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채색 아저씨, 행복의 도구를 찾다 - 잘하려 애쓰는 대신 즐기는 마음으로, 취미생활 1년의 기록
이경주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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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채색 아저씨, 행복의 도구를 찾다

잘하려 애쓰는 대신 즐기는 마음으로, 취미생활 1년의 기록


"일도 재미없고, 사는 건 팍팍해지고, 열정도 점점 사그라질 땐,

오롯이 재미에 빠져들 나만의 행복 도구가 필요하다!"


이 책은 인생의 중간 지점 그동안은 열심히 무언가를 위해 열심히 달려오던 누군가가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들어 무료해질 때쯤, 혹은 여전히 무언가를 열심히 쫒고 있어 여유가 없다고 느껴질 때 읽어보면 좋은 책인 것 같다. 인생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이 무엇일까를 떠올리게 하는 책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그림 그리는 취미가 있는 (있었던) 나에게 이 책은 너무나도 반가운 책이었다.

내가 처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2013년 정도였는데. 그 전에는 그저 다이어리에 짧은 글과 함께 그날에 있었던 일들을 작은 조각 그림으로 남기다가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려보자고 생각했던 것 같다. 

작가는 40대에 인생의 무료함을 느끼며 시작했지만, 나는 조금 더 빠른 시기 그러니까 아이를 키우고 육아를 시작한 30대 초반부터 무료함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정말 귀중하고 이루 말할 수 없이 즐거운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내가 점점 없어진다고 느꼈던 것 같다. 무료하다는 표현보다는 나의 생활과 나의 모든 것을 차지하는 Portion에서 점점 아이의 Portion이 늘어날 수 밖에 없었고, 그것은 즐거움 다른 한편으로는 서글픔도 있었다.

그래서 나를 찾고 싶었고, 나를 찾고자 했던 그림그리기 안에는 또다시 결국은 아이와의 생활이 온전히 담기기 시작했다. 그림에 투영되고 그림을 통해 발산된 나의 마음속 이야기, 소소한 일상은 그림이라는 매체를 통해 나타나다보니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기 시작했고, 내가 없어진다고 생각했던 것에서 아이와 함께하는 그 모든 것이 결국 나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한 계기였던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자꾸 지난 10년 동안 내가 그림을 그리면서 느꼈던 것들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이 떠올랐다.

최근에는 예전처럼 그림을 자주 그리지 않아 아쉬웠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내가 예전에 그렸던 그림들을 찾아서 기억을 떠올리다보니 다시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열정이 타오르는 것을 느꼈다. 

10년 전부터 나는 그림을 그려왔지만 그 취미 생활은 조금씩 느슨해져서 요즘은 한 달에 한번 정도 그림을 그리는 것 같아 갑자기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그림을 많이 그리지 않은 최근은 추억에도 공백이 있는 느낌이 들어 죄책감이 들기까지 했다.


"일도 재미없고, 사는 건 팍팍해지고, 열정도 점점 사그라질 땐,

오롯이 재미에 빠져들 나만의 행복 도구가 필요하다!"


정말이다. 요즘 다시 나에게 무료함? 인생에 대한 고찰? 권태기 같은 느낌의 시즌이 돌아온 것 같던 찰나에 이 소중한 책을 읽게 되어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한번 시작해보자.


"취미는 산책처럼 마음 가는 대로 즐기는 게 좋다. 내게 그림은 하고 싶은 때 하고 싶은 만큼만 하는 일상으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한다. ‘하면 된다’는 결의를 다질 필요도 없고, ‘되면 한다’는 가뿐한 마음이면 충분하다."


다만 너무 열정에 불태워 빨리 사그라들지 않게 서서히 다시 산책하듯이 즐기면서 해야겠다.

오늘 당장 가볍게 그림 하나를 그려야겠다.

누군가에게는 꼭 그림이 아니어도 되겠지만, 나에게는 정말 그림이 주는 힘이 컸기 때문에, 그리고 잊고 있던 그 힘에 대한 생각을 이번 기회에 다시 깨달았기 때문에 다시 그림을 그리는 것에 대한 동기부여를 준 것만해도 이책이 너무 고맙다.

추억의 조각들을 하나 하나 그려보고 나의 인생이 무채색에서 총천연색으로 빛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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