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일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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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나 영화를 보면 교도소에서 죄를 저지른 사람이

종교를 통해 스스로를 용서받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현실에서도 아예 없는 일은 아니죠~)

하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죄가 사해지는 걸까요?

종교를 비판할 마음은 없습니다만

그렇게 죄를 사하여 주셔서 죄를 지은 사람만

마음이 편해진다면 나머지 주변인들은 어떻게 해야하는거죠?

그에게 희생된 사람은 그럼 순교자가 되는걸까요??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영화 [밀양]에 보면

아들을 죽인 살인자가 교도소에서 종교를 통해 자신은

이미 용서를 받았다는 말을 듣고 전도연씨가 고통받는 장면이 나오죠..

과연 용서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죄를 저지른 사람,

그에 희생된 사람,

희생된 사람의 주변사람들

대부분의 범죄는 이 둘에만 집중이 되어있습니다.

신문이나 티비 인터넷 같은 매체 어느곳에서도

가해자의 가족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고 궁금해하지도 않죠..

가해자의 가족들은 그럼 어떤 삶을 살까요??

책을 읽는 내내 범죄자를 통해 지옥으로 떨어지는 사람들에

대한 애틋함이 머릿 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희생자와 그 가족은 물론 범죄자의 가족들까지요..

나오키의 마음은 형이 할머니를 죽인 시점에서 이미 죽어버린 거겠죠

편지는 나오키의 행복해질 수 있을까 하는 독백으로 끝나지만

나오키는 영원히 행복해질 일은 없겠죠..

행복한 순간 속에서도 불안과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는 삶...

저라면 매 순간이 지옥일 것 같습니다.

어쩌면 살인이란 죄는 범죄자 한사람이 감내하기에는

너무 죄가 커서 그 가족까지 그 죄값을 치루고 살아야 하는 걸지도 모릅니다.

그럼 차라리 교도소에서 벌을 받는 범죄자의 삶이 더 낫지 않을까요

편견은 어디서나 존재하고 사회에서 살고 있는 모든 이는 예외없이

편견과 맞서서 살아야하는데 그러기에는 살인은 살인자의 가족이라는 편견은

너무나도 크고 괴로운 삶의 무거운 굴레니까요....

하지만 언젠가는 그 차고 넘치는 죄가 덜어지는 순간은 있겠지요

모든 죄를 내려놓을 수는 없지만 죄가 덜어지는 그 순간만을

기다리며 속죄를 하다보면 희망이라는 게 어느 순간에 피어나진 않을까요

죄를 지은 사람은 벌을 받아야하고

특히 살인은 가장 고통스런 벌을 받아야한다고 생각하지만

모든 살인자가 용서받을 수 있는건 아니다시피

모든 살인자가 용서받지 못하는 건 아닐거라고

사람은 누구나 평등하게 평화롭게 살아야한다는

인류애적인 마음으로 조용히 두 사람을 응원해봅니다..

흰색 책 표지를 벗기면 나오는 하드커버에 일러스트인

두사람의 그림자...

책을 읽고 난 후에 이 그림도 참 마음에 와닿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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