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 인명사전
아멜리 노통브 지음, 김남주 옮김 / 문학세계사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옛날에 프랑켄슈타인이란 괴물을 보고 무섭기도 했지만 왠지 슬퍼보인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그라고 그런 모습으로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았을 텐데...

플렉트뤼드도 그렇지 않았을까? 다른 평범한 소녀처럼 발그레한 빰에 통통한 몸이 그저 고민이었다면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책을 읽으면서 플렉트뤼드를 둘러싼 비정상적인 열망들을 보면서 내가 그 애의 엄마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자신의 특별한 삶을 완성하기위해 남편을 죽이고 자살한 엄마나 죽은 동생의 딸을 키우면서 남들과는 공유하지 않는 특별한 쾌감을 느끼는 이모나 모두 플렉트뤼드를 병들게 했다.

여자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특별하고 싶은 욕망, 신비로운 세계의 공주이고 싶은 공상, 그리고 책임지지 않으려는 이기심 속에서 어린 플렉트뤼드는 결코 정상적으로 자랄 수 없었을 것이다. 문득 내 어린 딸에 생각이 미쳤다. 부모라면 누구나 자신의 아이가 남들과 다른 특별한 천재성을 가지고 있다고 믿고 싶어한다. 나도 그런 착각속에서 나의 아이를 병들게 하고 외롭게 만들진 않았을까?

책을 덮는 순간까지 나는 한 매혹적이고 끔찍한 여자의 삶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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