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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탐험가 - 스벤 헤딘 자서전
스벤 헤딘 지음, 윤준.이현숙 옮김 / 뜰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748쪽이나 되는 이 방대한 자서전은 이틀동안 나를 완벽하게 사로잡았다. 방학이기도 하고 또 엄청난 폭설로 인해 꼼짝없이 두문불출해야 했던 탓도 있지만, 그보다는 위험 가득한 미지의 세계를 한걸음 한걸음 탐사해가며 지도를 작성하고 스케치를 해나가는 한 탐험가의 열정에 대책없이 푹 빠졌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맞는 말이리라.
열다섯이란 어린 나이에 탐험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온갖 위험과 도전을 극복하면서 그 꿈을 이루어나가는 그의 생애는 말 그대로 한 편의 드라마이다. 페르시아, 타클라마칸 사막, 로프노르 호수, 타람 강, 고비 사막, 트랜스히말라야 산맥, 티베트 고원 등의 엄혹한 환경에서 펼쳐지는,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한 저 기나간 탐사 여정을 어떻게 그는 이토록 치밀하게 그려낼 수 있는 것일까? 어쩌면 그것은 그가 낙타나 말을 타고, 또는 야크가죽으로 만든 보트를 타고, 온몸으로 힘겹게, 그 미지의 엄혹한 세계와 정직하게 대면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바로 그런 자세와 태도를 시종일관 견지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는 그 광대한 미답지의 속살을 우리에게 열어보일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 시대에 넘쳐나는, 저 "참을 수 없이 가벼운", 피상적이고 감상적인 여행기들과 이 탐험기를 확연하게 구분짓게 만드는 이 "마지막 탐험가"의 정직한 열정 덕분에 더없이 행복했던 이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