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 인명사전
아멜리 노통브 지음, 김남주 옮김 / 문학세계사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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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옛날에 프랑켄슈타인이란 괴물을 보고 무섭기도 했지만 왠지 슬퍼보인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그라고 그런 모습으로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았을 텐데...

플렉트뤼드도 그렇지 않았을까? 다른 평범한 소녀처럼 발그레한 빰에 통통한 몸이 그저 고민이었다면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책을 읽으면서 플렉트뤼드를 둘러싼 비정상적인 열망들을 보면서 내가 그 애의 엄마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자신의 특별한 삶을 완성하기위해 남편을 죽이고 자살한 엄마나 죽은 동생의 딸을 키우면서 남들과는 공유하지 않는 특별한 쾌감을 느끼는 이모나 모두 플렉트뤼드를 병들게 했다.

여자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특별하고 싶은 욕망, 신비로운 세계의 공주이고 싶은 공상, 그리고 책임지지 않으려는 이기심 속에서 어린 플렉트뤼드는 결코 정상적으로 자랄 수 없었을 것이다. 문득 내 어린 딸에 생각이 미쳤다. 부모라면 누구나 자신의 아이가 남들과 다른 특별한 천재성을 가지고 있다고 믿고 싶어한다. 나도 그런 착각속에서 나의 아이를 병들게 하고 외롭게 만들진 않았을까?

책을 덮는 순간까지 나는 한 매혹적이고 끔찍한 여자의 삶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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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고르 왕의 죽음
로랑 고데 지음, 김민정 옮김 / 문학세계사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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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위치나 연대도 알 수 없는 아프리카의 거대한 왕국 마사바의 송고르왕은 전쟁을 피하기위해 스스로 자살을 택한다. 세상의 전부와도 바꿀 수 없던 자신의 딸 사말리아의 결혼식을 하루 앞두고 선택한 자살을 그의 오랜 시종인 카타볼롱가만이 지키고 있었다. 역사에 기록된 위대한 알렉산더 대왕이 늙을 때까지 살았다면 혹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사말리아 공주를 차지하기위해 전쟁을 벌인 상고 케림과 쿠암, 아버지의 자리를 차지하기위해 등을 돌리는 사코와 당가 왕자들의 비극은 이미 오래전 그의 아버지 송고르왕의 업보에서 시작되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아버지의 7개의 묘지를 세우기 위해 끝도 모를 여행을 떠났던 수바 왕자도 길위에서 아버지의 따뜻한 부정뒤에 가리워진 잔인한 정복자로써의 얼굴을 확인하며 괴로움에 빠진다.

우리는 목표를 위해 앞만 보고 달리면서 뒤에서 누군가 나때문에 울고 있는 사람이 있나 돌아보지 않는다. 죽어서도 떠나지 못하고 비극의 끝까지 지켜봐야 했던 송고르왕은 그제서야 지난 날에 대한 회한에 빠진다. 끝없는 정복을 하고 다른 나라를 굴복시켰던 과거속에 그는 이제 자식들과 백성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죽어서도 죽지못하고 바라봐야 했다.

그에게 마지막으로 구원의 손을 내미는 것은 오랫동안 마사바를 떠나 있던 수바 왕자였다. 그는 아버지의 영혼을 떠나보내고 폐허가 된 마사바궁전을 떠나며 새로운 왕궁을 세울 것을 결심한다. 정복을 기념하기위함이 아니라 모두가 그 아름다움을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는 그런 궁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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