. 연사들을 못 들어오게 하는 건 해결책이 아니라는 말이지. 특히 대학에서는, 자유로운 생각과 다원주의를 억압해서는 안 되네.

 

이 사람은 증오로 말고 있어. 자네도 그 언어로 대답하게 되면, 그 자를 더 강하게 만들어 주는 셈이야. 증오를 뛰어넘는 새로운 스타일을 찾을 수 있다면, 자네는 자유로워질 거야. 우리는 모욕을 모욕으로 대응할 게 아니라, 이해와 지혜로 대응해야 한다.

 

왜 말을 참지 못했을까? 그의 인생에 수많은 문제를 일으킨 게 바로 그 혀였다.

 

사랑에 대한 갈망, 지식 탐구, 타인의 슬픔을 짊어지는 포용력.

 

페리는 아니오사이의 문턱에 있었다. 그러다 보니 머리는 혼란스럽고 복잡했다. 그런 나를 만든 건 나였다.

 

사랑도 사실 신앙과 같다. 결과를 알지 못하고, 알 수 없어도, 자신을 쏟아붓는다.

 

사랑은 감정을 강하게 만든다. 황홀경에 빠지게 한다. 제한된 자신의 존재를 넘어 누군가와 연결되는 아름다움. 그러나 사람이 사랑 또는 신앙에 지나치게 집착하면 모든 것이 독단적 신념이 된다. 사랑도 믿음도 과장되어선 안 된다. 어떤 것도 우상화해서는 안 된다.

 

세상에서 역할이라는 건 계속 바뀌는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숨에서 아주르 교수의 숨결을 느꼈다. 그의 심장이 그녀의 심장에서 뛰고 있었다. 그녀는 조심스레 옷장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페리는 자유를 향해 한 걸음, 또 한 걸음 걸어 나갔다.

 

<이브의 세 딸>은 이성에 대한 사랑의 본능을 주인공 페리를 통해 여과 없이 묘사하고 있다. 페리의 우유부단함은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성향이다. 늦게라도 페리가 아주르교수에게 전화를 해서 진실을 밝힌 것은 자신이 만든 우유부단함의 감옥에서 벗어나 세상 밖으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우유부단함으로 인해서 페리처럼 크고 작은 장애물과 직면한다. 소설 속의 페리처럼 우리도 용기를 내어 우유부단함을 이겨내야 한다.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a_seong_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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