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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지옥
마츠바라 준코 지음, 신찬 옮김 / 동아엠앤비 / 201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난 아마도 마쓰바라 준코상의 이 '장수 지옥'을 읽지않았다면 언제까지도 진지한 죽음의 형태에 대해서 피상적 생각들로 가득했을 것이다.
우리보다 먼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이 안고있는 고령인구의 죽음의 문제는 남의 나라 이야기도, 타인의 이야기도 아닌 바로 나 자신.내 부모의 이야기였다. 단지 단 한번도 두려워 열지 못한 판도라 상자같은 거였다.
하지만 차분히 읽다보니 결국 예외없이 죽음을 맞아야하는 그 누구라도 한번은 깊이 생각하고 지나가기를 바라는 이야기들이다.
65세이상이 인구의 7%이상이면
고령화사회,14%이상이면 고령사회, 21%이상이면 초고령사회인데
일본은 이미 2007년에 21%를 넘으며 초고령사회가 되고 현재는 27%가 고령인구이며 75세가 넘는 후기고령자도 인구의 13%가 넘는 1600만명이라 한다.
일본은 생각했던것보다도 놀라운 속도로 초고령사회가 되었고 2025년에는 2100만명이 75세 이상의 후기고령자가 될것이라는 예측이다. 즉 인구 다섯중 한명이 75세이상의 후기고령자가 되는것이다.
여기서 작가는 연명활동으로 벌어지는것들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죽지못해 사는 고통. 존재하지만 존재하지않는 연명치료중의 고령환자들. 살아있으나 영혼이 존재하지않는거 같은 곳.. 뭉크의 절규와 같은 얼굴들.
위루관(위에 튜브를 연결해 영양을 섭취하는)수술을 한 한 예의 어머니는 뼈와 가죽밖에 남지않았으나 103세까지 연명이 계속되었다. 팔다리는 움직이지않고 굳었으며 자세를 자주바꿔주는데도 욕창에 시달려야했다.
연명치료가 환자 당사자에게 얼마나 고통스로운줄 모르고 가족의 감정만 주장한다.
살리는 일이 애정이라고 착각한다.
코에 위화감의 불쾌한 튜브를 삽입하고 팔에 2년동안 수액바늘을 꽂아 숯처럼 검게 변하고 더이상 꽂을곳이없어서 발등이나 손등처럼 고통이 심한 부위에 꽂아야했다고 한다.
연명치료엔 인공 호흡기.위루관.비위관등이 떠오르지만 기관절개,강제인공영양,인공투석,
수혈,강력한 항생제사용..등 나열이어려울정도로 많다.
작가는 나 자신을 잃는게 바로 죽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미 의지로 아무것도 할수없는 연명치료는 누구를 위한것인가....
연명치료가 오히려 노인학대라는 주장도 전한다.
매춘과 안락사가 다 존재하는 네델란드 사람들은 인생은 즐기기 위해 존재한다. 입으로 음식을 먹을수 없다면 끝이다...이게 그들의 사생관..
네덜란드에는 '연명'이라는 말조차없다. 스스로 씹지못할때는 자연스러운 죽음의 과정으로 본다.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연명치료가 진실로 환자를 위한것인지...깊게 생각하게 한다.
죽음은 반드시 찾아온다..
지금을 즐기고 있는가.
마지막에 자연사는 고통스럽지않고 물을 한방울도 마시지 못하는상태면 꿈결처럼 기분좋게 저세상으로 갈수있다는 강연내용에 조금은 마음이 무거웠던 죽음에대해서 상냥한 생각을 갖게했다.
나 스스로 사후 장기기증을 약속했고 연명치료에 반하는 자연사를 늘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더욱 구체적으로 목격한 노후와 연명치료..죽음이 더욱 자연사에 대한 신념을 확인해준거같다.
이 책을 덮으며 더 많은 사람이 한번은 진지하게 노후와 죽음에 대한 생각하기를 바라며 이 책을 읽은것이 큰 행운이였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