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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이다 (반양장) - 노무현 자서전
노무현 지음, 유시민 정리,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엮음 / 돌베개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故 노무현 前대통령이 쓰신 글들을 정리해서 엮은 자서전이다. 직접 회고록-성공과 좌절-을 못다 완성하시고 가셨고 노무현재단과 유시민 작가가 정리하여 엮은 책이다.
부끄러웠다.
능력있는 사람은 많으나 과연 누가 이 나라 정치판에서 특히나, 그 시대 그 상황에서 누가 능력발휘는 고사하고 견뎌낼 수 있으랴.
과연 누가 이만큼 용기를 가지고 일생동안 온몸으로 끈질기게 정의로운, 원칙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 몸부림칠 수 있단 말인가.
자살이 아니다.
무차별적으로 의미없이 끊임없는 공격을 위한 공격들로 인한 타살이다. 이명박 정권, 조폭언론 조중동을 비롯한 수많은 언론, 빈대처럼 살아온 크고 작은 권력단체들, 그리고 무관심한 국민들이 그분을 죽인 것이다.
약자에게 약하고 약자를 괴롭히는 강자에겐 끝없는 불같은 분노를 가슴에 품고 산 사람. 대한민국은 임기5년의 대통령 한 사람을 잃은 것이 아니라 이 나라를 이끌고 갈 깨어있는 진정한 청년을 잃어버렸다.
대한민국이 아직도 먼 이유는 저 더러운 정치판의 축소판이 기업, 교육, 종교계까지 사회 곳곳에서도 어렵지 않게 재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대통령이 이 썩은 나라를 살려보겠다고 백방으로 날뛰어도 좀비마냥 온통 전염되어버린 사회 전체를 상대로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한 사람에게만 의존해서는 될 일이 아니다. 이 사회의 가장 작은 단위부터 뜯어고쳐야 간신히 희망의 끄나풀을 붙잡을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나는 청년시절 무지한상태에서 노무현을 찍었지만 그 뒤로 이어져온 잔인한 무관심은 이 시점에서 눈물을 흘리는 것조차 부끄럽게 만든다.
이제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다. 육체는 떠나갔고 용기있는 한 사람의 리더가 이끌어가는 나라에서 사는 기회는 잃어버렸다. 그러나 그의 정신은 더욱 중무장하여 다시 싸울준비를 하고 전장에 나타났다.
더 좋은 세상을 위하여 나부터 깨어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