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면으로 읽는 세계 명작선 2
알퐁스 도데 외 지음, 박정임 옮김 / 부광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그동안 세계 명작들을 많이 접해보지 못했었기 때문인지 이 책에 담겨있는 작품들의 제목을 훑어보니 하나같이 모두 낯선 작품들이었습니다. 장 크리스토프, 다랑어 낚시, 신체검사, 페르디난드 아저씨, 스건 씨의 산양, 나의 소년시절, 어머니 이야기, 북해의 의사 그렌펠 이야기, 한 줌의 흙... 아마도 많은 분들이 저와 마찬가지로 생소한 작품들이다라는 느낌을 받으시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감을 가지고 책을 조심스레 펼쳐보았습니다.

좋은 작품들의 명장면만을 모아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반가운 일입니다.

이 책에 수록되어 있는 많은 작품들 중 인상 깊었던 작품들은 다랑어 낚시와 신체검사, 그리고 한 줌의 흙..

<다랑어 낚시>는 스페인의 소설가 비센테 블라스코 이바녜스의 작품으로 힘들고 고된 어부의 삶을 그리고 있습니다. 때로는 거칠고 무섭게 넘실대는 바다에는 온갖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생계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출항해야만 하는 어부의 생활.. 하지만 예기치 못했던 불행이 닥치는데.. 한참 이야기 진행 도중 끝이 나버려서 그 뒷 이야기가 무척 궁금해지더라구요. 마치 영화의 예고편만을 본 것 같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신체검사>는 미하일 숄로호프의 작품으로 이야기의 소재는 학급에서 물건과 돈이 없어지는 사건이 발생하고 의심을 받게 된 한 학생이 몸수색을 당하는 익숙한 스토리였는데 아무런 죄 없이 억울하게 누명을 쓰게 된 학생이 느끼는 굴욕감과 부끄러움 그리고 서러움 등 심리의 묘사가 뛰어나 읽는 내내 저절로 감정이입이 되었습니다. 확실한 근거 없이 학생을 이렇게 몰아세우고 지나친 행동을 서슴치 않았던 선생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 오르더군요. 아이가 얼마나 상처를 받았을지 마음이 아파옵니다.

<한 줌의 흙>은 네덜란드계의 미국인 헨리 반 다이크의 작품입니다. 그는 뭔가 이야기가 머리에 떠오르면 노트에 적어 두고 식탁에서 다섯 명의 아이들에게 읽어주었다고 하는데 <한 줌의 흙>도 그러한 이야기들 중 하나일 것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그런지 읽는 내내 마치 한 편의 동화를 읽는 듯한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한 줌의 흙이 의인화되어 흙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점이 참으로 독특합니다. 언젠가는 영광과 아름다움과 명예로운 때가 오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던 한 줌의 흙... 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시련과 고통이 닥치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꿈과는 점점 멀어져만 가는 것 같은 느낌에 흙이 품고있던 희망은 절망으로 변해가는데 과연 흙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이 작품은 독자로 하여금 깊은 교훈을 느끼게 합니다. 누구나 이 세상에 쓰임받는 귀한 존재라는 것, 누구나 이 세상에서 해야할 훌륭한 역할이 있다는 것 말이지요.

비록 작품의 일부만 수록되어 있어 아쉬움이 남지만 그만큼 아련한 여운도 남네요. 전체 이야기가 궁금해서 얼른 작품들을 찾아서 읽어보아야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