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적 글쓰기 - 열등감에서 자신감으로, 삶을 바꾼 쓰기의 힘
서민 지음 / 생각정원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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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좀 열심히 하기 시작하다보니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때부터 글이야 항상 잘 쓰고 싶었지만 잘 쓰기 위해서 무슨 구체적인 노력을 한 적이 없는 것 같다. 대학 논술 볼 때조차도 신문 사설 열심히 봐야한다는 생각 외에는 특별히 한 적도 없고 뭘 어떻게 해야할지도 몰랐다.


삶의 낙이 없어지면서 책보는 시간이 점점 늘어갔다. 퇴근하고 습관적으로 틀던 TV를 아예 틀지 않게 되었고 샤워하고 곧바로 블루투스로 앨범 하나 걸고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보게 되었다. 습관이란 정말 무서운 것인가 보다. 


독서를 하고 나면 나는 '그래서?'라는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이 책은 나한테 뭐였지? 나의 무엇을 바꾼거지?


학창시절 교재로 사용하던 책 한권을 마스터하기 위해 한 학기를 바치지 않았던가. 그런데 책 한 권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투자하는 시간은 정말 너무 짧다. 시간 떼우기 식의 한 번 웃고 지나갈 책이라면 모르겠지만 무언가 배울 것이 많은 책일수록 수백 페이지의 책을 읽고 그 가르침을 다 기억하는 것은 정말 불가능한 일이다. 예전에 재미있게 본 영화조차도 몇 년 후에 보면 처음 보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때가 너무 많은데 하물며 책은 뭐 말할 것도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알라딘을 나의 주 서점으로 정하고 거기에 독서노트를 써야겠다고 다짐했고 시작한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작심삼일은 넘어간 것 같아서 다행스럽긴 하다. 그런데 막상 간만에 글을 쓰자니 게다가 한 사람이 오랜 시간동안 수 많은 생각과 산고의 고통을 치뤄가며 만들어 낸 책에 대한 감상문을 쓰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어떻게 글을 써야하지? 무슨 글을 써야하지? 세상에 글 잘 쓰는 사람은 정말 많은 것 같은데... 그래서 도서관에서 이리저리 찾아 헤매다 눈에 딱 발견된 '서민'을 위할 것만 같은 서민의 '서민적 글쓰기'. 정말 제목은 어디에나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다. 표지 모델 (서민 작가)도 정말 서민적이라 딱 눈에 띄고 중간 중간 들어간 표지 모델의 다른 포즈들도 정말 서민적이다. ㅋㅋ


저자의 심하게 내성적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에피소드들부터 시작하여 거기서 탈출하기 위해 글쓰기를 택하고 무지무지 열심히 그것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공부하고 연습해 온 것 같다. 그리고 지금 유명해졌고. 타인에 비해 너무 심하게 못생겼다고 자학한 나머지 남들과 전혀 어울리지도 못하고 자신감을 잃어버린 채 살다가 자신을 표현하고 선입견 없이 그것을 전달할 수 있는 방법으로 글을 선택하고 글 쓰는데 있어서만큼은 남들에 비해 더 많은 노력과 연습을 한 것 같다. 무언가 열등감이나 컴플렉스를 심하게 느낄 때 그로부터의 탈출구를 열심히 찾게 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일까. 나중에 보면 그런 장애요소들은 그를 특별하게 만들어가는 결정적인 요소가 되는 경우가 참 많은 것 같다.


서민 작가는 내가 중학교 때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유난히 내 눈에 띄고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어도 유독 좋아했던 키작고 잘생기고 축구 잘하던 마태우스를 필명으로 알라딘 서재에서도 매우 유명한 인물이었다. 게다가 내가 주로 보는 한겨레 신문과 경향 신문의 칼럼니스트이기도 하다. 신문을 대충 봐서인가 이름도 모르고 있었네. 글쓰기를 좋아하는 작가가 실패한 책들을 내고 책좀 본다는 남들보다 비교했을 때 조금 늦게 책에 미치고 글쓰기 십 년 지옥훈련을 마치고 난 후에 자신의 글들이 어떻게 변화되고 남들에게 어떤 영향력을 미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엿볼 수 있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 뭐 말할 것도 없는 진리. 그가 아내에게 쓴 편지는 정말 감동적이었다. 물론 그 내용과 행동이 일치해야 인정받을 수 있겠지만. 누가 저렇게 쓴 편지를 받고 감동받지 않을 수 있으랴. 나는 왜 저렇게 못썼지. 왜 저렇게 쓰려고 하지 않았을까. 많이 아쉽고 지나버린 내 인생이 참 후회스럽다고 느끼는 순간!


쉽게, 솔직하게, 좋은 재료를 가지고 기승전결을 잘 써야하는데 시작이 좋아야 하고 허리가 튼튼해야 하고 여운이 오래가는 마무리를 써야한다는 구체적인 기술들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내용들을 잘 인지한 상태로 남들이 쓴 좋은 글들을 많이 보고 일기, 메모, 기타 글쓰기 등 꾸준한 연습을 통해서만이 나와 내가 아닌 것을 표현하는 능력은 늘 것 같다. 천재가 할 수 있는 영역을 제외하고는 다른 모든 영역에서와 마찬가지로 말이다.


개인적으로 학창시절의 존재의 이유라고 생각하는 연구의 자세, 바로 그 자세를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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