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옥을 살아가는 거야
고바야시 에리코 지음, 한진아 옮김 / 페이퍼타이거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첫직장, 첫독립, 첫월급...치열하게 시작한 처음하는 생활 2년 후에 남은건

삶에 대한 좌절과 우울 자살충동뿐이었던 저자는 자살시도 이후에도

정신센터의 불법행위를 통한 억압, 울타리가 되어야할 사회제도의 헛점,

...

사회적 비난과 편견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점점 피폐해지게 됩니다.

작가는 처절하게 바닥을 향해가는 자신의 처지를 가감없이 담담하게 써내려갔는데요

문장이 담백해서인지 오히려 처절하게 와닿네요...

최근 누구나 겪고 있다는 [번아웃증후군]

충분히 보상받지 못한 노동, 과도한 경쟁체계, 풀어내지 못하는 스트레스 등을 통해

무기력해지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작가또한 야근수당없는 회사, 아무리 일을 해도 늘지않는 급여,

도시에서 살기엔 턱없이 비싼 물가, 진실되지 못한 인간관계,

그리고 무엇보다 우울했던 어린시절을 지내며 결국 무기력을 지나 자살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됩니다..

산후우울증에 시달렸던 저로서는 우울과 무기력을 지나 자살이란 선택이

그다지 어색하고 극단적이라고 생각되지 않습니다만..

같이 책을 읽은 건강한 정신을 가졌다고 자부하는 친구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같은 상황을 겪고도 다른 선택을 하게 되는건 제가 생각하기엔 그냥 자연의 섭리같아요 ^^

저 또한 건강한 가정에서 자라고 나름 안정적인 생활을 했었는데

덜컥!하고 우울증이 찾아왔으니까요~

그래서 제발 주변에서 우울증에 걸렸다고 편견을 가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아직도 정신의학과나 상담을 받는 것에 거부감을 가지거나

이상한 시선을 보내는 사람이 많은데요..

현대의 우울증은 마음에 감기가 걸린거라고 생각해요

감기에 약도 없다고 시간이 지나면 낫는다지만..

독감은 약먹어야 낫는거잖아요..

아프면 병원에 가는 거구요...

제발 이상한 시선을 거두어 주었으면 합니다..

작가를 힘들게 했던 부분 중의 하나는 제대로 된 정신건강센터를 만나지 못한거 같아요

제약회사와 결탁하여 환자를 이용하고 상업적으로 몰아붙이는

정신건강센터는 도리어 환자에게 독이 된다는걸 절실히 느꼈습니다.

실제로 작가는 사회적으로 어떻게든 연결되고 싶어했는데

정확한 상담이나 정보제공을 하지 않고 기초생활수급자로 만들어버렸습니다.

특히 아직 미성년이었던 다른 여학생환자를 우울증에 걸린 정신질환자이므로

기초생활수급자로 살아야한다고 최종목표를 결정해버리는 부분은 정말 소름끼쳤습니다.

다행히 이러한 부당함에 대해 느껴 빠져나오고싶어하지만..

환자인 작가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자살뿐.....

자살이란 방법밖에 모르고 아무도 다른 방법을 제시해주지 않는

센터와 시의 사회복지사들때문에 점점 구렁텅이로 떨어지고 맙니다..

마지막 자살시도 이후 센터에 거부당한 덕분에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스스로의 힘으로 직장을 얻고 친구들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모습을 보면 결국 작가는 계속 일을 하고 싶어하고 사회적으로 연결되고

싶어지고 싶어하는 욕구가 엄청나게 강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방법을 모르고.. 사회적인 약자들을 받쳐줄 수 있는 제도나 환경이

엉망징창이라 자신이 알고 있는 자살이란 단 하나의 방법만 써왔던것 뿐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삶을 포기하지 않았기에 저항하고 싸워서 이겨낸 작가를 꼭 안아주고 싶어집니다.

삶을 사랑해서 자살을 선택했던 작가의 10년은 앞으로 다가올 삶에

큰 양분으로 보통을 살아가기를 위한 삶의 양분이 될것 같습니다.

보통처럼 보통으로 중간만 가게 살았으면 좋겠다.

큰탈없이 큰 고통없이 딱 보통으로만 살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요즘

보통으로 살기가 엄청 어려운 일임을 알려준 [이 지옥을 살아가는 거야]

저도 힘들때마다 곁에 두고두고 읽어야겠습니다.

보통으로 살고 있는 나에게 힘을 내라는 의미로 한장한장 읽어내려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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