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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가 되고 싶어 ㅣ 위픽
김화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2월
평점 :
책에는 세 명의 주요 등장인물이 있다. 주인공 가은과 가은의 직장 동료 완, 그리고 완이 가은에게 소개시켜 준 친구 수경이다. 가장 친한 동료였던 완은 가은에게서 서서히 멀어졌다. 이제 가은은 완보다 수경과 친해졌으며 권태로운 자신과 달리 재미있게 살아가는 수경이 부럽다.
얄궂은 마음에는 이유를 묻지 않기
가은은 왜 완이 자신과 멀어졌는지 모른다. 이유를 알려고 곰곰히 생각해 봐도 그 답은 가은 혼자서는 영원히 알 수 없다. 물음과 자책, 서운함과 실망을 반복하며 지친 가은은 이유를 묻지 않기로 하고 덤덤해지는 연습을 한다.
수경은 가끔 연기가 된다고 말한다. 꿈에서 본 것 같은 순간, 자신은 연기가 되어 그 꿈에 들어갔다가 나온다고. 그 꿈에서는 시점이 자유자재라 '나'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시점으로 오감을 느낄 수 있다고. 소설의 말미에 가은이 본 이래 가장 긴 시간 동안 연기가 되었다가 돌아온 수경은 가은에게 말한다.
"가은, 상황이 바뀌면 네가 완이 되기도 할 거야. (…) 가끔 내 우물에 놀러 와."
가은이 수경에게 부러움을 느끼듯, 완도 가은에게 부럽고도 얄궂은 그런 미묘한 마음을 느꼈을까? 가은이 완이 되면 수경은 가은이 그랬듯 왜를 반복하다가 결국 덤덤해지고 말까?
하나의 나 안에 수많은 내가 있음을 잊지 말기
내가 생각하는 나와 타인이 생각하는 내가 다르며, 아마 영원히 이 둘은 같을 수 없을 거라는 사실을 수경의 문장을 되뇌이며 떠올렸다. 우리는 아마 가은, 완, 수경이 되는 일을 수없이 반복하며 살아갈 것이다. 그러나 한 번에 꼭 하나의 인물이 되지는 못할 것이다. 내가 보는 나와 타인이 보는 나 사이에는 영원히 메울 수 없는 틈이 있으니, 우리는 가은이면서 완이고 수경이면서 가은인 채로 살아갈 테다.
너는 어쩜 그렇게 좋니? 왜 볼 때마다 좋니? 왜…… 나는 그런 게 안 되니? - P30
이것은 나 혼자 성실히 참여한 실험. 묻지 않기. 보채지 않기. 떠나고 싶어 하는 사람을 보내주기. 나대로 살기. 혹은 나대로 살고 싶은 것을 참기. 무덤덤해지기. 기대하지 않기. 실망하지 않기. - P50
가은, 상황이 바뀌면 네가 완이 되기도 할 거야. …… 가끔 내 우물에 놀러 와.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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