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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먼트
테디 웨인 지음, 서제인 옮김 / 엘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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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지기 친구와 오해가 쌓이고 쌓여 자연스럽게 사이가 멀어졌다. 이런 내 상황을 알았는지 유튜브에서 우연히 '연락 끊긴 친구에게 전화를 했을 때 친구의 반응'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알고리즘에 떴고 영상을 봤다. 영상에는 다양한 이유로 옛 친구와 연락이 끊긴 출연자들이 연락을 하는 장면이 나왔다. 영상의 내용도 기억에 남았지만 무엇보다 영상의 댓글들이 기억에 남았었고 공감되었다.

'생각은 나지만 연락은 하고 싶지 않다. 서로가 없는 삶이 편하니까...' 이외에도 '정을 쌓는데는 한평생이지만 정떨어지는데는 10초도 안걸린다.' 등의 댓글들이 눈에 들어왔다.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마음에 걸리는 친구 한명쯤은 있나보디라는 생긱이 들었다. 다시 예전처럼 돌아가기는 힘들겠지만 반짝였던 순간들을 생각하면 추억하게되고, 그리워지는 어쩌다 안부를 듣게되는 친구 말이다.

이번에 읽은 소설 아파트먼트의 주인공인 '나' 에게는 '빌리'가 그런 친구이다. '나'와 '빌리'는 1996년 컬럼비아대학 문예창작 워크숍에서 처음 만나게 되었다. 내가 쓴 단편 소설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받던 함평 시간, '빌리'는 유일하게 내가 쓴 글을 지지해주었던 학우였다. 한편, 빌리가 쓴 소설은 교수와 학우들의 인정을 받는 소설이다. 이후로 나와 빌리는 같이 다니며 '나'는 빌리에게 누구에게도 느껴본 적 없는 우정을 느낀다. 한편, 바텐더 일을 하며 바의 지하실에서 자는 빌리에게 나는 내 집으러 들어올 것을 제안한다. 내가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는 불법 전대인데 이런 사실까지 말하고 제안까지 할 정도로 나는 빌리에게 마음을 연다. 이 둘의 동거의 시작은 완벽해보였다. 그러나 둘 사이의 정치적 생각, 성장 배경 등의 차이로 점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빌리와 떠났던 여행 이후에 작은 틈은 더 깨져 점점 파국으로 치닫는다. 여행 이후 서로에게 보내는 날선 말들이 오가고, 빌리는 이제 내가 베푸는 것들에 대해 당연하게 여기는 것 같다. 결과적으로 둘의 끝은 파국이자 상실이지다. 그러나 둘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같은 곳을 바라보며 청춘의 순간을 같이 했던 관계에서 이제는 다른 길을 걸으며 우연히 안부를 확인하는 정도의 관계로 남는다.

사실 이렇게만 요약하기에는 아쉬울 정도로 훨씬 뛰어난 소설이다. 소설에는 더 풍부한 이야기와 다양한 사건들, 친구 사이의 미묘한 감정들, 균열, 그 외의 생생하게 그려지는 소설의 순간들까지... 너무 뛰어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 읽는 내내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또 설정 자체도 매우 꼼꼼하게 설정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우선 인물들이 문예창작을 전공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그들이 사는 공간이 불법 전대 아파트라는 점이 이들의 상황을 더 작나라하게 잘 보여주고 있다고보여진다.

사실 창작이라는 영역에서의 협동은 내가 느끼기에는 보완적인 동시에 위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마치 아주 단단한 줄로 외줄타기를 하는 것 같달까? 나 역시 문창과에 왔을 때 초반의 빌리와 나, 헤밍웨이와 피치제널드와 같은 관계를 꿈꿨던 것 같다. 그러나, 그 안에 결국 존재할 수 밖에 없는 비극을 동시에 그렸었다. '열등함과 우월함이 나뉘는 관계의 비극', '재능과 노력의 차이', '도달할 수 없음에 대한 질투심과 자격지심', '표절에 대한 두려움' 등...어쩌면 이 소설은 시작부터 빌리와 나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 암시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또, 아파트먼트라는 공간이 주는 특별함을 정말 잘 활용한 것 같다. 불법 전대 아파트에 빌리를 들어오게 해 같이 사는 것도 이 둘의 관계를 암시하고 있는듯 했다. 어쩌면 이후 이둘에게 벌어질 어떤 사건까지도..인물 사이의 균열이 같이 사는 공간 속에도 드러난다는 점에서 같이 산다는 설정이 이런 균열을 더 극대화되어 나타난 것 같다.

마무리하며, 요즘 나는 친구 사이에도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뭐든지 갑자기는 없는 것 같다. 친구관계에 있어 서로 쌓인 오해나 불만, 각자의 입장 등이 쌓이다가 결국 폭발하는 것 같다. 그렇기에, 1인칭으로 쓰인 '나'의 이야기에 빌리는 반박할지도 모르겠다. 서로의 기억과 생각과 입장은 다를테니... 그런 점에서 빌리의 시점에서 쓰여진 글도 궁금해졌다. 이 정도로 살아있는 사람같은 캐릭터들과 현실적인 결말 덕분에 이 소설의 매력이 한층 배가 된 것 같다.

올해 읽은 소설 중 제일 와닿은 소설이었고 내 삶의 순간이 떠오르기도 하며 많은 생각이 들었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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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지내요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정소영 옮김 / 엘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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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몰입감 있게 읽히지만 가볍게 읽을 수는 없는 소설이었다. 삶과 맞닿아 구석을 찔러오는 듯한 이야기들, 시그리드 누네즈만의 독특한 문체와 어울어져 소설이라는 점이 놀랍게 느껴질 정도로 살아 숨 쉬는 듯한 이야기, 세세한 감정과 생각을 건드리는 그녀만의 문장과 통찰력에 쉽게 읽을 수 없었다.

소설 <어떻게 지내요>는 주인공인 나와 암에 걸린 친구의 이야기를 주축으로 하고 있다. 친구와 함께 떠났던 안락사 여행 이야기를 중심으로 지구 종말에 대한 강연을 하는 전 애인, 다양한 여성들, 상처 입은 사람들, 심지어 고양이까지에 이르게 다양한 이야기들을 전하고 있다. 소설의 이야기는 우리의 삶의 모습을 담고 있으며 죽음과 삶의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하게한다.

*어떻게 지내요? 이렇게 물을 수 있는 것이 곧 이웃에 대한 사랑의 진정한 의미라고 썼을 때 시몬 베유는 자신의 모어인 프랑스어를 사용했다. 그리고 프랑스어로는 그 위대한 질문이 사뭇 다르게 다가온다. 무엇으로 고통받고 있나요? (Quel est ton tourment?) -p.122

이 모든 이야기를 통해 <어떻게 지내요>는 '어떻게 지내요?'라는 말은 이웃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고통에 귀 기울이는 일이라고, 그렇게 타인의 고통에 관심을 가지고, 이해하고 그 가운데서 생겨나는 연대의식 가운데 우리가 살아갈 세상이 견디며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되도록 애를 쓰는 것에 대해 말한다.

- '애를 쓴다'는 말이 기억에 오래 남았다.

* 나는 애를 썼다.
사랑과 명예와 연민과 자부심과 공감과 희생-
실패한다 한들 무슨 상관인가. - p. 252

"세상에는 두 종류의 인간이 있다. 고통받는 사람을 보면서 내게도 저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내게는 절대 저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야 생각하는 사람. 전자 덕분에 우리는 견디며 살고, 후자들은 삶을 지옥으로 만든다." -p.166

이렇기에 <어떻게 지내요>는 죽음과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면서도, 그 속에 사람 사이에 있는 따뜻함을 느끼게 해준다. 가을, 겨울날 따뜻한 차와 함께 보기 좋은 소설이 아닐까?

어떻게 지내요, 무엇으로 고통받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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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심플한 페이퍼플라워 - 영원히 당신 곁을 지켜줄 종이꽃
김기주 지음 / 북센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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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실 꽃을 많이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기념일이나 축제 같은 곳에서 꽃을 받으면 그 순간은 좋지만, 금방 시드는 꽃 때문에, 변화하는 꽃의 성질 때문에 아마 꽃을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저는 꽃 구경을 가거나, 꽃집에서 꽃을 보는 것은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그러니까 꽃을 사거나 받아서 제 소유가 된 꽃은 금방 시들기에 아쉬운 마음이 컸던 것 같습니다.

이런 제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이, 나온 책이 있더라고요! 바로 김기주님의 [더 심플한 페이퍼플라워]였습니다. 저는 비누꽃, 사탕꽃은 봤어도 종이꽃은 이번에 처음 접했는데 이제 안 것이 아쉬울 정도로 저를 위한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식물을 잘 못 키우는 저라서 더 반가웠던 것 같네요. '내 방에도 시들지 않는 꽃을 놔둘 수 있겠어.' 라는 생각이 들었고요!ㅎㅎ 그 외에도 알레르기나 반려동물로 인해 꽃을 키우지 못 했던 분들에게도 좋고 선물용으로도 정말 좋은 것 같아요.특히 연인에게 영원한 사랑을 얘기하며 영원히 시들지 않는 이 페이퍼 플라워를 선물한다면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책에는 정말 다양한 꽃 종류들을 만날 수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수국부터, 튤립, 레드장미, 프리지어, 양귀비, 거베라, 오팔장미, 작약, 카네이션, 리시안셔스 등 정말 다양하답니다. 꽃들도 여러 송이 수록되어 있어서 실수해도 괜찮고 선물용으로 진짜 좋은 것 같아요! 책에 꽃말에 대한 설명도 나와 있고 디자인 사진도 있어서 배치할 때 참고해볼 수 있어요. 직접 만드는 부분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페이퍼 플라워는 아름다우면서 그 아름다움을 오래 오래 사계절 내내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제일 좋네요 :) 덕분에 집이 한 층 더 화사해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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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안녕! - 숲속 간호사를 위한 동화 컬러링북
허승희 지음 / 북센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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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귀여운 힐링 컬러링북이에요!
이 책의 부제는 숲속 간호사를 위한 동화 컬러링북인데요!
'왜 간호사일까?' 생각하다가 마주한 작가의 말을 보고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 자신의 안녕보다는 타인의 안녕을 생각하는 간호사 선생님들이 떠올랐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도 같은 생각일 겁니다. 지금도 현장에서 바이러스와 1년 넘도록 싸우고 있은 그분들이야말로 안부가 필요하다는 것을요. 그래서 작은 힘이나마 전해드리고 싶은 마음에 이 숲속 동물들의 병원 이야기를 소재로 간호사 선생님들의 모습이 담긴 컬러링북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 작가의 말 중

책의 취지가 너무 좋죠? 작가님의 이런 따스한 마음이 잘 나타나는 그림들과 문구 덕분에 저도 따스한 마음을 가지고 힐링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림들도 많아 좋았고 그림들이 아기자기 너무 귀여웠어요.♡ 또 그림들은 색칠하고 오려서 노트 같은 것을 꾸밀 수도 있답니당! 마지막에 첨부된 소중한 편지지도 마음에 들었어요! 책을 읽고 소중한 사람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편지를 쓴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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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한 드로잉 오일파스텔 - 그림은 처음이지만 잘 그리고 싶어
하혜정(편한드로잉) 지음 / 북센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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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취미로 떠오른 것이 있었으니, 바로 오일파스텔!! 제 주변 지인분들도 오일파스텔을 집에서 취미로 하는 분들이 많았었는데 저는 당시에는 큰 감흥이 없었거든요ㅋㅋㅋ(너무 똥손이라서...ㅎㅎ) 그런데 뒤늦게 하혜정님의 '편한 드로잉 오일 파스텔'로 오일 파스텔에 입문해 요즘은 오일 파스텔에 완전히 빠져 있답니다ㅋㅋㅋ

이 책에는 오일파스텔의 A부터 Z까지 너무 친절하게 잘 설명되어 있어서 초보자인 저도 만족할만한 작품을 그려낼 수 있었습니다. 책에는 사용 도구들 추천 및 소개부터 완전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오일파스텔 쥐는 법, 선 긋기, 채색하기, 문지르기, 블랜딩 기법 등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나와 있어서 초보자분들은 도움이 많이 되실거에요!

그림 그리기 시작하면 그림 밑에 필요한 색도 번호로 나와있고, 난이도도 써져있어서 정말 편하고 좋았어용!! 그리고 순서대로 그리는 법이 나와 있어서 이대로만 따라하면 작품이 완성됩니다!! 중간 중간에 있는 Tip들이 완전 찐입니당ㅋㅋ 너무 힐링이고 스트레스 풀려요!!


앞으로도 저는 꾸준히 오일파스텔을 하려고용!!정말 제게 오일파스텔의 재미를 알려준 [편한 드로잉 오일파스텔] 다시 한 번 추천드리며 오늘 글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아직 오일 파스텔 도전 안 해보신 분이 계시다면 꼭 도전해보세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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