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대 리더육성 수업 : 문제해결의 사고력편 도쿄대 리더육성 수업 시리즈 2
도쿄대학 EMP.요코야마 요시노리 엮음, 정문주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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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선 도쿄대 리더 양성 교육 과정인 EMP 에서 강의를 맡고 있는 교수들과 인터뷰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역자 후기에서 써있는 것 처럼 지은이가 교수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연결점과 복합성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다학제적인 학문 융합에 대한 필요성이 많이 논의되고 있지만 그것에 대해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잘 느낌이 오지 않기도 하는데, 그런 점에 있어서 교수들이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값진 경험이 된다.


책에서 인상깊게 읽은 부분들을 적어본다. 주로 문제 해결력 자체와 관련된 내용을 꺼내려고 노력했다. 


"다양성 속에서 보편성을 끌어내려고 노력한다. "


"기법과 목적은 다르다. "

과학기술을 수단으로만 여기는 일본과, 과학기술을 목적 그 자체로 바라보는 서양 사회의 차이를 말한다. 이 차이로 인해 일본 과학기술 발전에 정체가 걸렸다고 말한다.


"사상과 이론은 사람들의 움직임을 세세한 수준에서가 아니라 큰 틀에서 결정짓는다."

이슬람 문화가 정치적으로 표출화 될 수 있다는 것이 911 사태 이후 명확해졌는데, 그 이후 최근들어 불거지고 있는 이슬람 사태를 바라볼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슬람의 이념을 진정으로 받아들이는 사람 입장에서 보자면, 누구나가 이해할 수 있는 진리가 엄연히 존재하는데 그것이 확산되지 않는 국제사회의 제도와 법률이 현실에 존재 한다는 사실이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지요."

"이슬람은 인류 전체에 진리가 파급되었다고 믿기 때문에 그때그때의 초강대국과 대항관계는 이루지요."

지금껏 일본 사회는 이슬람과 접할 일이 거의 없었다. 이슬람 사람들도 '유일신'을 믿지 않는 일본인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했고, 일본인들은 이슬람이라는 종교가 그들의 일상에 깊게 뿌리 박혀 있는 것을 과학으로 뽑아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여기서 충돌이 발생한다.


"합리적인 선택을 축적해도 실패하기도 하고, 과정이 합리적이지 않아도 성공적인 결말이 되는 케이스가 있다. 이런 이론에 어긋나는 현실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연구를 한다."

"사전에 목적을 명확히 하고,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최고라고 여겨지는 가치관이 정말 옳은 것인지 증명할 수 없다고 해도 계속 질문하는 것이 학자의 역할이다. "

흔히들 실패에서 배운다고 말한다. 진정으로 실패에서 배운다는 건 무엇일까. 여러 사례를 분석하고 그 안에서 보편적인 원리를 찾아내고자 하는 노력이 특히 요구되는 부분이 바로 실패에서 배우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연구자에게 설명능력, 언어능력은 중요하다. 다양한 영역의 전문지식과 경험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복수 영역을 이해할 수 있는 정보처리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 말은 특히 연구자들이 정부로부터 연구 기금을 따내려고 할 때, 일반인 대상으로 강연을 할 때 등 언제나 고민되는 부분이다. 어려운 말로 치장하더라도 공무원들이 원하는 결론은 심플한 것으로 정해져 있다. '일반인'에게 고도의 학문적 지식을 쉽게 전할 수 있는 능력의 중요성은 아무리 말해도 부족함이 없다(명문대 학생이 문제는 잘 풀어도 과외 학생에게 설명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걸 욕 먹는 케이스와 비슷하다고나 할까).


현대의 사태는 분야, 지역에서의 장벽이 무의미하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 걸친 지식과 분석이 요구된다. 대개의 문제는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발생하기 때문에 다각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고, 또한 각 분야별로 문제 해결 방식에서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학제적이라는 말이 생긴 것도 이러한 필요성을 반영하고 있다. 복합적인 분야의 원론부터 시작하여 방대한 양의 텍스트를 읽는 새로운 형식의 교양 수업을 수강하면서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하는 에너지를 학생 스스로가 발견하도록 한 것이 도쿄대 EMP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EMP 에서 강의를 맡은 다양한 분야의 교수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각 분야에서 지식이 발전돼 온 역사는 물론 교수가 지향하는 점을 간략히 소개하고 EMP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해 맛보기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 책의 제목이 "문제 해결의 사고력 편" 인 거에 비해 실제로 문제 해결력 향상과 관련된 내용이 중점적으로 다뤄지고 있지는 않다는 점이 아쉽다. 문제 해결력의 향상은 EMP에 참여하는 그 과정 자체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고 책을 읽고 알게 됐다. 이 책은 현재 여러 학문 분야를 이끌어가는 대가들의 인생을 엮은 전기 같으면서도, 대담론 같기도 하다는 느낌이다. 문제 해결력편이라는 거창한 제목에 반해 읽었다가는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결국은 다양한 학문의 어려운 텍스트를 모두 이해하고 스스로 문제에 부딪쳐보는 과정을 스스로 겪는 것이 문제 해결력 향상으로 이어질 거라는 것을 기억하고 넘어가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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