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딱이야 - 2022 어린이도서연구회 추천도서 I LOVE 그림책
민 레 지음, 댄 샌탯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혹시 픽사 영화를 볼때 본편인 애니메이션이 하기 직전에 나오는 단편영화들을 기억하시는지요? 본편영화도 기대되지만 앞서 하는 단편영화들도 기대하고 보는 편인데요. 이번 책을 읽으면서 2015년 단편인 [산제이의 슈퍼팀]이란 단편이 생각났습니다. [우리는 딱이야]에서는 할아버지와 손자의 소통을 다루고 있는데요. 산제이의 슈퍼팀에서는 아버지와 아들의 소통을 다루고 있습니다. 어느 나라, 어느 세대나 아이와 어른이 소통하는 건 정말 힘든 일인듯한데요. 특히 아이들과 교류가 많지 않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나 바쁜 아버지들에게는 더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와의 소통을 포기할 수는 없기 때문에 요즘 우리네 가정에서도 다양한 노력들을 하고 있는데요. [우리는 딱이야]에서는 할아버지와 손자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저도 어릴적에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댁에 가서 방학마다 뒹굴뒹굴 했어도 할머니와의 추억은 있지만 무뚝뚝했던 할아버지와의 추억은 별로 없었습니다. 아마 어린 저도 괜히 무뚝뚝한 할아버지가 무서워 피해다녔기에 더 소통이 힘들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때 좀 더 할아버지와 살갑게 이야기해볼걸 하는 후회가 남아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어린아이가 된다고 하나요? 사실 아이와 어르신들의 소통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조금만 벽을 허물면 되는데 평소 얼굴을 자주 마주하지 않던 아이와 어른이 맘편하게 소통하기는 쉽지 않지요. [우리는 딱이야]에서도 아이와 할아버지는 언어도 안통하고 보고싶은 것도 다르고 하고 싶은 것도 달라 서로 불편해합니다. 하지만 심심해진 아이가 그림을 그리면서 바로 아이와 할아버지는 마음을 터놓고 소통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말은 안통하지만 그림으로 하나가 되어 아이와 할아버지가 소통하는 장면이 참 인상깊었습니다. 그림 속에서 마주한 아이와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엄마가 돌아옴으로서 막을 내렸지만 아이의 크레파스와 할아버지의 붓을 교환한 걸로 봐서는 앞으로도 둘 사이의 이야기는 계속 될 것 같은 기분좋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자유로운 상상력을 가진 아이의 색이 긴 세월동안 자유와 상상을 잃고 무채색으로 변해버린 할아버지의 그림에 어떤 활기를 넣어줄지 기대가 됩니다.
이제는 핵가족이란 말도 옛날 말이 되어버렸는데요. 1인 가구도 많아지고 자녀가 있어도 집안의 어른들과 함께 살지 않고 떨어져 사는게 일반적인 가족의 형태가 되어버렸습니다. 조부모는 내 부모의 부모일뿐 가족이라는 느낌이 안들고 점점 가족의 울타리가 좁아져 속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가족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마도 이런 현상은 더 심해지고 가족이어도 서로 얼굴도 모르는 일이 생길 것만도 같습니다. 가족이란건 나를 둘러싼 최초의 울타리이자 가장 강력한 나의 편이 되어주는 사람들인데 점점 수가 줄어들어 고립된다면 정말 슬플 듯 한데요. 이렇게 되지 않으려면 가족간의 소통이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는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 부모님들도 만찬가지 일듯 합니다. 힘차게 일을 하고 노력하고 살아왔지만 이제는 사회적 약자가 되어버린 우리 부모님들에게 자녀로서 손자로서 그 울타리가 되어드려야 할듯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절되었던 이야기들을 다시 이어져 나가야할 텐데요. 아마도 그 역활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건 바로 아이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미 딱딱해진 어른인 저보다는 유연하고 자유로운 아이에게 살짝 기대서 오늘은 부모님께 영상통화라도 해봐야겠습니다 ^^ 떄로는 어색한 말보다 얼굴을 마주보는 것 만으로도 서로를 이해하고 대화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