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길의 왼쪽 - 황선미 산문집
황선미 지음 / 창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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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동화 사상 최고의 베스트셀러 ‘마당을 나온 암탉’의 저자 황선미 작가의 에세이 <익숙한 길의 왼쪽>을 읽었다. 나는 일기 같기도 하고 기록 같기도 하고 삶 같기도 한 산문을 사랑한다. 수필은 삶의 한 갈래에 속한다. 수필이 문학이 될 수 있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라고 생각한다.

황선미 작가의 산문은 이번에 처음 읽는다. 생각보다 어두운 이야기들이었고, 생각보다 더 위로가 되는 글들이었다. 타인의 이야기는 늘 다른 감동을 준다. 작가가 겪고 감내해온 세상을 작가의 시선으로 쓴 글을 읽으며 내가 나중에 이런 일을 겪게 된다면, 내가 작가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고민이 들었고, 작가와 비슷한 현실에 처해있는 내가 어떻게 버텨내야할지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이 책에서 제일 돋보였던 문장들은 유년 시절 이야기다. 장녀로서, 가난한 집의 딸로서 겪었던 작가의 상처가 진하게 묻어나왔다. “나는 엄마가 나를 사랑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는 문장에서 느껴지는 작가의 고독이 나에게도 밀려왔다. 어렸을 적의 작가를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독자인 나와 고독을 나누어 작가님의 고통이 조금이나마 상쇄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사랑에 대해 다루진 않았지만 사랑을 느낄 수 있었던 책이다. 고독할 순 있어도 고독으로 인해 슬퍼하지는 않기를. 같이 고독하며 같이 사랑하기를. 이 책에 나오는 말처럼, 사람의 집은 사람이라는 것을 모두가 느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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