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삽질여행 - 알아두면 쓸데 있는 지리 덕후의 여행 에세이
서지선 지음 / 푸른향기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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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즐겨보는 여행 유튜버 중에서 빠니보틀이 있다면, 이 첵은 마치 여행 에세이계의 빠니보틀 같은 느낌이었다. 지극히 현실적인 여행의 이야기들과 작가의 유머러스함을 겸비하였다. 작가는 100여개가 넘는 도시들을 여행하며, 본인이 경험한 에피소드들 정확히 말하자면 여행 중의 삽질을 생생하고 솔직하고 털털하게 우리에게 글로서 전한다. 읽는 내내, 내가 어떠한 글을 읽는다기 보다는 옆에서 친구가 여행담을 설명해주는 듯한 매우 친근하고 잘읽히는 책이다.

나같은 경우도 여행을 너무 사랑해서, 여행을 떠나온 후에도 글을 쓰면 모든 여행의 순간순간을 아름답게 미화된 기억으로 글을 써내려갈 때가 많아진다. 그렇게되면, 누군가에겐 로망을 심어주는 꼴이 된다. 하지만, 여행은 결코 그렇지 않다. 작가가 경험한 것처럼, 베드버그와 바선생과의 동침도 해야하며, 날씨의 영향으로 모든 여행의 일정이 취소 되기도 하며, 어두운 귀갓길에 혼자서 공포영화 한장면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여행의 민낯을 다른 여행 에세이와 달리 솔직하게 표현해주었다. 미화된 기억으로 아름답게 포장된 여행 글들 보다는, 이렇게 현실적인 여행을 담은 여행 글을 읽고 여행을 준비하고 떠나는 편이 어쩌면 모든 여행자들에게 더욱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어쩌면 삽질여행이 더욱 후에는 기억에 남는다. 좋은 순간은 그저 좋고 황홀함 감정에서 끝난다면, 여행에서 삽질하며 얻은 순간들의 기억은 무엇보다 황당하고,어이없지만 돌이켜보면 너무나도 그리운 그 시절의 추억이 된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며 항상 행복한 일만 있을수는 없듯이, 여행에서도 그렇다. 여행을 하다보면 작가가 겪은 것처럼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일어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삶들이 모이고 모여 결국 인생이라는 하나의 여행길을 또 완성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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