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고 하나 둘, 숫자를 센다. 생각을 모으기 위해서다. 나는몹시 피곤하고 지쳐 있다. 하나, 둘, 셋, 숫자를 세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몸은 나무토막처럼 딱딱하게 굳어서 숲길 어딘가에 버려진 통나무 둥치처럼 느껴지고, 좀 움직여보려 하면 젖은 솜이불처럼 무겁고 늘어져서 걷기는커녕 일어나 앉을 수도 없으며,
머릿속은 털실뭉치처럼 헝클어져 생각조차 할 수 없다. 눈을 감는다. 아, 조금만 쉬었으면,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 있었으면, 이 지루하고 고단한 일상에서 좀 멀어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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